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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의 배경과 전망
남북정상회담의 배경과 전망
  • 김정권
  • 승인 2018.09.18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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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권 편집위원ㆍ전 국회의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정치적 입지를 두고 일각의 위정자들은 ‘사면초가에 처해 있다’고들 한다. 특검 수사가 좁혀오는 데다 내부 폭로는 그를 곤혹케 한다. 더구나 정치권에서는 ‘탄핵’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다 오는 11월에는 중간선거도 겹쳐 있다. 이래저래 트럼프의 정치적 상황은 녹록지가 않다. 돌파구를 찾는다. 상황 극복을 위한 정치적 과제. ‘북핵 해결’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처럼 위급한 정치적 상황에서도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을 더욱 압박하는가 하면 오히려 중국 길들이기에도 나서고 있다. 이는 정치적인 내부 단속용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필자의 판단은 비즈니스로 다져진 트럼프 특유의 정치력이라고 평가한다.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협상 조건을 철저히 유리하게 다져놓겠다는 심산이란 말이다.

 물론 이런 이유에는 실패한 경험도 기인한다. 미국은 경제 지원을 통한 북핵 포기를 시도한 바 있다. 이른바 ‘제네바 합의’다. 북한은 약속대로 지난 2008년 6월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했다.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 했다. 그러나 북한은 약속을 깼다. 2009년 5월 북한은 2차 핵실험을 벌였다. 지난해 수소폭탄 실험도 했다. 이어지는 대륙 간 미사일 실험. 한국은 물론 미국도 경악했다. 북한 정권의 생존 보루인 ‘핵 보유’는 단순히 얼마간의 경제 지원 정도가 해결책이 아니란 점을 생생하게 경험한 것이다.

 미국은 대북한 제재에 나섰다. 세컨드리보이콧을 통해 철저하게 국제사회에서 왕따 시켰다.

 중국에 대한 압박도 수위를 높여 갔다. 중국이 북한제재에 동참하지 않고는 핵 폐기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이 안보적 완충지대가 아니라 부담으로 느끼도록 하는 것도 미국의 전략이다. 최근 중국은 통제하기 어려운 체제로 북한을 느끼면서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품페이오의 4차 방북에 제동을 걸었다.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 것은 중국의 책임이라며 대중국 압박 수위도 지속적으로 높여갔다.

 시진핑 주석은 북한 9ㆍ9절 방문을 취소했다. 이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도 대놓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처방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도 강경무드로 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 모양새다. 로동신문이나 북한중앙방송의 논평은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은 과거의 실패를 반복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인들 배고픈 인민을 기아에 허덕이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UN 경제제재가 그동안의 제재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4ㆍ27 판문점 1차 정상회담은 보수진영과 야당의 생채기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두려움에 직면했던 국민 불안을 상당 부분 해소시켜 줬다.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의 지지도가 83%에 이르렀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이번 3차 회담은 비핵화에 대한 모호한 입장을 뛰어넘어야 한다. 북미대화가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기틀도 만들어야 한다.

 최근 동북아는 연속되는 긴장 속에서도 북핵 문제 해결에 관한 엄청난 동기부여와 함께 성숙된 여건이 조성돼 있다고 볼 수 있다. 3차 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다.

 아직까지 UN의 경제 제재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경제 4단체장이 방문단에 포함 하고 있는 작금의 현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형식상 권력 순위 1위인 김영남 의장과의 면담도 관심 있게 지켜볼 관전 포인트다.

 앞으로 북핵 문제 해결과 함께 종전선언 이후 남북한 경제프로젝트와 철도 연결, 도로망 구축을 포함한 교류와 지원 의지는 이벤트로 끝나면 안 된다. 이번 3차 정상회담 자체가 그렇게 돼선 안 된다는 말이다. 실제적인 대화에 집중하는 일정을 소화하면서 실무진은 첨예한 남북관계와 국제정세 등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북한 입장에서야 체제보장과 경제적 안정 등 산재한 요구를 내놓겠지만 이는 동족 간의 전쟁 해소를 통한 평화, 남북의 경제교류와 대륙을 향한 발판구축으로 얻을 수 있는 막대한 부의 보상으로 해소된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트럼프의 사면초가나 문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을 상쇄하는 회담이 아니라, 지구상 유일 분단국가 한반도의 상처를 치유하는 회담이 되길 원한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위한 가시적 성과를 내는 회담이 되길 바란다. 종전선언 여건을 조성하는 회담이 되길 기대한다. 그래서 우리 민족이 제3의 도약을 다지는 회담이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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