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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소각장 증설 공정한 시행을
장유소각장 증설 공정한 시행을
  • 김세완 기자
  • 승인 2018.09.03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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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완 편집부국장교육ㆍ문화부장

 장유소각장 증설문제로 김해지역이 시끄럽다. 반대입장과 찬성입장이 두 갈래로 갈려있기 때문이다. 김해시는 장유소각장 이전과 증설을 놓고 시민토론단 150명을 모집해 시민 원탁토론을 실시했다.

이날 장유소각시설 현대화사업 시민 원탁토론에 반대하는 소각장 인근 주민들이 행사장 입구에서 집회를 열고 토론회 취소와 저지를 위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이영철 전 시의원이 시청 직원의 저지에 다치는 등 크고 작은 몸싸움도 벌어졌다. 장유소각장 증설반대 시민공동대책위는 이날 10시 행사장 1층 입구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김해시민 누구도 소각장 피해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할 자격은 없다며 행정추진의 도구인 이번 공론화는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 70여 명으로 구성된 시민공대위는 행사 시작 전부터 행사장 입장을 요구하며 시청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결국 경찰의 통제 하에 1층 현관 옆 폴리스라인이 설치된 구역에서 정오까지 집회가 진행됐다. 시민공대위는 장유소각장 증설은 시가 피해지역 주민들을 무시하고 시장의 선거공약을 어기면서 거액의 예산으로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피해지역 주민들이 무시된 공론화는 이치에 합당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소각장 영향 권역을 반경 1㎞ 확대해 장유 1ㆍ2동 대다수 주민이 참여하는 제대로 된 주민여론 수렴 공청회부터 개최하자고 대안을 제시했다. 박원주 소각장 증설반대 비대위원장은 지난 2015년 용역에서 최적 후보지로 밝혀진 곳으로 단계적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불법적으로 시와 밀실 협약한 부곡주민지원협의체를 해촉하고 허성곤 시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 과정에서 시청 직원이 이영철 전 시의원을 넘어뜨리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에 시민공대위 측이 격분해 험한 말과 몸싸움이 또다시 오갔다. 장유소각장 인근 주민들을 대변하기 위해 왔다는 이영철 전 의원은 참여자 수가 과반수가 안 된다고 생각해 확인하겠다고 했지만 폭력을 당했다면서 공무원들의 태도가 군사정권 시절을 연상케 한다고 밝혔다. 이영철 전 의원은 시청 직원에게 점심시간을 빌려 5분간 시민공대위 측의 입장과 지난 2015년 진행한 장유소각장 이전부지 조사용역보고서를 설명하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거절당했다. 시 관계자는 토론회 진행 과정에서 원칙적으로 외부 인원이 참여할 수 없어 그렇게 진행했다고 거절 이유를 밝혔다. 시민토론단으로 선정된 150명 중 113명의 시민이 참여한 이 날 토론회는 5시간의 토론 끝에 증설 찬성 66명(59%), 이전 찬성 40명(40%)으로 시가 이미 방침을 정해놓은 소각장 증설 쪽으로 결론 났다. 장유소각시설 현대화사업 시민 원탁토론에서 증설 찬성 결론이 난 것이다. 이번 회의는 2차례 숙의 토론과 전문가 초청 질의응답을 거쳐 최종 시민토론단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의 주요 쟁점은 장유소각장 건물 안에 2호기를 증설하고 현대화할지, 20여 년간 피해를 호소하는 인근 주민들의 주장대로 다른 지역으로 소각장을 이전할지였다. 시민토론단으로 선정된 150명 중 111명이 참석했고 이들 중 장유 1ㆍ2ㆍ3동에 사는 시민이 70명이었다. 토론회 시작 전에는 증설 찬성 38명(34%), 이전 찬성 38명(34%), 유보 37명(32%)으로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하지만 토론회 중간 1차 취합 과정에서는 증설 찬성 45명(41%), 이전 찬성 37명(33%), 유보 29명(26%) 등으로 나타났고 2차 취합 과정에는 증설 찬성 54명(50%), 이전 찬성 33명(30%), 유보 22명(20%) 등으로 조사되는 등 점차 증설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 특히 최종 설문에서는 유보 의견 없는 증설 찬성 66명(59%), 이전 찬성 44명(40%)으로 나타났다. 1차 숙의 토론에서는 소각장에서 나오는 다이옥신 등 화학물질과 악취 우려를 표하는 시민들의 1분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오후 2차 숙의 토론은 나필수 한국환경공단 환경에너지시설처과장, 백도현 창원대 생명보건학과 교수 등을 초청해 질의를 받는 식으로 진행됐다. 악취와 다이옥신에 대한 질의에 나 과장은 “악취 원인은 주로 쓰레기 저장소에서 나며 완전연소를 하는 만큼 굴뚝에선 실제 악취가 나지 않는다”며 “소각장을 본격 운영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주변 주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심각한 수준으로 보도된 사례는 거의 없다”고 답했다. 백 교수는 “밤에 주로 나는 냄새의 경우 구체적인 조사 연구가 필요하며 원인을 단정 짓기 어렵다”며 입장을 유보했다.

 이날 일부 토론 참가자는 “토론회 자체가 소각장 증설이나 현대화를 전제로 진행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토론회 도중 질문 답변 기회 등을 이용, 소각장 현 위치 증설과 현대화사업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시는 사후 조사를 진행한 다음 원탁토론회 결과와 사후조사 결과 등이 종합된 보고서를 검토하고 9월 중순께 최종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이와 관련 주민공동비대위는 지난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종단계에서 유보 입장이 사라진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공론화 전 과정에 대한 녹취 영상 공개를 요구했다. 따라서 김해시는 장유소각장 증설에 따른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공정하게 시행해야 한다. 장유소각장 증설문제에 대한 반대입장과 찬성입장이 두 갈래로 갈려있기 때문이다. 반대입장의 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섬세한 행정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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