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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횡령의혹 대학교수 숨져
보조금 횡령의혹 대학교수 숨져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8.09.19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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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부끄럽고 미안”

 산학협력업체의 보조금 횡령 의혹과 관련해 단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도내 모 국립대학교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1시께 창녕군의 한 주택 창고에서 A씨(62)가 목을 매 숨져 있던 것을 가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지난 13일 모 업체 대표 B씨(50)의 보조금 횡령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1시간 40분가량 경찰 조사를 받았다.

 B씨는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억 원 규모의 산업통산자원부 연구과제 4건을 수행하면서 인건비 등을 부풀려 9천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에는 A씨가 재직 중인 대학교와 지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진행한 산학협력사업에서 1천200만 원을 횡령한 1건도 포함됐다.

 A씨는 이 대학 산학협력단 책임자로 해당 업체와 연구과제를 수행한 바 있다.

 경찰은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B씨의 산학협력사업 보조금 횡령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했으며, A씨는 “알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것은 맞지만 단순 참고인 신분이었다. 강압적인 내용도 없었다”며 “혐의가 없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계획 역시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는 조사를 받은 다음 날인 지난 14일께 가족에게 유서를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총 3장의 유서에는 “가족과 학생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적혀 있었으며, 경찰 조사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가족들은 A씨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어떠한 조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A씨는 지난 18일 돌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경찰은 “국립대 교수로서 보조금 횡령 사건에 얽혔다는 압박감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 요인이 없고 유서가 발견된 점 등을 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하고 부검 등은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횡령 혐의로 업체 대표 B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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