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9:00 (금)
경주마들 여름나기 역시 ‘물’
경주마들 여름나기 역시 ‘물’
  • 박경애 기자
  • 승인 2018.07.30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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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런파크, 경주마들 “팩도 하고 미스트도 뿌려요”
  • 경주마들도 여름 두렵기는 마찬가지
  • 수영하며 훈련량보충·심폐지구력향상

 

▲ 경주 후 샤워하고 있는 말의 모습.

 

연일 폭염이 그 위세를 떨치며 무더위가 이어지는 요즘 한 마리에 2~3천만 원을 호가하는 경주마들도 여름이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육상 선수인 경주마들은 여름에도 열리는 경마 경기에 출전을 해야 하므로 훈련과 경주로 인한 더위에 맞닥뜨려야 한다. 또한 동물 중 높은 지능을 가진 예민한 말의 특성상 온도변화에 민감해 무더운 여름이 되면 배탈까지 나는 등 고생한다.

시속 60km 전속력으로 달리는 실전경주에 나서거나 그에 버금가는 강도만큼의 훈련 뒤 경주마들은 많게는 20kg 이상 체중이 빠진다. 미뤄봤을 때 얼마나 체력소모가 많은 지 짐작이 된다. 이처럼 경주마들에게도 여름은 만만치 않다.

이러한 경주마들의 여름나기를 위해 현재 렛츠런파크에서는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여름이 되면 사람들은 바다로 계곡으로, 혹은 워터파크로 떠나듯 경주마들에게도 더위를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역시 ‘물’이다.

이에 말들이 경주를 마치거나 훈련을 종료하고 마방으로 돌아오면 관리사는 시원한 찬물로 경주마에게 전신샤워를 시킨다. 이렇게 해서 경주마의 체온을 낮추기도 하고 안장 밑으로 맺힌 땀들을 깨끗하게 씻어 내준다.

 

 

▲ 부경 렛츠런파크 말 전용 수영장에서 경주마들은 수영을하며 여름을 난다.

 

또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렛츠런파크 부경에는 말 전용 수영장이 있다. 이곳에서 경주마들은 수영을 하며 여름을 난다. 하지만 사람들처럼 수영이 그저 체온을 낮추기 위한 용도만은 아니다.

사람들의 물놀이장소는 휴식의 장소지만, 경주마 전용 수영장은 체력훈련도 함께 하는 공간이다. 이 때문에 경주마들의 수영장에선 연신 뿜어대는 경주마들의 거친 숨소리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말들이 수심 3M가 넘는 수영장을 한 바퀴 돌면 1,400M 경주로를 전력 질주하는 것과 같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따라서 경주마들의 수영장 코스는 더위를 피하기 방법이면서도 체력훈련이다.

또 수영훈련의 주된 이유는 경주마의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경주마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능력인 심폐지구력을 향상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한여름에도 훈련을 게을리 할 수 없기 때문에 경주마에게 무리가 될 수 있는 경주로 훈련의 양은 다소 줄이고 대신 수영훈련으로 부족한 훈련량을 보충하는 것이다.

 

 

 

  • 다리 열 식히기 위한 석고팩·황토팩 등
  • 얼음 마사지에 첨단 장비…‘미스트’까지 
  • 관리 조교 기호 따라 얼음부츠도 신겨

 

경주마는 체구에 비해 발목이 가늘어 더운 여름 무리하게 달릴 경우 얇은 발목부위에 정상 범위 이상의 열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발생된 열은 경주마에게는 치명적 다리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더운 여름날 경주마들의 모든 훈련을 수영으로만 대체할 수 없기에 격렬한 훈련을 마친 경주마들에게 다리 부위 열을 식히기 위한 석고팩·황토팩 등도 실시된다. 경주마에게 사용되는 팩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팩 내용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말들의 사용범위·빈도가 다르기에 작은 용기 대신 대형용기에 담겨져 있다.

경주마들의 다리를 보호키 위해 팩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팩을 사용하기에 앞서 다리에 오른 큰 열을 잡기 위해서는 얼음마사지가 선행된다. 얼음마사지는 다양한 방법으로 실행되는데, 특수하게 제작된 얼음부츠를 사용하거나 얼음이 담긴 수통에 다리를 통째로 넣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방법의 차이는 경주마를 관리하는 조교사들의 기호에 따라 달라진다.

▲ 경주마들이 살고 있는 마방에 '미세물분사기'로 물을 뿌리고 있는 모습.

경주마 더위를 돕기 위해서는 첨단 장비까지 동원되는데 최근에 설치된 것이 바로 ‘미세 물 분사기’ 이다. 여성들이 건조한 피부를 촉촉하게 하기 위해 미스트를 뿌리는 점에서 착안한 장치다. 경주마가 머무는 마방 내에 미세 물 입자를 뿌려 대기에 열기를 포집·제거하여 경주마에게 안락한 마사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에서 4억 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도입했다. 고온건조한 마방 내에 미세 물분사기에 의한 물이 뿌려지면 온도를 낮추는 효과는 물론 깔짚에서 나오는 먼지 제거 효과까지 있다. 동시에이 때문에 경주마 케어 관리사들이 더 좋아한다는 후문이다.

 

 

 

  • 경주마 보양식, 미네랄 등 각종영양제
  • 신진대사돕는 홍삼·인삼가루·발아보리

 

경주마들은 여느 스포츠스타들 못지않게 보양식을 챙겨 먹는다. 예전 경마 팬들 사이에서 조교사와 마주들이 경주마 체력보충을 위해 지네·뱀 등 특별 보양식을 먹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사례를 찾기 힘들다.

 

▲ 여름철 많은 땀을 흘린 경주마에게 사료에 미네랄을 별도로 첨가해준다.

 

최근 경주마 사료는 워낙 좋은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그래서 여름철 많은 땀을 많이 흘린 경주마에게는 미네랄을 사료에 별도로 첨가해준다. 또한 각종 비타민제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도록 해 경주마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돕는다. 여기에 홍삼이나 인삼가루, 발아된 보리 등도 여름철 주로 활용되는 경주마의 보양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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