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맞벌이 주부인 A씨는 7살 된 딸아이가 있다. 몸이 약해 자주 감기에 걸리는 아이가 여간 안쓰러운 것이 아니다.
평소 아이와 따로 잠을 자던 A씨는 최근 아이가 잠에서 자주 깨 엄마를 찾아 함께 잠을 자기로 했다. A씨는 막 잠이 들려는 찰나 갑자기 들리는 큰 소리에 깜짝 놀라게 된다. 아이의 코 고는 소리가 너무 커서 마치 어른 코 고는 소리가 났기 때문이다. 또 간간히 호흡을 멈추는 무호흡 증상을 보였다. 하루 이틀 경과를 지켜봤으나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최근 아이가 자주 피곤해하며 식사량도 다른 아이들에 비해 눈에 띄게 적은 것도 마음에 걸려 다음날 병원을 찾았다. 과연 이 아이에게는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아이가 코를 고는 것과 피곤해하며 자주 감기에 걸리고 발육 부진을 일으키게 되는 이유는 과연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소아 코골이 원인은 코에서 후두까지의 상기도 일부 또는 전체의 폐쇄에 의해 발생하는데, 가장 큰 원인은 편도선과 아데노이드의 비대로, 전체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다. 그 밖의 원인에는 알레르기성 비염, 축농증에 의한 코 막힘, 작은 턱, 높은 입천장 등의 골격구조의 이상이 있다.
A씨 아이의 경우, 편도 및 아데노이드의 심한 비대가 관찰됐으며, 이것이 잦은 코골이와 코막힘 등을 초래한 원인으로 진단됐다. 이비인후과에서의 수술 이후 코골이 증상이 크게 호전됐으며, 자주 걸리던 감기도 빈도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A씨의 아이가 그동안 고생을 해온 원인인 편도와 아데노이드는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어떠한 경우에 이와 같이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것일까?
목 안과 코 뒷부분에는 외부 침입물질(세균 등)로부터의 일차적으로 우리 몸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는 조직들이 있는데, 이 중 크기가 크고 대표적인 것이 편도선과 아데노이드이다. 대개 입을 벌렸을 때 보이는 편도선은 구개편도이며, 아데노이드는 코와 목구멍 사이에 위치해 직접 관찰하기 어렵다.
편도선과 아데노이드는 대개 5세 전후까지 점점 커지다가 그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작아지게 된다. 편도선의 역할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면역계의 일부를 담당하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코와 입을 통해 들어오는 세균 등을 방어하는 역할이 있지만 세균 침범에 의한 자체 감염이 많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복적으로 감기를 앓을 경우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져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급성인 경우는 침도 삼킬 수 없을 정도로 목이 아프며 열이 나고 만성 편도선염은 목에 뭔가 걸려 있는 듯한 이물감과 함께 가래를 뱉을 때 악취가 나는 노랗고 좁쌀만 한 덩어리가 나와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그래서 충치가 없고 별다른 이유 없는데도 입에서 냄새가 나면 만성 편도선염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어린이들의 경우 만성 편도염이 반복되면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증으로 코가 막혀 항상 입을 벌려 숨을 쉬고, 잦은 목감기로 열이 난다. 이러한 경우 잠잘 때 코를 심하게 골며 숨이 막히는 무호흡이 동반되기도 하는데, 어린이는 숙면을 취해야 성장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돼 발육이 좋아지게 되므로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증으로 무호흡이 생긴 어린이들은 성장 호르몬 분비가 적어 발육 저하를 초래할 수도 있다. 아울러 자주 반복되는 편도선염은 여러 가지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하기도 하는데, 어린이는 축농증은 물론 아데노이드 비대로 인한 중이염도 흔히 발생하며, 이러한 경우라면 수술을 권유받게 된다.
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 여러 가지 여건을 종합해 판단하게 된다. 어린이는 편도의 비대 때문에 중이염이나 축농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잘 낫지 않는 경우, 편도 때문에 치열에 이상을 초래하는 경우, 잦은 편도선염으로 발달에 지장을 줄 경우에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연령이 적을수록 수술의 부담이 크며, 면역 기능에 미치는 영향도 상대적으로 크다고 알려져 있어 합병증 등이 심각하지 않다면 만 3~4세 이후에 수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술 이후에는 대부분 증상의 큰 호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경과를 보인다면 반드시 가까운 이비인후과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