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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백 흑역사… 꿈에 집착한 그들
경남도백 흑역사… 꿈에 집착한 그들
  • 경남매일
  • 승인 2018.08.1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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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경남과 경기도는 닮은 게 유별나다. 경인지역 대표성과 부산ㆍ울산이 광역시로 분가했지만 경남이 본가(本家)란 대표성이 그렇다. 또 산업, 문화, 사회는 규모를 차치할 경우, 메카란 것에서 그러하고 특히 쏙 빼닮은 것은 도지사들의 정치사다.

지난 1995년 민선 실시 이후, 경남은 김혁규ㆍ김태호ㆍ김두관ㆍ홍준표 도지사가, 경기도는 이인제ㆍ손학규ㆍ김문수ㆍ남경필 지사가 도정을 맡았다. 전 지사들은 정치적 부침과는 달리, 전국을 들썩이게 했다. 또 기회를 노리면서 정치적 방황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아~ 옛날이여, 대권 ‘잠룡(潛龍)’이던 도지사 시절이 좋았지…”란 게 현실이다.

또 다른 닮음은 관사에서 생활한 도지사들이 불운을 겪거나 정치적 실패를 맛보는 등 불미스러운 일들이 잦아 ‘공관의 저주(?)’란 ‘설’이 나돌았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팔달로 168에 위치한 ‘굿모닝 하우스’. 현재 경기도민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ㆍ연회장ㆍ카페 등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원래는 역대 경기도지사들이 애용하던 공관(公館)이었다. 이 때문은 아닐지라도 2014년 6ㆍ4지방선거 때 남경필 후보는 관사를 도민에게 돌려준다는 공약을 지켰다. ‘굿모닝하우스’란 이름으로 도민들에게 개방했다.  

경남도지사 관사는 홍준표 도지사 시절인 2016년 창원시 용호동 옛 경남지방경찰청장 관사를 헐고 새로 지었다. 부지 5천199㎡에 지상 2층, 연면적 204㎡ 규모다. 당시, 신축인데도 새 단장이란 꼼수에다 혈세 낭비까지 불거지면서 논란이 됐다.

앞서 도지사 관사는 1984년 도청 ‘창원시대’를 맞아 신축된 창원시 용호동 59 일원 9천884㎡ 규모의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였다. 민선 이후, 2003년 관치시대 유물 등 논란으로 김혁규 전 지사가 사용을 중단한 이후 6년 만에 ‘도민의 집’이란 이름으로 도민들에게 개방됐다. 이후 김두관ㆍ홍준표 도지사 시절, 사림동 행정부지사 관사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어 새 관사에 입주한 홍 전 지사는 ‘불통’ 이미지에다 대권도전 실패 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외유 중이다. 앞서 관사를 사용한 지사도 대권 도전 실패를 비롯해 수뢰의혹이 불거지고 당적 변경 등 불미스러움의 연속이었다. 민선 7기 시작과 함께 관사 부활 논란에 휩싸였던 이용섭 광주시장은 입주한지 일주일 만에 관사 사용을 포기했다.

인수위 등 주변의 입주권유를 빌리려 하기보다 ‘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 지도자의 결단이 돋보였고 이에 광주시민들은 환호했다. 그는 “규정의 옳고 그름을 떠나 시민이 원하는 길이 아니라면 가지 않겠다. 이것이 혁신의 첫걸음이고 소통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관존치 논란에 앞서 시대정신을 반영하듯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6곳만 운영되는 등 관사 폐쇄가 대세다.

또 다른 닮은꼴은 6ㆍ13지방선거 후 경남지사와 경기지사는 취임도 전에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했고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일의 뉴스메이커란 점이다. 다른 점은 경기도지사는 성남 ‘자택 살이 고충’이란 신조어마냥 수원까지 출퇴근을, 경남지사는 전 도지사가 사용한 관사를 새 단장 해 입주한 후, 압수수색을 당했다.

다만, 연루의혹을 받는 ‘드루킹 특검’이 1차 관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검의 수사 결과가 김 지사에게 불리하게 나오면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 반대의 경우 ‘면죄부’를 받음으로써 대권 가도에 날개를 달 수 있다는 관측이다. 경기지사도 스캔들에 휩싸였지만 이를 넘어설 경우, 대권주자로 발돋움 할 수 있다.

그러나 대권 도전을 바라보는 도민시각은 곱지 않다. 민선 후, 대권놀음으로 경남보다는 부ㆍ울ㆍ경에 치중, 역외언론 우대 등 이로 인해 경남경제와 문화가 올바로 서지 못했다. 도정 소홀로 로스쿨 없는 ‘NO스쿨 경남’, 정책 사업 배제 등 변방으로 전락했다.

오죽하면 ‘공관의 저주’를 탓할까만 일부 도민들은 “대권 도전 의사가 없는 도지사를 원하고 있다. 그래야만 당면과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지난 도지사들의 흑역사가 ‘꿈에 집착해서 현실을 잃어버리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라는 걸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해 한용운은 “큰불에서 찬바람이 인다”고 했다. 도민들은 경남을 위해 중도사퇴 없는 도지사 탄생을 기대한다. 모닥불이라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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