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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유형과 행태
리더의 유형과 행태
  • 이광수
  • 승인 2018.10.07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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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수 소설가

 리더(leader)란 조직이나 집단을 이끌어 가는 사람으로 지도자, 지휘자를 말한다. 리더십은 조직이나 집단의 목표달성을 위해 어떤 행위자가 그 추종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행위나 능력 및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흔히 조직이 흔들리고 와해 직전에 있으면 ‘리더십 부재 상태’라고 한다. 리더십에 관한 이론은 조직론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 연구대상이다. 조직이론의 대가 쿤츠와 오토넥은 “리더십은 과학이며 예술”이라 했다. 오케스트라의 명연주가 뛰어난 지휘자의 지휘 없이는 불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오케스트라의 진수는 하모니다. 지휘자의 지휘봉이 이끄는 방향과 속도, 높낮이에 따라 여러 악기들이 조화를 이루는 하모니에 의해서 명연주가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리더십은 훌륭한 리더에 의해서 창조되는 예술적 경지의 지도력이다. 조직이나 단체의 부하나 추종자들이 열정과 신념을 가지고 주어진 과업을 성취하도록 이끌어 가는 리더의 유형은 다양하다. 각자 지닌 개성이나 조직 문화에 의해 리더십이 발휘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기도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최고 통치권자의 리더십에 대한 국민지지가 양분된 상태에 있다. 여론조사기관에서 실시한 국민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은 40~60%대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우리의 지난 역사를 뒤돌아보면 권력투쟁을 위한 대립과 반목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조시대의 4색 당쟁이었으며, 현대에 와서는 보수와 진보로 갈라진 이데올로기 싸움이었다. 남북이 분단된 상태에서 적대관계를 지속해온 우리나라는 통치권자의 리더십에 대한 국론통합을 아직도 이루지 못한 채 편 가르기에 몰두하고 있다. 전 정권이 추구해온 보수 지향적 리더십은 새 정부에 의해 진보 지향적으로 바뀌었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촛불혁명의 깃발 아래 진보진영에로의 권력 중심 축이 이동했다. 이에 저항하는 보수진영은 내부분열이라는 자중지란으로 지향점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남북화해와 평화공존의 열망에 불타는 새 정부는 내치(민생경제)보다 외치(남북문제)에 정권의 사활을 걸고 올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지난 역사를 반추해 보면 적은 항상 내부에 존재해 왔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기둥뿌리가 썩는 데도 서까래가 성하다고 방심하다가는 하루아침에 그 집은 무너지고 만다.

 최근 모 재벌 기업의 전 총수가 쓴 ‘초격차(권오현, 쌤앤 파크스)’라는 책을 읽고 우리나라 공ㆍ사조직 리더의 행태에 대해 느낀 바가 많았다. 그는 리더를 4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주도적 리더, 대응적 리더, 수동적 리더, 방어적 리더다. 여기에 유사한 개념인 관리자도 포함해서 설명한다. 첫째 주도적 리더(이하 관리자 포함)는 도전적 스타일의 리더다. 조직 내부혁신과 변화를 끊임없이 추구하며, 조직을 적극적으로 끌고 가는 퍼스트 무브 행태의 리더를 말한다. 정보 관련 기업과 첨단산업 분야에 이 유형의 리더가 많다. 반면 공공조직에서 이런 리더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 유형의 리더는 소위 워크 홀릭에 빠진 부류로서 재충전을 위해 휴식이 주어져야 할 리더다. 건강을 잃으면 리더십 부재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대응적 리더다. 조직에 주어진 목표를 이미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수법 내에서 실패를 최소화하면서 선행사례를 따라가는 안전 위주의 현상유지파다. 견실한 기업조직의 구성원이 이에 해당될 것이다. 세 번째, 수동적 리더다. 한마디로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들이다. 일반적인 조직 리더의 대다수가 이에 해당될 것이다. 특히 법령과 상급기관의 지시나 명령, 업무지침에 따라 움직이는 공공조직에서 이런 부류의 리더 비율이 훨씬 높다. 공공기관은 보수적이고 안정 지향적인 조직 생리상 복지부동, 무사안일, 철밥통으로 불릴 만큼 수동적 리더가 많다. 끝으로 방어적 리더다. 사사건건 이유만 나열하거나, 남 탓만 하는 사람들이다. 수동적 리더의 10% 정도가 이에 해당될 것이다. 일을 시키면 항상 예산 타령, 인력 부족 타령만 늘어놓는 부정적 사고가 몸에 밴 리더다. 이 부류가 공ㆍ사 조직에서 가장 나쁜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다. 일어탁수(一魚濁水)에 속하는 리더로 구조조정 시 퇴출 대상 1호이다.

 조직 리더 분류에서 봤듯이 공공조직의 리더가 수동적이면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이 만연돼 정부 불신이 고착된다. 공조직이든 사조직이든 조직을 위해 리더십을 발휘할 능력이 없다고 평가받거나, 자격에 흠결이 있다고 지적받은 사람이 리더 자리를 탐해서도 추천해서도 안 될 것이다. 얼마 전 국회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장관의 임명강행에 대해 야당이 격렬하게 반발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한국판 리더십의 한계를 절감했다. 성군 정조임금이 대과에 급제한 예비관료에게 물은 인재 등용에 관한 책문, 지도자의 열정과 그에 걸 맞는 인재 등용이 새삼 머리를 치며 다가왔다. 과연 우리나라에 대다수 국민들이 탕탕평평인사라고 환영하며 박수 칠 만큼 리더다운 리더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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