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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회'…29년 한마음으로 같은 곳 바라보다
'동심회'…29년 한마음으로 같은 곳 바라보다
  • 박경애 기자
  • 승인 2018.08.22 2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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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어산 철쭉묘목식수로 민둥산 살려
공중화장실·전화기설치로 공공사랑

▲ 청소년들은 활천로·가야랜드 올라가는 길 등 환경정화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3시간의 봉사시간을 갖고 봉사점수도 획득한다.

‘같은 마음’과 ‘한마음’은 동의어일까 유사어일까를 의미 있게 생각하게 되는 모임이 있다. 바로 ‘동심회(同心會)’이다.

사전적 의미로 ‘동(同)’은 ‘한가지·같게·다같이·함께·서로 같게 하다’를 품고 있다. 끈끈한 뭔가가 서로와 서로를 지탱하고 있다는 느낌에선 누구나 공감일색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장장 29년 동안 그 명맥을 이어온 동심회는 1991년 40여명의 회원으로 창단됐다. 동심회는 처음 ‘삼방동개발위원회’로 시작했다. 취지는 당시 열악한 주변 환경을 개선코자 였다. 1990년대 초 삼방동 상황은 여러모로 어수선하고 불편했다. 그때는 학교·시장·물 공급이 절실했다. 당시 정책에 의해 성과주의로 지어진 집은 모레·시멘트·철근파동까지 일으키며 많은 불합리를 자아냈다. 집은 지어놨는데 물이 없어 지하수를 뚫어야 했고 이를 주민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했기에 이때 동심회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물 공급 등이 해결되고 보니 이들은 유야무야 그냥 헤어지는 게 아까웠다. 그래서 1993년경 봉사단체로 전향해 의미 있는 일을 전개하고자 했다. 그들의 당시 숙원사업은 1995년 12월에 3일 간 일어난 대형 산불로 민둥산이 된 신어산을 복원하는 것이었다.

해결책을 찾던 중 우연히 찾은 지리산 향로봉에서 자연적으로 생긴 철쭉에 매료돼 이 모델을 신어산에 적용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렇게 민둥산 정화 실현 결의를 했고 신어산 정상에다 철쭉을 심기로 했다. 그때가 96년도였고 이때 계획해 97년도부터 심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당시 김해시에서 또 삼방동에서 여러모로 지원책강구와 힘을 합쳐줬다. 결정적으로는 시에서 헬기로 물과 묘목까지 실어 날라줬다.

이러던 중 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에피소드들이 많이 생겼다. 얕게 심은 묘목들이 다 말라 죽어 이를 복원하려 많은 힘을 쏟았던, 또 철쭉을 심은 산 정상이 산 아래보다 기온이 낮아 꽃이 늦게 펴 빨리 피는 방도를 고안한 것 등등.

방책으로, 묘목이 서로 보온되게 그룹 단위로 심어 꽃을 빨리 피게 했던 기억 등은 여전히 이들의 입담에 의해 즐겁게 회자된다. 때문에 이제는 뿌리가 튼튼히 안착된 신어산 철쭉들은 그룹으로, 또 개별로, 한편으론 원 모양으로 펴 찾는 이의 눈을 호강시킨다. 

▲ 동심회에 의해 민둥산을 복원하고자 시작된 철쭉묘목심기를 현재까지 자연보호단체가 이어오고 있다.

다년 생인 철쭉은 5월경에서 6월 초에 핀다. 이 철쭉심기와 보존에 99년부터 자연보호단체가 가담했다. 사실상 동심회가 사단체이고 그 인원도 소수다 보니 김해자연보호단체에 자연스레 협조를 구해 이를 일임한 상태다. 그래서 묘목심기와 철쭉제는 현재 김해시 지원 아래 자원봉사센터에서 전담하고 있으며 동심회는 여기에 매년 초청돼 신어산 철쭉제를 빛내고 있다.

그들은 초창기에 회비 1만원으로 시작했다. 커피 한 잔 값을 뺀 나머지 금액은 모두 적립했다. 요즘은 물가인상 등 여러 이유로 회비를 3만원 낸다. 이 또한 식사 1만원 비용을 제외한 후 모두 적립한다.

이들의 적립금은 초창기에는 사회봉사시스템이 비체계적인 시절이라 소년소녀 가장이나 학교를 동심회 자체적으로 선정해 소량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또 독거노인이나 불우이웃을 직접 찾아가 물품 등으로 돕는 형식을 취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이를 자체 선정하는 데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목적보다 의미가 퇴색하는 것 같아 몇 년 전부터는 매년 2백만 원씩 동사무소 공동모금제도를 통해 기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정재철 회장(베스트윈인쇄출판)에 따르면 삼방동 주변에서 큰 행사들이 있으면 아낌없이 후원한다. 특히 삼방동 가요제·어버이날행사·철쭉제·이외 여러 동네행사 등등에는 어김없이 봉투 한 장 들고 후원한다. 이렇듯 동심회는 삼방동주민센터와 여러 체결 후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지만, 이외 김해 동부권지역의 크고 작은 봉사활동에도 뜨겁고 깊은 마음을 내고 있다.

이처럼 동심회는 초기 생할기반시설 확충과 이후 조기청소 등 자원봉사, 그리고 관내 기금전

▲ 동심회는 매년 일정액을 동사무소 공동모금제도를 통해 기탁하고 있다.

달 등을 실천하면서, 또 시에 강력 건의해 신어산·은하사 광장에 공중화장실 건립과 공중전화기 설치목표도 달성했다.

동심회 회원들은 모두 남자다. 특별히 성별을 가려 회원을 맞은 것은 아니다. 맨 처음 마을일을 도모할 때 만났던 남성모임이 그 후도 어떤 일정한 형식 없이 자연스럽게 그들만의 정체성을 만들어 온 것이다.

 

"청소년 호연지기 키울 시설 확충해야"
패기 펼칠 야심찬 이들 많은 동참 기대

이렇다고 동심회가 외적 움직임에만 에너지를 쏟는 것은 아니다. 회원끼리 친목도모에도 열정을 쏟는다. 이들은 서로의 경조사는 물론 상황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회원 부인의 생일케잌이나 상품권전달처럼 섬세한 마음 냄도 행하고 있다.

그들에 따르면 동심회는 매달 20일 공식적 모임을 갖는데 저녁 7시에 시작해 8시에 끝난다. 그래서 동심회원들의 부인들은 동심회 간다고 하면 회비까지 주머니에 넣어 주며 “어서 가이소” 한단다. 물론 이후에 뜻 맞는 이들의 간소한 뒤풀이는 당연지사지만 말이다.

▲ 지난 13일 김해 동상동에서 정재철 회장(우)과 최낙용 감사(중), 이정수 총무(좌)가 한자리에 앉아 동심회를 소개했다.

동심회에서 총무 6년, 부회장 4년, 현재 회장 1년차를 지나고 있는 정재철 회장은 “동심회에 들어온 지 20년이 지났다. 30대에 들어와 현재 60을 바라보는 나이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창단멤버로 은퇴한 선배들도 마찬가지지만 동심회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다”고 감회를 전했다. 또한 “지역의 많은 인재들과 함께 선배들이 이뤄놓은 훌륭한 업적에서 한걸음 진보된 상황으로 동심회를 이끌겠다”고 향후 방향성을 제시했다.

정 회장에 의하면 동심회가 사단체로서 유수한 세월을 굳건히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 나름의 견고한 인적 시스템이 자리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 사회에서 내놔라하는 동심회 인재들의 활동과 뒷받침은 회의 뿌리를 탄탄히 했다.

동심회원들의 직업은 참으로 다양하다. 민선 1기 송세옥 의원이 거쳐 갔고 현재 조팔도 의원 등 시·도의원, 국회의원이 배출됐다. 이러한 정치인과 자영업자, 그리고 교육자와 회사원 등등 개인 사정이 있어 빠진 사람도 있지만 지역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 최낙용 감사는 실제 봉사활동 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의 개념과‘심인성교육’을 강의한다.

한편 교직 생활을 정년퇴임한 최낙용 감사에게는 오랜 숙원이 있다. 그에 의하면 삼방동 인근에는 인제대와 김해대가 있고 삼방고 등 3개 고교, 또 3개의 중학교가 있다. 어느 지역보다 학교가 많다. 이처럼 이 지역은 청소년이 많은 지역이면서도 신어산·가야랜드·천문대·사찰 등 천혜의 자연조건과 이를 통해 쉼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 즐비하다. 그래서 이곳은 특히 아이들의 호연지기를 키우는 데 있어 더 없이 훌륭한 교육장으로 상정된다. 하지만 이런 적정 환경에 청소년들만의 자체공간이 없다는 건 평생 교직에 몸담았던 최 씨로서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최 감사는 “더할 나위없는 이곳에 ‘청소년문화의집’ 등이 있어 관내 학생들의 정서함양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라면서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그는 “여성가족부 산하 청소년법에 따르면 각 동마다 청소년 문화의 집을 지어라고 돼 있다”면서 “현재 김해에는 청소년 문화의 집이 장유에 1곳과 김해여고 뒤 1곳, 그리고 진영 도로변에 1곳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에 따르면 특히 진영과 김해여고 뒤 청소년관은 청소년들의 접근성이 약해 그 기능을 제대로 못 한다. 그래서 최낙용 씨는 풍요롭게 유유자적할 수 있는 신어산 주변과 좀 더 접근성이 좋은 곳에 청소년관이 많이 세워지길 염원한다.

▲ ‘1365자원봉사포털’을 통해 모집된 청소년들은 신어산 등지에서 환경정화활동을 한다.

그래도 그는 “최근 신어천 산책길 조성 후 음악 할 수 있는 광장이 만들어져 청소년들의 여가선용과 스트레스 발산에 많은 도움을 줘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주 5일제 수업으로 건전한 에너지창출과 발산이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전인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이러한 시설은 분명 학수고대할만한 사안이다. 최 씨의 바람처럼 여러 관의 협조와 공조가 필요함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현재 동심회는 정기적으로 ‘1365자원봉사포털’을 통해 청소년들의 봉사활동장려를 선도하고 있다. 이들은 자체 현수막까지 걸어 봉사자들을 모집한다. 많이 모일 때는 7~8백 명 정도도 지원 하는데 올해는 3백 명이 모였다.

청소년 봉사자들이 모집되면 최낙용 감사는 실제 활동이 이뤄지기 전 ‘봉사’에 대한 전반적 강의를 실시한다, ‘먼저 자원봉사란 무엇인가, 그리고 장애인이나 노인을 만났을 때는 어떤 봉사태도를 보여야 하는 가’를 이론적으로 설명한다. 여기에 더해지는 ‘심인성교육’은 학교 이외 현장교육의 진정성까지 담고 있다.

교육 후 청소년들은 환경정화활동을 펼친다. 활천로·가야랜드 올라가는 길 등 환경정화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3시간의 봉사시간을 갖고 봉사점수도 획득한다.
 
이에 동심회에서 제일 막내라고 소개한 50대 초반의 이정수(세농전력(주)) 총무는 “동심회 회원들은 70대가 되면 모두 은퇴한다. 지금까지 은퇴회원은 10여명이 된다”면서 “동심회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인력들, 특히 젊은이들(그들에 의하면 30대 후반에서 40대)이 많이 확충됐으면 좋겠다”고 앞으로의 바람을 본지를 통해 밝히길 강조했다.

동심회의 또 하나 특징은 각계각층의 인재들이 다양한 연령대로 모여 있다는 것이다. 이에 최낙용 씨는 “29년이라는 시간이 아무 잡음 없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선후배 연령층이 다양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히며 “연령층이 다양하다보면 자기 스스로 마음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며 상황의 이로움을 설명했다. 그는 또 “노장의 경륜이 뒷받침되면 안정감이 있어 모임의 존속 가능성을 길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로 “동심회가 이기심이 아닌 이타심에서 출발했기에 이렇게 오래 이어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는 감회를 보였다.

이구동성으로 그들은 말한다. “지역 공무원, 특히 국장급은 동심회를 다 안다”고. 그도 그럴 것이 29년의 세월이면 말단 공무원이 승진해 국장급까지 가는 충분하고도 긴 세월이기에.

그 공무원들은 동심회에 한 번씩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아직도 동심회 하고 있냐’고.

이렇게 긴 세월을 동고동락한 이들에 의하면, 연륜이 바탕이 되면 서로 존중하는 마음과 친목이 중시돼 ‘사람이 중심인’ 모임을 만들 수 있다. 그렇게 볼 때 그들에 의한 ‘봉사’ 개념은 어떤 하나의 목표를 가진 마음과 마음의 결정체가 아닌가 여겨진다. 그리고 동심회의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손의 맞잡음은 강산이 세 번 바뀔 동안 그들을 끌어준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이라 유추할 수 있다.

이 모임은 문이 활짝 열려 있다. 그리고 너무나도 절절히 또 반갑게 새로운 얼굴을 기다리고 있다. 단지 (앞서 밝힌 바대로) 가입 조건이 딱! 하나 있다. ‘남자회원만!’.

참 이색적이면서도 따뜻한 모임이다. 함께 온정을 나누고 패기를 펼칠 야심찬 이들의 많은 동참이 이어져 지역사랑과 인류애를 발현할 수 있는 장이 되길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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