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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만나는 2018 창원조각비엔날레 ‘불각(不刻)의 균형’
미리 만나는 2018 창원조각비엔날레 ‘불각(不刻)의 균형’
  • 박경애 기자
  • 승인 2018.08.08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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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4일부터 41일간 13개국 69명 참가
  • 성파스님 염색반·문화두레 어처구니 등
▲ 이이남, 크로스오버, 7min 40sec LED TV, 2013

2018 창원조각비엔날레(감독 : 윤범모 동국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는 ‘불각(不刻)의 균형’으로 다음달 4일부터 10월 14일까지 국내외 13개국 작가 69명/팀, 225작품을 선보인다.

창원시가 주최하고 창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총 41일 간 창원 용지공원 (포정사, 호수공원), 성산아트홀, 창원의 집, 문신미술관 등지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다음달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실내외전시·학술행사·시민참여·부대행사가 함께 진행된다.

 지난 6일 윤범모 총감독의 2018 창원조각비엔날레 추진현황 보고에서 허성무 창원시장은 진행상항에 대한 격려와 더불어 “창원이 예술도시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게 홍보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 허성무 창원시장(왼쪽)과 2018 창원조각비엔날레의 윤범모 총감독.

올해 4회째를 맞이하는 창원조각비엔날레의 야외전시는 세계적 조각가 20명(팀)이 참여해 용지공원 포정사 주변으로 영구설치작 16점과 임시작 6점이 설치된다. 이것들은 ‘유어예(游於藝) 마당’으로 조성돼 비엔날레 기간 중 시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성산아트홀 실내전시에서는 ‘파격(破格)’이라는 부제로 36개 팀 135작품을 준비 중에 있고 현재 국내운송과 전시장 연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창원의 집·창원역사민속관에서는 세계적인 미디어 작가 웡 핑 등 10명의 영상작품이 고택과 조화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창원시립문신미술관에는 문신의 작품이 윤 감독 시각으로 새롭게 구성돼 선보일 예정이며, 김포&실비아 특별전 등 화려한 기획전이 준비돼 있다.

이번 2018 창원조각비엔날레의 개막식에는 우리나라 대표 염색축제를 이끌고 있는 성파스님의 염색반을 비롯, 이반 퍼포먼스 팀과 창원의 대표 문화예술단체인 문화두레 어처구니 등이 함께 해 축하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본지는 전시기간 중 감상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이번 호를 시작으로 2018 창원조각비엔날레 전시작품을 연재로 미리 소개하고자 한다.

 

  • 용지공원·성산아트홀·창원의 집·창원역사민속관 설치
  • 영상등 실내외展·학술세미나·시민참여·부대행사

 

△ 윔 델보예, 벨기에, 'Concrete Mixer’

벨기에 출신의 현대예술가 윔 델보예는 독창적이고 쇼킹한 프로젝트로 잘 알려진 신개념주의(neo-conceptualism) 작가다. 그는 드로잉·조각·사진 등 폭넓은 장르를 넘나들면서 독특한 소재로 실험적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에 세밀한 장식성을 부여해 전혀 다른 느낌의 작품을 탄생시킨다. 윔 델보예를 유명하게 만든 가장 파격적인 작품은 '클로아카(Cloaca)'다. 이것은 소화기관을 재현해 음식을 똥으로 바꾸어내는 시스템의 기계다. 그것을 통해 그는 예술을 포함한 그 어떤 가치를 가진 것이라도 언제든지 별 것 아닌 '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2018 창원조각비엔날레에서는 ‘Concrete Mixer’이라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울프강스틸러, 독일, ‘3Matchmen stick’

▲ 울프강스틸러, 독일, ‘3Matchmen stick’, 3D 모델링 예상도.

독일 자연주의 현대 미술 작가인 울프강스틸러는 조각·평면·설치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에서 작업하고 있는 작가다. 그는 베를린 출신으로 유럽 이외에도 2000년 초반부터 중반까지 뉴욕을 비롯해 이후 중국 베이징 등을 거쳐 2009년부터는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와 활동 중인 세계적 작가다.

이번 출품작 ‘3Matchmen stick’은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자칫 타다 만 성냥개비라고도 보여 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화형당한 사람이 떠올려지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이에게는 전쟁터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누 연상돼 지기도 하지만 또 어떤 이에게는 단슨히 성냥개비로 불장난을 하다만 흔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결국 울프강스틸러의 작품은 우리 사회의 모순적 시스템을 비판하는 이야기로까지 확대된다.

작품에서 보이는 성냥개비 형상은 두상으로도 읽혀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특정 인종의 ‘두상’으로도 가늠된다. 그래서 일부 국가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도 힘이 실린다. 이렇듯 관람자는 작가가 열어 둔 이미지의 다양한 해석을 나름 즐기면서 감상할 수 있다.

 

△ 폴칼리프, 미국, ‘Intention’

▲ 폴칼리프, 미국, ‘Intention’, 2018.

폴 칼리프는 미국 작가로 거대한 규모의 세라믹(도자기) 조각가로 유명하다. 장작가마소성으로 제작되는 그의 작품은 신석기·중세의 도자기와 안토니 카로· 리처드 세라의 강철 조각, 존 마슨과 루시 리의 도예품, 폴리네시안 나무 조각과 이사노무구치의 돌 조각에 영향을 받아 인간의 감정을 긍정적으로 탐구한다.

출품작인 ‘Intention(의도)’은 용지호수의 유어예 동산을 좌대로 삼아 작품의 높이를 지상과 비슷하게 하여 관람객들이 직접 작품을 만져보고 느껴볼 수 있게 설치될 예정이다.

 

△ 구본주, 한국, '비스킷 나눠먹기 2'
구본주 작가에게는 늘 ‘영원한 청년’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작가에게 이러한 대명사가 붙는 건 비단 조각가로 한창 주목받던 시기 당한 교통사고로 37년의 생을 마감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작품을 보면 그가 왜 ‘영원한 청년’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시대를 함께 사는 이들과 공감하며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시대정신과 사회문제에 치열하게 고민하는 작품을 쏟아냈던 작가다.

이번 전시에 출품될 구본주 작가의 브론즈·나무가 재료인 '비스킷 나눠먹기 2'만 보더라도 그의 작품성향을 여실히 읽을 수 있다.
이처럼 자신만의 ‘구상표현조각’을 구축해 ‘리얼리즘 조각’의 대표주자로 평가받고 있는 그의 작품은 1980년대 말 노동자·농민의 삶을 직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구본주, 한국, 비스킷 나눠먹기 2, 3D모델링 예상도.

 

△ 안종연, 한국, '아마란스'

▲ 안종연, 한국, 아마란스, 3D모델링 예상도.

안종연 작가는 빛을 통한 공공 조형 작품 ‘아마란스’를 통해 글로벌 창원시를 형상화한다. 이 작품은 창원시에 영구 보존돼 시민들에게 오랫동안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 이이남, 한국, '크로스오버'
디지털 기술과 동서양 고전을 접목한 ‘뉴미디어 아트’로 주목받고 있는 이이남 작가는 이번 비엔날레에서 '크로스오버'를 선보인다. 그는 화려한 디지털 이미지를 통한 이 작품에서 차용한 명화에 현실의 삶을 첨가해 새로운 생명탄생을 환상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또한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작품 속에 담아 대중과 친밀하게 소통하려는 시도를 한다. 그러면서 그 안에서 삶의 가치와 행복 등에 관해 여러 메시지로 교감하려 시도한다.

그의 작품은 ‘5분의 미학’으로도 유명하다. 이유는, 그의 작품이 관객들로 하여금 최소한 5분은 멈춰 서게 해서다. 그만큼 그의 작품은 압도적으로 ‘응시’의 아우라를 갖고 있음이다.
 
그는 벨기에, 중국, 독일, 카타르, 뉴욕, 싱가포르, 파리 등 국내외(개인전 800회 이상, 여러 그룹전)전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자신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이이남은 특히 고전회화 속 계절의 변화와 전쟁과 사회적 아이콘들, 그리고 만화 캐릭터들을 통해 현대문명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다이나믹하면서도 잔잔한 미디어 작품들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작가다.

또한 그는 2016년 부산 비엔날레에서 작가로서는 최초로 Google의 VR 틸트 브러시(Tilt Brush)기술을 접목시킨 협업 전시를 선보여 관람객에게 많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한편, 이이남은 2017년 제3회 난징 국제 아트 페스티벌에서 우수작가상과 관람자, 평론가가 뽑은 관객상을 비롯한 많은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인천국제공항, 벨기에 지브라스트라트 미술관, 국립중앙도서관, UN본부,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 중국 수닝예술관 등에도 작품이 소장되어있는 자랑스런 한국 작가다.

 

△ 김청윤, 미국, '무제1.2.3'

▲ 김청윤, 미국, '무제1.2.3'

김청윤은 ‘직선의 의미’를 탐구하는 작가다. 그의 작업노트를 보면 “어느 날 감은 나의 눈 속에 알 수 없는 형상이 만들어진다. 그 형상은 사각의 공간 속에 수직과 수평을 연결하는 여러 개의 사선들로, 때로는 덩어리로 때로는 투명한 면이 되어 알 수 없는 형상이 만들어져 움직인다”며 “그것은 직선이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그에게서 ‘직선’은 세계의 시작이고 의미이며 존재의 핵심이다.

그에게서 ‘현대 조각은 언제부터 시작하여 어떻게 변화되고 있을까’는 최대의 화두이며 최선의 예술적 자기의미화다. 그는 “눈으로만 보이는 형상이 아닌 느낄 수 있는 형상 그것은 언제나 나의 도달점이다. 직선은 강하다. 그리고 아름답다”고 자신의 예술적 화두를 강조한다.

 

△ 이환권, 한국, '영웅'

▲ 이환권, 한국, '영웅' Bronze, 2018.

이환권의 신체조각 '무제'는 실제보다 길게 늘여지거나 납작하게 짓 눌려져 있다. 그의 작품은 ‘헐리우드키드(영화의 환상에 빠져 비극적 삶을 살게 된 남자와 그를 지켜보는 한 친구의 성장과정을 그린, 1992년 안정효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작품)’로 대변되는 영상세대의 추억과 기억 없이는 생각하기가 어렵다.

작가의 이미지는 와이드스크린 전용으로 제작된 영화필름을 그 비례가 다른 신종 미디어로 재생할 때 생기는 이미지 왜곡현상을 보여준다.

작가의 왜곡은 신체 주변에 비현실적으로 제시되는 ‘비(雨))’를 통해 더 가상화된다. 그래서 그의 가상신체는 실재보다 더 흥미진진한 시뮬라크르(가상, 거짓 그림)가 된다.

이처럼 작가는 자신의 조각에서 일찍이 영화 속 세계로부터 전해 받은 영감을 통해 현실과 가상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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