‘4차 산업혁명시대’ 예술의 가치 고민 함께해요
‘4차 산업혁명시대’ 예술의 가치 고민 함께해요
  • 박경애 기자
  • 승인 2018.11.19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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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하반기 기획전 여는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30일~내년 3월 24일 ‘Post-Human 인간 이후의 인간’展

‘포스트 휴먼’ 시대 바라보는 비관ㆍ낙관적 양가 입장 취해

다양한 세대 작가 참여… 관람객은 몸소 체험하는 주체 돼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의 2018 하반기 기획전 ‘Post-Human 인간 이후의 인간’展이 오는 30일부터 내년 3월 24일까지 세 가지 주제로 개최된다.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은 2006년 개관 이래 현대미술에서 건축과 도자의 확장된 지평을 소개하는 전시를 개최해왔다. 따라서 ‘Post-Human 인간 이후의 인간’展은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시대로부터 야기된 인간 노동 감소에 대한 불안과 인간의 대표적 창작물이라 할 수 있는 예술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마련됐다.

 이번 전시는 ‘포스트휴먼’ 시대를 바라보는 비관적 태도와 낙관적 태도의 양가적 입장을 취하고 있고,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부터 디지털 기술과 함께 성장한 N세대(인터넷 세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로 구성된 참여 작가의 시선을 통해 기술혁신시대에서 예술의 가치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전시는 세 가지 소주제로 구성됐다. 먼저 ‘예술 원형 그리고 지속가능성’, ‘협업과 3D 기술을 통해 진화하는 예술’, ‘포스트휴먼 시대의 공간 알고리즘’ 등으로 도자ㆍ조형ㆍ미디어ㆍ설치 10팀(14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해 현대 미술의 상상력ㆍ타 분야와의 협업ㆍ공감각적 경험으로의 확장에 대해 보여준다.

 파트Ⅰ ‘예술 원형 그리고 지속가능성’에서는 김광우, 신이철, 김홍진, 심준섭 작가가 포스트휴먼 시대에 현대미술의 상상력, 지속가능성에 대해 보여준다.

▲ 김광우 ‘자연+인간(한탕강랩소디1)’(혼합재료ㆍ가변설치, 2018.)

 김광우 작가는 ‘자연+인간(우리의 상황Ⅰ)’을 통해 인류와 문명 사이의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50년 이상의 창작 내공을 축적해온 예술계 거목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작가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낡은 지프트럭과 흙 그리고 그 흙으로부터 파생된 물질문명의 파편을 배치하고, 각각의 물질들이 스스로 작동하도록 내버려 둔다. 발견과 변화의 연속선상에 위치한 그의 작업은, ‘자연+인간’을 주제로 현대사회에서 예술의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는 특별한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 신이철 ‘로보트태권보이’(알루미늄ㆍ알루미늄캐스팅ㆍ우레탄도장 200×100×50cm, 2016.)

 신이철의 ‘로보트 태권보이’는 기술 발전의 현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공장의 대량생산 시스템을 전시장 내에 그대로 재현해 보인다. 그는 과거에 단지 이미지였던 ‘태권브이’가 현재에는 대화 가능한 친구, 애완로봇, 요리사 등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공산품이 됐다는 데 중점을 두고 우리 일상 속에 존재하는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김홍진 작가는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생명ㆍ윤리ㆍ종교ㆍ자본에 대한 전반적 문제점들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작품에서 ‘개미’를 상징적인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모습을 개미에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개미’가 지키고자 하는 총 10개의 물질(씨앗ㆍ쌀ㆍ보리ㆍ나뭇가지ㆍ밀 등)을 통해 인간사회에서 공유와 협력의 중요성을 나타낸다. 또한 도덕적 양심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모습을 낙태수술대 위의 대상과 그를 바라보는 관람객이라는 주체를 통해 작품을 완성시키고 있다.

▲ 심준섭 ‘기관의 순환’(철파이프ㆍ스피커ㆍ사운드시스템ㆍ야광안료ㆍ조명시스템ㆍ센서사운드설치 가변설치, 2018.)

 심준섭 작가의 ‘기관의 순환’은 도시화로 인해 발생한 ‘소음’에 대해 성찰을 시도한다. 작가는 실제와 다르게 왜곡돼 인식되는 소리가 공간의 왜곡으로까지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시장 내 그의 공간에는 마치 건축적 구조 혹은 신체의 내부와 같은 어두컴컴한 공간이 설치돼 있어 관람객들은 그곳에서 자신의 움직임에 따라 시청각이 공유된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까닭으로 관객은 심준섭 작가의 작품 주체가 돼 몸소 체험하고 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된다.

 파트Ⅱ ‘협업과 3D 기술을 통해 진화하는 예술’에서는 ‘김지수+김선명’, 노진아, 김준, 김과현 씨(김원화+현창민)가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진화된 예술을 보여준다.


 김지수+김선명의 ‘페트리코’는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관해 이야기한다. 작품의 제목 ‘페트리코(Petrico)’는 식물이 발아하는 과정에서 분출되는 기름이 비와 함께 주변 자연물 속에 녹아들어 나는 냄새를 의미한다. 작품은 예술가와 메이커 그리고 화학자가 함께 협업해 제작됐다. 작품은 식물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움직임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냄새로 소통하며 빠르게 변화하고 움직이는 생명체라는 사실을 내포한다. 식물들이 잎에서 나는 냄새로 서로 교류하는 것처럼, 사람들 사이의 상호교류 또한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는 ‘향’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관람객은 ‘페트리코’에 직접 들어가 향을 맡아보면서 식물의 움직임과 공기를 통한 사람들 사이의 상호교류를 상상해볼 수 있다.

 노진아 작가의 ‘진화하는 신 가이아’는 기계와 인간은 어떤 미래를 공유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관람객은 ‘진화하는 신 가이아’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특히 관람객이 ‘가이아’와 나눈 대화는 온라인상에서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여러 변수들을 고려해 다양한 대답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가이아’와의 대화는 진짜 사람과 대화하는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 김준 ‘roker-pink floyd’(디지털프린트ㆍ컴퓨터그래픽 87×69cm, 2012.)

 김준 작가는 영상과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대해 대화한다. 작가는 작품에 깨지기 쉬운 도자기의 상징적 이미지, 그리고 내부기관 없이 껍데기만 존재하는 신체의 모습을 담아낸다. 실재와 가상이 통합된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더 이상 어떤 것이 진짜이고 어떤 것이 가짜인지 알 수 없다. 작가는 관람객에게 이러한 현대 사회의 현상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도록 제안한다.

 김과현 씨(김원화+현창민)는 ‘견지망월(見指忘月)’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소외된 인간 존재를 우화적으로 보여준다. 작품은 달 탐험 중 사고로 죽은 우주비행사의 엄지손가락 이야기에 관한 비디오 애니메이션이다. 작품은 달은 보지 못하고 그것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본다는 ‘견지망월’의 의미와 같이 불가능할 것 같은 현실이 기술의 발달로 인해 가능해지게 되면서 인간의 상상력과 감성이 실종되면서 오로지 더 높은 목표 지점만을 향해 달려가는 현재의 상태에 대해 고민한다.

▲ 이정윤 ‘숨쉬는 통로’(v.2015 공기조형물ㆍ실시간 카메라ㆍLED 조명 200×200×2천㎝, 2015.)

 파트Ⅲ ‘포스트휴먼 시대 공간 알고리즘’에서는 ‘공간’에 대한 규칙에 관해 보여준다. 이정윤+오신욱+안재철 작가가 협업해 제작한 작품이다. 소통의 공간이 점차 사라지는 현대사회에서 그들의 ‘숨쉬는 통로’는 인간 본질에 해당하는 ‘공간’은 결코 기계화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품의 내부에는 군중과 도시의 이미지가 설치돼 있고 작품 외부에서는 그 그림자를 볼 수 있도록 연출됐다. 관람객은 숨 쉬는 통로를 걸어 통과하면서 살아 숨 쉬는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

 ‘공유와 재생을 위한 제안’인 강지호 작가의 재생프로젝트 ‘잭 버킷리스트’ 프로젝트는 미술관 전시 제작과정에서 발생하는 목재 폐기물을 예술적 방식으로 순환시키고자 시도됐다. 따라서 2018년 클레이아크 상반기 기획전 전시의 연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목재 폐기물은 강지호 작가를 통해 ‘잭’이라는 인물로 지난 10월 재탄생됐다. ‘잭’은 작가 자신이 되기도 하고 관람객 자신이 될 수도 있다. ‘잭’은 이번 전시가 시작되기 전까지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를 수행하기 위해 잠시 도시에서 벗어나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으로 늦은 휴가를 떠났다가 미술관으로 다시 돌아와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이미지로 연출된다.

 ‘Post-Human 인간 이후의 인간’展을 기획한 김윤희 전시기획팀장은 “인공지능(AI)이 모든 분야를 규칙화할 수 없으며, 모라벡의 역설(Moravec’s Paradox)처럼 인공지능의 기술이 첨단화되고 더욱 복잡해질수록 원형으로 되돌아가려는 측면이 부각되기 마련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포스트휴먼’ 시대를 새로운 예술적 영감의 원천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문의: 055-340-7003ㆍ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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