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21:56 (목)
생명과 맞바꾼 영혼들이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
생명과 맞바꾼 영혼들이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
  • 전종성 양산소방서장
  • 승인 2018.07.2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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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종성 양산소방서장

‘인간은 망각하는 동물이다’라고 니체가 인간의 본성을 표현하듯 망각이라는 것이 단순히 이성적인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닌, 살아가는 데 있어서 우리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부분적인 필요요소이기도 하다. 즉, 우리의 감성을 자극해 발생되는 슬픔이나 비통한 심정을 망각 없이 지속적으로 온전하게 가지고 산다면 우리의 삶은 막막함 그 자체일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우리들이 망각할 수도, 망각돼서는 안 되는 수많은 일들이 있다. 그중의 하나는 바로 경기 의정부, 남양주 등 계속되는 주택화재로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됨에 따라 우리 가정의 보금자리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사례들은 미래의 안전을 생명과 맞바꾼 영혼들과 그 가족들에게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안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가슴 아픈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들이 우리에게 던져 준 미래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메시지는 어떤 것들일까 우리 스스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안전한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는 첫걸음인 주택에 기초소방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주택은 난방 및 취사 연료의 형태가 전기와 가스, 유류 등을 취급하는 주거공간으로 언제 어디서나 화재위험으로부터 노출돼 있어 화재 발생 잠재요소가 가장 많이 상존하고 있다.

특히 도시형 생활주택과 소방차량 진입이 어려운 주택의 경우 화재로부터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얼마나 신속히 초기 대응을 하느냐가 자신의 안전한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즉, 화재를 인지하고 119신고 후 소방차량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는 최소 5∼10분 이상 소요되는데, 이때 초기진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인명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화력을 진압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진화를 위한 소화기와 화재 사실을 알려주는 주택화재 경보기는 우리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아주 중요하고 소중한 선물인 것이다.

최근 5년간 경남의 화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주택화재가 전체화재 대비 20.8%로 나타났지만 인명피해(사망자)는 59.6%의 압도적인 통계수치로 주택화재 발생에 따른 예방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양산소방서는 최근 3년간 화재 사실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했다면 연소가 확대돼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험한 상황으로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로 인해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었던 사례가 7건이 있다. 이에 양산소방서는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기초소방시설을 구입할 수 있도록 대형판매시설 등에 판매코너 조성을 홍보하고 원스톱 주민지원센터 등을 운영함으로써 시민들이 보다 안전한 주거 환경 속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누구나 대형마트 등에서 손쉽게 기초소방시설을 구입할 수 있게 됐고 기념일에는 직장동료, 이웃, 친구, 부모님들에게 기초소방시설을 선물하는 문화를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닥칠 미래의 시간들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우리 환경이 언제 어디서나 화재로 인해 소중한 우리 가족과 자신의 목숨마저 앗아갈 수 있는 무서운 존재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은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슬픔이고 운명이다.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슬픔과 운명이 현재의 시점에서 이러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를 안전한 사회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상대방이 얼마나 자신을 생각하는지,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선물이 바로 ‘소화기와 주택화재 경보기’라는 안전의식이 과거의 안타까운 참사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는, 미래의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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