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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시내버스 정류소 교통행정 이래선 안 된다
창원 시내버스 정류소 교통행정 이래선 안 된다
  • 경남매일
  • 승인 2018.08.0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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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영 제2사회부 부장
▲ 이병영 제2사회부 부장

"정말 더워도 너무 덥다." 창원지역에서 시내버스 정류소를 한 번쯤 이용해 본 사람들은 요즘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던지는 말이다.

기상청은 "이번 폭염은 고통을 넘어 살인적"이라고 표현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와중에 창원시 시내버스 정류소의 정책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창원시 시내버스 정류소의 천장 시공문제를 본지는 기사로 다루면서 <2017년 9월 3일 자 18면 보도> 시내버스 정류소의 천장 부분 소재에 대해 지적했다. 창원시 지역 내에 설치된 일부 시내버스 정류소의 천장 부분의 소재가 강화플라스틱으로 설치돼 있어 햇빛을 전혀 차단치 못하고 오히려 햇빛을 빨아들이면서 온실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창원시는 지금까지 세월만 보내면서 시내버스의 천장 부분을 방치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특히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올해에는 드디어 사람들이 뿔이 났다. 창원시의 교통정책을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주민들은 정류소 안에 설치된 의자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지 않고 정류소 밖 가로수와 그늘 밑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시내버스 이용객들은 "일부 정류소 천장 부분의 재료인 투명 강화플라스틱은 햇빛을 전혀 차단치 못하고 되레 햇빛을 빨아들이며 온실효과를 높인다"며 "시공 당시 창원시의 설계 및 재료 선택이 잘못된 행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창원시 교통행정 담당자는 "현재 천장 부분이 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 설치된 버스정류소의 재질을 점차 바꿔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또한 시내버스 정류소를 제작해 시에 납품하는 업자들을 대상으로 천장 재질을 강화플라스틱에서 다른 재질을 사용토록 강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창원시는 지금까지도 꿈쩍하지 않고 있다. 천장 재료의 대체나 햇빛 차단시설을 설치치 않고 있어 시내버스 이용객들만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버스 이용객들이 더욱 가당찮게 생각하는 것은 버스를 기다릴 때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날씨가 더우니까 당연히 그렇겠지" 하면서 일부 이용객들은 버스정류소 안이 아닌 밖에서 서서 버스를 기다리는 등 정말 아이러니한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오후 시간대에는 뜨거운 직사광선이 천장 부분을 바로 통과하면서 내리쬐는 찜통 열 때문에 아예 정류소를 피하거나 꺼리고 있다. 서모 씨(72ㆍ창원시 마산합포구)는 "시내버스를 기다리면서 정류소 의자에 앉아 있으면, 천장 부분에서 눈이 부실 정도로 강한 햇빛이 머리 위로 바로 내리쬐고 있어 숨이 막힐 지경이다. 창원시가 버스정류소를 설치할 때 특히 천장 부분은 햇빛을 차단할 수 있는 재료를 선택해야 하는 데도 투명 플라스틱을 설치한 것은 한 치 앞도 못 보는 행정"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용객들은 창원시가 지난 시절 일부 버스정류소를 설치할 때 설계ㆍ시공과 함께 천장 재료의 적정성 여부를 감안치 않고 시공사의 설계내역대로 공사를 발주하는 바람에 이 같은 불편이 초래됐다는 게 주된 불만이다. 현재 창원 시내에는 모두 1천300여 개의 버스정류소가 설치돼 있으며, 의자를 비롯해 정류소 한 곳의 설치비용은 1천여만 원 내외에 달한다.
창원시는 하루빨리 폭염이 설치는 이 시기에 천장 부분의 강화플라스틱을 다른 재료로 교체하든지 아니면 플라스틱 부분에 덮개를 씌워 햇빛을 차단시켜야 하는 작업을 시작해야만 된다. 각종 일기예보에 따르면 앞으로 더위가 해마다 계속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지금 창원시의 행정은 한 지붕 두 가족이다. 왜냐하면 칭찬해야 할 일은 칭찬해야 한다. 최근 창원시는 폭염에 대비해 그늘막 쉼터를 지난해 3곳에서 올해는 57곳으로 대폭 확충해 설치했다. 그늘막 쉼터는 도시 모습과 잘 어울리도록 접이식 파라솔형으로 변경됐으며, 유동 인구가 많은 주요 시가지 버스터미널, 교통광장, 역 주변 횡단보도 등에 세워졌다.

그늘막 쉼터는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고, 장시간 폭염에 노출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일사병 등 온열 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밖에 폭염 대책으로 BNK경남은행, NH농협은행, 새마을금고, 신협 지역 내 금융기관 213개소에 무더위쉼터 확대 지정ㆍ운영해 은행 평일 근무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무더위쉼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폭염에 대한 분야별 예방대책을 종합적으로 안내키 위해 시민안전과 재난상황실에 폭염 전용 전화까지 설치하고 야간시간, 주말, 공휴일 등 각 부서별 근무자가 없을 때도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그늘막 쉼터와 같이 무더위를 잠시 피해 가는 작은 공간이지만 주민들이 감동할 수 있는 배려가 있는 일을 계속하겠다"며 "다양한 대책을 통해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치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창원 시내의 횡단보도 앞에 햇빛 그늘막을 설치해 주민들에게 신호대기 시간 중 햇빛을 피할 수 있도록 해 주민들에게 아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경남대학교 앞의 월영오거리에는 5곳의 그늘막이 설치돼 있다. 유동인구가 하루 수만여 명에 이르고 있는 지역이어서 사람들이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다 같은 창원시 행정이지만 비교가 되는 것이다. 창원시 담당자는 타 도시에 설치한 버스정류소를 한번 가보는 것도 좋을성싶다. 시내버스 정류소의 소재 및 제작업체가 여러 곳이어서 모델도 다양하다. 둘러보면서 가장 좋은 모델을 선택해 설치제작비, 내구성, 실용성, 계절 대비한 시공 등을 연구해 새로 설치하거나 구모델을 교체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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