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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서 ‘분성여지승람신증초’ 발굴
김해서 ‘분성여지승람신증초’ 발굴
  • 오태영 기자
  • 승인 2018.09.2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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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기 지방사 연구 귀중한 사료

김해시사 편찬에 기초 자료로 활용

 김해에서 가장 오래된 읍지(邑誌)로 평가되는 ‘분성여지승람신증초(盆城輿地勝覽新增抄)’가 발굴됐다.

 이 고서는 김해시 문화재과 시사편찬연구팀이 ‘김해시사’ 편찬을 위해 지역 내 마을 기초자료를 조사하던 중에 진영읍 신용리 이필주 씨의 집에서 발견됐다.

 ‘분성여지승람신증초’의 편찬 시기는 18세기 전반기인 1730년대 중반 무렵으로 추정된다. 이 책 발굴 전까지 세간에 알려진 김해에서 가장 오래된 읍지는 18세기 후반에 제작된 ‘김해진김해도호부’(1775)와 ‘김해부읍지’(1786)이다.

 읍지는 지금의 김해시사와 같다. ‘각촌’ 항목에서 주촌, 상동, 진례, 생림, 활천, 칠산 등 동리별로 위치와 인구, 토지 결수를 구분해 상세하게 기록하고, 끝부분에 김해 전체 인구와 결수를 표기하고 있다.

 18세기 이후 편찬된 읍지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사라지고 김해 전체의 인구와 호수, 토지 결수만 간략하게 기재되고 있다. 이처럼 동리별로 상세하게 표기한 점은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읍지로 알려진 함안의 ‘함주지’(1587년 선조 20)와 유사한 방식이다. 따라서 ‘분성여지승람신증초’의 최초 판본의 편찬 시기는 ‘함주지’가 편찬된 16세기 중후반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분성여지승람신증초’는 이후 몇 차례 증보된 것으로 확인된다. 1630년(인조 8) 무렵에 첫 신증(新增)이 이뤄진 후 1700년(숙종 26)에 증보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1733년 9~1736년 7: 영조 9~12)에 한 번 더 증보된 기록도 있다.

 ‘분성여지승람신증초’는 김해의 연혁과 성씨, 인물, 고적, 풍속, 효행, 산천, 토산물 등 김해의 박물학적 내용을 망라하고 있어 조선중기 김해 지방사 연구에 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특히 이 책을 토대로 이후의 김해읍지가 지속적으로 추가 보완된 것으로 보여 ‘분성여지승람(신증초)’는 가장 오래된 김해읍지일 뿐만 아니라, 18세기 후반의 ‘김해읍지’부터 1929년 마지막 편찬 ‘김해읍지’의 모본(母本)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 의미가 결코 낮지 않은 사료다.

 김해시는 이 고서에 대한 역사적, 서지학적 연구를 보완해 사료의 가치를 더 엄밀하게 고증한 후 김해시사 편찬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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