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9:15 (화)
금팔찌 절도 의심받던 김해 간호조무사 사망
금팔찌 절도 의심받던 김해 간호조무사 사망
  • 김용락 기자
  • 승인 2018.11.11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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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다’ 담당경찰에 미발송 문자메시지

직장 동료 “경찰, 강압 수사했다” 의혹 제기

경찰 “과정 문제 없었다…인권침해 등 조사”

 김해의 한 병원에서 금팔찌를 훔친 혐의로 조사를 받던 40대 여성 간호조무사가 억울하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해당 병원 직원들은 경찰의 강압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김해중부경찰서는 지난달 30일 간호조무사 A씨(49ㆍ여)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 16일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에서 환자의 금팔찌(130만 원 상당)를 훔친 유력한 용의자로 조사 중에 있었다.

 경찰과 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16일 A씨가 근무하던 병원에 방문한 환자는 엑스레이를 찍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금팔찌를 바지 주머니에 넣어 뒀다.

 하지만 엑스레이 촬영이 끝나고 금팔찌가 사라졌고 환자가 병원에 항의하자 병원은 경찰에 신고했다. 그 후 병원 관계자와 경찰은 초음파실을 여러 번 수색했지만 팔찌를 찾지 못했다.

 경찰은 진술조서를 진행한 결과 당시 초음파실에 있던 간호조무사 A씨, 환자, 의사 등 총 3명 중 위치와 동선을 고려해 A씨를 유력 용의자로 판단했다.

 A씨는 지난달 6일 거짓말 탐지기 검사에 동의하는 등 지속적으로 혐의를 부인해 왔다. 하지만 탐지 결과, 거짓 반응이 나왔고 경찰은 A씨를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도 진행했다.

 조사 다음 날인 지난달 16일 A씨는 초음파실 상자 밑에서 발견했다며 금팔찌를 병원 원무부장에게 전달했다. 다음 날 피해 환자는 금팔찌를 회수 받았다.

 그 후 일주일 뒤인 지난달 24일 경찰은 현장 확인차 병원을 찾아 구조상 상자 밑에서 팔찌가 발견된 게 이상하다고 여기며 A씨를 추궁했다.

 이튿날 A씨는 병원을 그만뒀고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의 휴대전화에는 ‘억울하다. 수만 번 결백을 외쳐도 경찰은 판사나 검사 앞에서 이야기하라 한다’며 ‘내 세상이 무너져 버렸다’고 적힌 임시 문자 메시지가 발견됐다. 전송 대상자는 담당 경찰이었다.

 해당 병원 직원들도 경찰이 현장 조사 과정에서 A씨에 대해 강압적인 수사를 진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병원 직원은 “‘팔찌가 왜 나오냐, 본인이 들고 갔으니까 나오는 게 아니냐’는 식으로 경찰이 A씨를 추궁했다”며 “소리를 높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은 “병원 직원들이 도난 사건을 다 알고 있었고, 당시 팔찌 발견 경위를 설명하는 상황이었다”며 “과정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담당 경찰관의 인권 침해 등이 있었는지 조사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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