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조정’ 여야 격돌… “품위 지키세요”
국회 법사위원회는 국회의 ‘꽃’이라 불리는 17개 상임위원회 중에서도 모든 법안의 성안을 최종 검토하는 상임위로 ‘꽃중의 꽃’으로 통한다. 각 상임위원회에서 상정된 법안이 법률적으로 위배되는지 사전검토 역할을 한다. 법사위원장은 여당의 몫이었으나 제15대 국회 이후 제1 야당이 맡는 것이 관례가 됐다. 정부여당이 법사위원장을 차지하면 법안을 상임위와 법사위, 본회의까지 한 번에 통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0대 국회 후반기에는 3선의 자유한국당 여상규(사천ㆍ남해ㆍ하동) 의원이 맡았다.
법사위는 여야 위원들 간 대치가 끊이질 않는다. 이같은 대치를 효과적으로 풀어내는 중심에 여상규 위원장이 있다. 지난 12일 법무부 국정감사도 여야 간 대치 끝에 정회됐다.
여 위원장은 도시락 회의를 하며 지연된 질의를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법사위 국감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갑작스러운 국감 보이콧으로 15분 만에 다시 파행했다.
여 위원장은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법사위의 법무부 국정감사를 재개한 후 “국민들에게 보여선 안 될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점심시간을 따로 갖지 않고 도시락을 먹으며 회의를 하자”는 결단을 내렸다. 여 위원장은 “오늘 감사가 파행된 점에 대해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린다”고 사과했다. 결국 법사위는 1시간 가까이 정회하며 각 당 간사 간 협의를 하다 오전 11시 54분쯤 속개했다.
이날 법무부 국감에서는 오전 중 문재인 대통령의 제주 강정마을 주민 사면 복권 발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자유한국당 의원 간 고성이 오가다 정회했다.
여 위원장은 의원들끼리 고성을 지르고 다툰데 대해 “품위를 지킬 필요가 있다”고 나무랐다. 그러면서 “상대 당 위원들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생각되거나 심지어 듣기 싫을 때도 발언이 끝날 때까지 참아주는 품위를 지켜야 한다”며 “앞으로 상대 당 의원 발언 중 발언권을 얻지 않고 끼어드는 행위는 제가 용납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하지만 여 위원장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국감은 다시 무기한 파행됐다. 여 위원장은 “다같이 도시락 식사는 어려울 것 같다”며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이처럼 법사위는 여야 위원들 간 끝없는 대치가 이어지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