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삼성유치 경쟁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180조 원대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국내 지자체들이 앞다퉈 유치 경쟁을 펼치는 것에 반해 경남은 구체적인 유치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있는 등 소극적인 대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남은 성동조선, 신아조선 등 중견 조선업의 줄도산에 이어 한국GM 사태와 맞물린 자동차 부품 등 경남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종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경남경제성장률 예상치는 약 1.9%다. 올해 한국경제성장률 약 3%(한은 전망치 2.9%)에도 훨씬 못미치는 저성장률이다. 지난 2009년 이후 9년째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
그 여파로 경남지역 상업용 오피스 공실률이 2013년 7.5%에서 2018년 16.7%로 2배 이상 급증해 전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도내 자영업 폐업자 수가 4만 7천898명으로 지난 2016년4만 1천890명보다 14%(6천8명)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 등을 감안하면 자영업 폐업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숫자에 해당될 정도다. 따라서 투자유치에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와 관련, 경기도와 충청권은 물론, 대구경북, 호남권 등 전국이 들썩일 정도다. 각 지자체가 일자리 창출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삼성의 신규 투자 발표는 ‘가뭄의 단비’여서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특히 미래 성장 사업인 반도체와 바이오 등은 평택, 인천 등 수도권에 생산거점이 밀집, 여타 지자체들은 자동차 부품을 총망라하는 전장부품 생산기지 유치에 혈안이다. 현재 전장부품 산업 유치 경쟁에 뛰어든 전북 등 호남권은 관련 산업 홍보에 적극적이다. 또 대구경북은 삼성과의 오랜 인연을 감안, 낙수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이에 반해 도는 ‘경제혁신추진위원회’를 구성, 경제혁신 추진과 장기비전 수립, 제조업 경쟁력강화 등 경남 경제의 심장을 다시 뛰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16일 첫 회의를 가진 후 지난 9일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현대위아(주)’ 등을 방문했다.
하지만, 자동차 관련 협력업체 관계자들은 “전장산업 등 삼성의 투자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다. 창원공단 A업체 관계자는 “자동차 및 조선 등 관련 업체가 도내 3천여 개에 달한다”며 “집적화를 통한 전장산업 추진 등 삼성의 투자유치에 적극나서야 할 때인데 경남은 계획에만 치중하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남도는 제조업 위기극복과 혁신방안 모색을 위해 세계적 규모급 공장 방문 등 현장 행보에 나섰다지만, 일반 제조업체의 현실을 감안하면, 신기루 같이 여겨질 정도다”고 말했다. “따라서 스마트공장 구축 등 ‘신경남 경제지도’같은 계획도 중요하겠지만 현실은 너무 ‘먼 길’로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경남은 전장산업 클러스터가 요구된다”면서 “기존 산업과 연계되는 삼성의 투자유치에 지자체와 경제계,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