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
황인국
유월도 초입, 알록 달록한
뜨락마다 수국이 핀다
주먹밥을 뭉친 듯
꽃잎 몽글몽글 색색이 보여주면
신비한 칠면조 몸처럼
온 몸을 파고 들었다
연둣빛이었다가 붉다가 푸르다
성난 꽃빛은 분명 아니다
제 몸 바꿔가며
수채화처럼 현란한 색체로
계절은 자못 화려하게 치장한다
그 꽃 곁에서
추억 하나 만들기 위해
함께 하고자 했던 여인
여름을 찍기에 바쁘다
평설
수국은 중성인 땅에서 흰 꽃, 산성토에서는 자주 꽃, 알카리성에서는 분홍이나 빨간 꽃을 피운다니 소담스럽게 핀 수국만 바라봐도 임의 채취인 양 사랑으로 다가온다. 이런 시를 두고 체험시라 말하지 않던가. <안태봉 시인>
시인 약력
ㆍ경북 상주 출생
ㆍ‘문학예술’ 신인 작가상으로 등단
ㆍ한국문인협회 회원
ㆍ부산시인협회감사 역임
ㆍ남제문학상 수상
ㆍ시를짓고듣는사람들의모임 이사
ㆍ황령문학회 이사
ㆍ한국독도문학작가협회 이사
ㆍ부산사투리사전 편찬위원
ㆍ시집 ‘엄마의 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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