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8:09 (금)
‘벤투호’, 남미 강호 칠레와 0-0
‘벤투호’, 남미 강호 칠레와 0-0
  • 송지나 기자
  • 승인 2018.09.12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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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칠레의 친선경기. 경기 종료 뒤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FIFA 랭킹 12위 칠레와 대결서 선방

손흥민 주장 풀타임ㆍ황의조 원톱 선발

 벤투호 1기의 두 번째 A매치 평가전은 ‘남미 강호’ 칠레와 만나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은 지난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A매치 두 번째 평가전을 치렀다. 두 팀 모두 양보 없는 공방전을 펼쳤으나 90분은 승부를 내기엔 부족했고, 결국 0-0으로 아쉽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벤투호는 9월 A매치 두 경기에서 1승 1무를 기록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4-2-3-1 전술을 택했다.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원톱으로 세우고, 황의조 바로 뒤엔 남태희(알두하일)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좌우 날개엔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함부르크)를 배치했다. 기성용(뉴캐슬)과 정우영(알사드)은 더블 볼란테로 나섰으며, 포백 수비진에는 홍철(수원)과 이용(전북)이 좌우 풀백으로, 김영권(광저우)과 장현수(FC도쿄)가 중앙 수비수로 출격했다. 한국의 골문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지켰다.

 한국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했으나 FIFA 랭킹 12위 남미 강호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강한 전방 압박과 탄탄한 수비로 한국에 맞섰는데, 특히 FC바르셀로나 주축 미드필더인 아르투로 비달이 공격과 수비를 조율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칠레는 경기 시작 4분 왼쪽 프리킥 기회에서 디에고 발데스가 크로스를 올려주자 비달이 오른발 발리슛을 날리며 한국의 골문을 노렸지만 수비벽까진 뚫진 못했다.

 이에 맞서 한국도 공세를 강화했다. 전반 7분에는 남태희가 상대 미드필드 지역에서 패스를 가로챈 뒤 황희찬에게 찔러줬다. 하지만 상대 수비수에 막히면서 결정적인 기회로 연결되지 않았다.

 중간중간 아찔한 순간도 연출됐다. 전반 16분 김진현이 걷어내려던 공이 비달의 발에 걸려 위기를 자초했지만 정우영이 가까스로 걷어냈다. 2분 후에는 오른쪽 페널티 지역으로 침투한 앙헬로 사갈이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 슈팅을 때렸지만 김진현이 몸을 던져 쳐냈다. 20분에도 발데스가 페널티 아크 정면 공간이 열리자 오른발로 강하게 찼지만 공이 왼쪽 골대를 벗어났다.

 한국은 이러한 칠레의 압박에 전반 막판 빠른 역습으로 칠레의 뒤 공간을 노렸다. 전반 39분 황의조가 상대 문전을 쇄도하며 공을 가로챈 뒤 뒤쪽의 손흥민에게 공을 찔러줬지만 손흥민의 슈팅이 수비수를 맞고 굴절됐다. 또 43분에는 이용이 상대 진영으로 침투한 황희찬에게 수비수 사이로 스로인 해주자 황희찬이 터닝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정면이라 득점으로 연결되진 못했다.

 이에 맞선 칠레 역시 주어진 득점찬스를 놓치지 않고 한국의 수비 빈틈을 뚫어 몇 번의 기회를 만들었으나 김진현의 선방으로 골문 앞에서 막혔다.

 그렇게 쉴 틈 없는 전반전이 마무리되고, 후반전이 시작됐다. 후반전 역시 두 팀의 압박 공격이 이어졌다. 특히 전반 무득점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칠레의 공격은 더욱 거칠어졌다.

 공격 라인을 더욱 끌어올린 칠레는 후반 11분 비달이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오른발 슈팅을 했으나 공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벤투 감독도 황의조를 빼고 지동원(FC 아우크스부르크)을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후반 17분에는 마우리시오 이슬라가 크로스를 해주자 우리 수비수 뒤 공간으로 파고든 비달이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다행히 공이 비달의 발에 빗맞아 굴절됐지만 실점을 허용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후 남태희 대신 이재성(홀슈타인킬)을 투입됐고, 이재성은 들어오자마자 거침없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한국은 후반 22분 오른쪽 코너킥 기회에서 손흥민이 크로스를 올려주자 장현수가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바꿨지만 옆 그물을 살짝 스쳐 갔다. 정우영 대신 투입된 황인범(아산)의 거센 공격과 더불어 기성용의 벼락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칠레의 문전을 위협했다.

 최근 혹사 논란에도 손흥민은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풀타임으로 뛰며 공격을 이끄는 헌신을 보여줬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그는 “나뿐만 아니라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모든 선수가 많은 경기를 뛰었다”며 “혹사는 핑계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난 프로선수다. 축구팬들이 많이 왔는데, 설렁설렁이라는 단어는 입에 담을 수도 없다. 못 할 수는 있지만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나라를 위해 뛰는 경기라면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며 노력하고 있다. 부족하지만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이면서 진정한 주장의 모습을 보였다.

 이날 상대인 칠레와의 역대 상대전적은 1무 1패. 한국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둔 2008년 1월 30일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한 적이 있다.

 한편, 이번 칠레전을 보기 위해 4만여 명이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았고, 지난 7일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 이어 매진을 기록했다. A매치가 연속으로 매진된 건 12년 4개월여 만이다.

 경기장을 찾은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이 열기를 K리그로 끌고 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며 “연맹과 각 구단이 중지를 모아 한국 축구 제2의 중흥기를 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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