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06:37 (수)
소중한 인연의 행복
소중한 인연의 행복
  • 경남매일
  • 승인 2018.08.1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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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순 경남서부보훈지청 보훈섬김이
▲ 배상순 경남서부보훈지청 보훈섬김이

지역사회에서 다년간 봉사활동을 해오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보훈 섬김이라는 직장을 가진지 어언 9년 차가 됐다. 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남에게 봉사한다는 게 얼마나 값지고 보람된 일인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눈을 감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니 9년간 많은 어르신들을 만나고 헤어졌고, 하루하루 보람되고 숨 가쁘게 살아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친다.

비바람 치는 날 병원에 어르신을 모시고 가다가 차바퀴가 공사장 도랑에 빠져 어르신과 함께 나무막대를 이용해 차를 빼고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돼서 병원에 가 진료를 마치고 돌아오며 차 안에서 서로를 쳐다보며 박장대소한 적도 있었다.

또한 지병으로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 수속을 마치고 병실에서 간호사와 가족들에게 어머니를 인계하고, 같이 있고 싶어 하는 어머니 눈빛을 외면하고 병실을 나온 일도 있었다.

되돌아 나오는 퇴근길이 얼마나 가슴이 무거웠는지…. 지금은 돌아가신 그 어머니와 그때 하룻밤 같이 있어 드렸으면 얼마나 좋아했을까 하는 아쉬움에 아직도 어머님 눈빛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항상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더 잘해드리지 못한 후회와 그런 나 자신에 대한 질책만 남는다. 그래서 지금 현재 모시는 어르신들에게 원하시는 서비스를 제공해드리며 최선을 다한다.

월요일에 들어가는 한 어르신은 방문하면 “우리 섬김이 딸 오나” 하시며 반겨주고 고단한 어깨를 주물러 드리면 “우리 부산 사는 큰딸이 온 거 같다”며 제 건강과 우리 가정이 편안하라는 감동 어린 기도를 해주시기도 한다.

다른 분은 남편이 6ㆍ25전쟁 때 전사하고 슬하에 자녀 없이 혼자 외롭게 살아온 미망인 어머님이 있는데 “섬김이 너를 내가 만나려고 죽지 않고 이제껏 살았나 보다” 하시며 자주 손을 꼭 잡아 주신다.

혹자는 봉사를 내가 가진 걸 다 내어주는 것이라고,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에게 봉사는 베풀 곳이 있어 더 보람되고 좋은 것이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한 일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경남서부보훈지청의 귀한 인연으로 만난 한분 한분의 소중한 어르신들에게 항상 최선을 다하며, 그분들의 안락한 노후생활을 위해 오늘도 웃으면서 어르신들을 만나러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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