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17:42 (화)
배움 계속하는 사람 늙지 않는다
배움 계속하는 사람 늙지 않는다
  • 신화남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 승인 2018.07.2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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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남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 신화남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장밋빛 뺨, 붉은 입술, 나긋나긋한 자태가 아니라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정열을 가리킨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에서 뿜어 나오는 신선한 정신,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말한다. 때로는 스무 살의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사람이 늙는 것은 아니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 것이다….’ 

미국의 5성 장군 더글러스 맥아더 원수는 자신의 집무실에 사무엘 울만(Samuel Ulman)의 ‘청춘’이란 산문시를 붙여놓고 종종 애송했다고 한다. 사무엘 울만이 78세에 썼다는 ‘청춘’은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에 널리 회자(膾炙)되고 있는 명시이다.

옛 선현들은 인간의 5복(五福)을 말할 때 첫째가 장수(長壽)요, 둘째가 부(富), 셋째가 강녕(康寧)이며 넷째는 유호덕(攸好德), 다섯째가 고종명(考終命)이라고 했다. 누구나 부유하고 건강하게 이웃이나 타인을 위해 보람 있는 삶을 살다가 객지가 아닌 자기 집에서 사랑하는 자녀와 손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히 인생을 마치기를 바란다. 이러한 오복 중에 첫째가 장수복이라 했는데 이는 예나 지금이나 모든 사람들의 소망일 것이다. 물론 부(富)와 건강(健康)이 빠진 장수라면 이는 재앙이다. 그러나 부유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모든 인간의 꿈이다. 어느 리서치 기관에서 장수하는 전문 직종을 조사했는데 1위는 학자가 차지했다. 2위는 종교인, 3위는 정치인으로 나타났으며 4위는 예술인, 5위는 의사로 집계됐다. 중요한 것은 1위부터 5위까지의 직종은 육체적 노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정신적 노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운동선수들이 제일 장수 할 것 같지만 오히려 운동과는 거리가 있는 학자가 가장 장수한다는 것은 다소 의외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어떻게 육체적 노동을 하는 사람보다 정신적 노동을 하는 사람이 오래 사는 것일까?

항상 무엇인가 골똘하게 생각하고 연구하는 사람은 뇌가 늙지 않는다. 뇌는 모든 육체를 움직이는 사령탑이다. 그래서 정신이 나간 사람은 제아무리 건강한 육체를 가지고 있다 한들 온전한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꼭 유명한 학자가 아니더라도 언제나 배움의 자세로 사는 사람은 겸손하고 건강하다. 건강한 육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과 식이요법, 그리고 절제 등 갖춰야 할 요건이 많다. 하지만 인간이 배움을 게을리하고 두뇌 훈련을 멈춰 버린다면 결코 건강하게 장수할 수는 없다. 운동은 건강을 위해서 하는 것이며 결국은 일을 잘하기 위해서이다. 학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를 한다. 돈이나 명예, 그리고 정욕보다 그저 공부하는 것이 즐겁고 기쁘니 스트레스도 덜 받아 장수하는 게 아닐까? 100세가 가까운 석학(碩學)에게 건강의 비결을 물었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이를 닦고 물 두 컵을 마십니다. 그리고 방송을 들으며 두 시간 정도 외국어를 공부합니다. 공부 틈틈이 20~30분 정도 관절 부위를 진동시키고 회전하는 운동을 하며 규칙적으로 산책도 하고 독서를 합니다.”

우리는 배움을 멈추지 않는 것이야말로 건강과 장수의 비결임을 알 수 있다. 직장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정년퇴직을 하고 나면 갑자기 늙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몸은 훨씬 편해졌으나 정신적 노동을 하지 않으니 두뇌가 늙어버리는 것이다. 끊임없는 탐구정신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매일매일 신선한 생각을 가질 때 인간의 뇌는 더욱 건강해진다. 칼이든 두뇌든 계속 쓰면 빛나고 쓰지 않으면 녹이 슬고 퇴화되는 것이다.

우리 한국인의 연간 평균 주량은 소주가 94병에 맥주가 97병이나 되는데 비해 책은 2권 정도를 읽는다고 한다. 그것도 읽는 사람이 읽지, 1년에 한 권도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34.7%나 된다고 한다. 건강한 노년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서는 독서만큼 좋은 정신적 운동은 없다. 독서는 우리에게 지식과 재미와 품위를 갖게 한다. 시력이 좋지 않아 긴 시간 책을 보지 못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배움에 접할 수 있다. 평생교육이란 말이 회자된 지는 오래다. 대학의 평생교육원을 비롯해 복지회관과 관공서에서는 노인들을 위한 수많은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실시하고 있다. 배움이란 무엇인가? 내가 알지 못하던 새로운 것을 보고 듣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배우는 사람은 나날이 새로워지는 사람이다. 우리의 정신세계가 배움을 통해 나날이 새로워지는데 어찌 건강하고 즐거운 노년이 되지 않겠는가! 언제나 호기심 어린 마음의 눈을 반짝이며 탐구하는 배움의 자세가 노년을 신선하고 풍성하게 하는 법이다. 공자는 일찍이 ‘평생도록 배우는 것에 게을리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가?

“칠십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숙제할 게 쌓여서 못 간다고 전해라./ 팔십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읽을 책이 많아서 못 간다고 전해라./ 구십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공부할 게 남아서 못 간다고 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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