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청 언론 재갈 물리기 중단하라
경남교육청 언론 재갈 물리기 중단하라
  • 경남매일
  • 승인 2018.07.3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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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 편집국 부국장ㆍ정경부장
▲ 한용 편집국 부국장ㆍ정경부장

‘재갈’은 말을 부리기 위해 아가리에 가로 물리는 막대다. 보통은 쇠로 만든다. 양 끝에는 굴레가 달려 있어 여기에 고삐를 맨다. 사람이 말을 길들이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도구인 ‘재갈’은 여러 마구들 중에서 가장 먼저 개발됐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가 아니던가.


소리를 내거나 말을 하지 못하도록 사람의 입에 물리는 물건도 ‘재갈’이라 한다. “고등계 형사는 그의 손을 뒤로 묶고 입에는 ‘재갈’을 채웠다. 그는 무척이나 괴로워했다. 형사는 오히려 그의 고통을 즐기듯 입꼬리를 치켜들며 묘하게 웃었다.” 말을 길들이기 위해 쓰는 재갈을 사람에게 채우고 고통을 주는 드라마의 한 장면이다.


어떤 권력이 언론을 속박할 때, 어떤 거대 조직이 언론을 길들이려 할 때 우리는 ‘언론에 재갈을 물린다’는 표현을 쓴다. 과거 군사독재정권은 보도지침이란 재갈을 물려놓고 ‘당근과 채찍’을 수단 삼아 언론을 길들였다. 당시 이에 항거한 수많은 선배 언론인들은 감옥에 가거나 백수가 됐다. 반복돼서는 안 될 흑역사인 것이다.


그런데 21세기 대한민국 경남에서, 교육정책을 운영하는 최고 기관에서, 군부독재 시절에나 있을법한 언론통제 행태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본지는 최근 “경남교육청 예산 운영 ‘빵점’”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경남도가 세출예산안으로 444억 원을 편성했는데도, 경남도교육청이 세입예산안에 반영치 않았기 때문에 해당 예산을 차기 추경 때까지 집행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실제 경남도는 도교육청으로 전출할 지방교육세 444억 1천896만 원을 1회 추경 예산안에 편성, 지난 12일 도의회에 제출했다. 이는 본예산에서 재원 부족 등 때문에 지방교육세를 세출예산으로 잡지 못했던데 따른 조치다. 절차대로라면 도가 잡은 추경 예산안은 도교육청의 세입예산으로 반영했어야 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도청이 추경 예산안을 편성하기 전인 지난 2일 이 돈을 세입으로 잡지 않고 추경 예산안을 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하는 해프닝을 벌인 것이다. 한마디로 도청은 444억 원의 돈을 주겠다는데 받을 기관은 없는 셈이 됐다. 해당 예산이 사실상 공중에 떠버리는 상황이 벌어진 꼴이 된 것이다.


문제를 인식한 도와 교육청이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도교육청이 세입예산으로 444억 원을 뒤늦게 반영한다고 하더라도 임박한 도의회 임시회 일정(지난 18∼27일) 등을 고려하면 세출예산을 처음부터 일일이 손대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결국, 도와 도교육청은 444억 원을 도교육청 세입예산으로 잡되 해당 예산 모두를 도교육청의 재난복구 예비 비로 편성하는 방법으로 예산안을 수정, 통과시켰다. 결론적으로 재난복구 용도로 지정된 이 돈은 사실상 다음 추경 예산안을 처리할 때까지는 집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도교육청의 예산편성 행정력 부재를 천하에 드러낸 꼴이 되고 만 것이다.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다. 언론의 존재 이유는 비판에 있다. 비판하지 못하는 언론은 죽은 언론이다. 언론은 권력을 견제하는 한편, 사회의 잘못된 점은 지적하고 비판해야 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언론의 역할이자 사명이다. 우리는 사명을 다했다. 그러나 경남도교육청의 대응은 가관이다. 과거 군부독재 시절에도 행하지 않았던 무소불위의 언론관으로 그들은 스스로 눈과 귀를 막아버리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교육수장의 눈 귀를 막기 위한 몸부림으로도 보이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도교육청 간부공무원은 교육청을 비롯, 산하 18개 전 교육지원청의 신문절독을 통고해 왔다. 눈과 귀를 막겠다는 심산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고 있다. 하늘은 손바닥으로 가려지는 게 아니다. 


뿐만 아니다. 본지는 해마다 수능을 치른 고3 수험생을 위로하는 이벤트 행사인 ‘경남청소년 나라사랑 토크콘서트(꿈&톡)’을 주최ㆍ주관해 왔다. 이를 후원하는 경남도교육청은 행사비 예산을 지원했다.


행사는 교육감과 대학교수, 사회 활동가와 학생 대표 등이 패널로 출연해 나라 사랑과 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함께 자리한 1천500여 명의 고3 수험생들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2부 이벤트는 초청된 아이돌 가수들이 수험생들과 호흡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단방에 날려 버리는 시간을 갖는다. 이 행사는 해마다 경남지역 고3 수험생들의 호응을 얻어왔다. 도교육청 간부공무원은 행사지원 중단을 통고해 왔다. 당근을 뺏으려는 심보다. 이런 일련의 사안이 오늘날 경남도교육청의 언론을 다루는 현주소다.


그래서 이른다. 과거로 돌아가는 경남도교육청의 대 언론관. 시정하라. 언론 재갈 물리기. 반성하라. 교육수장의 눈과 귀를 막으려는 간부공무원. 회개하라. 언론이 언론 본연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제발 좀 훼방이나 하지 말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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