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3:21 (토)
숲으로 간 돈키호테
숲으로 간 돈키호테
  • 경남매일
  • 승인 2018.08.0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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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인간극장(2018년 7/30~8/3)
▲ 숲으로 간 돈키호테

울창한 나뭇잎 사이로 눈부신 햇살이 스미고 밤이 되면 반딧불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 강원도 홍천의 깊은 산골, 그 숲에는 돈키호테가 산다.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를 질끈 묶은 다큐멘터리 감독, 최기순(56) 씨다. 시베리아에서 야생 호랑이를 찍은 뒤 자연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기순 씨.

어린 자작나무를 심고 양지에 이끼를 기르며 그는 이곳에 낙원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돈키호테를 도와 숲을 가꾸는 그의 가족들. 팔순의 나이에도 포크레인을 운전하는 아버지 최종화(80) 씨, 식구들의 끼니를 책임지는 어머니 박순옥(79) 씨, 그리고 ‘산초’ 역할을 든든히 해내고 있는 조카 이혜지(24) 씨까지.

더할 나위 없는 낙원을 꾸리면서도 기순 씨는 언젠가 조카에게 숲을 맡기고 다시 맹수를 찍으러 시베리아에 떠날 날을 꿈꾼다. 한옥과 가야금을 사랑하는 미국인 아내, 안나 스베라 씨는 기순 씨와 부부의 연을 맺은 지 8년 째. 지금은 주말 부부로 지내고 있다. 대가야의 악사 ‘우륵’에게 빠져 그의 고향인 충주에 자리를 잡은 그녀는 꿈속에서 만난 기순 씨를 운명의 짝이라 믿는데. 그러나 주중이면 홍천에서 숲을 가꾸며 두 집 살림, 겨울이면 맹수를 찍으러 시베리아로 떠나버리는 남편이 못마땅하기만 하다. 아내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으로 돌아서는 기순 씨.

그리고 그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또 한 사람. 독일에서 지내던 기순 씨의 딸, 안젤라(18)가 한국으로 들어왔다. 3년 만의 애틋한 부녀 상봉. 전처와 헤어지고 딸과 떨어져 지낸 지가 오래 되었다. 야생 다큐멘터리에 빠져 달려온 지난날들, 돌이켜보니 참 무정한 아빠였다. 그를 원망하지 않는 딸, 어느새 부쩍 자라서 아빠 곁으로 왔다. 떨어져 보낸 시간만큼 벌어진 부녀 사이는 회복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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