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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난민 문제 해법은
제주도 난민 문제 해법은
  • 서울 이대형 기자
  • 승인 2018.07.24 2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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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형 서울취재본부 정치부장

   지난달 제주도에 예멘 난민 500명이 대거 입국하면서 논란이 됐던 난민 문제가 사회문제로 크게 점화되고 국민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난민 문제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고 세계 각국의 국제적인 문제이다. 난민법의 허점을 이용해서 불법 취업을 이어 가려는 가짜 난민들로 인해 사법력이 낭비되는 일을 막아야 하고, 이를 악용하는 난민 브로커들도 발붙이지 못하게 근원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겠지만 박해받는 진짜 난민에게는 구원의 손길을 보내야 한다.

 과거 우리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고, 앞으로 우리도 어려워질 수도 있다. 우리가 다시 어려워지는 최악의 상황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국조 단군의 홍익인간 이념을 실천해 인류애로 받아들이는 더 넓고 따뜻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과거 일제에 나라를 강탈당하고 조국을 떠나 북만주에서, 연해주에서, 세계 각국에 흩어져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우리의 독립선열들은 난민이었다.

지금도 국민들이 가장 많이 존경하는 상해임시정부를 이끌었던 백범 김구 선생, 침략의 원흉 이등박문을 하얼빈역에서 척살한 민족의 영웅 안중근 의사, 청산리 독립전쟁 승리의 항일 명장 백야 김좌진 장군, 상해 홍구공원에서 일본 천장절 행사에 폭탄 투척으로 8억 중국 인구도 못했던 거사를 이룬 윤봉길 의사 등을 비롯한 수많은 항일 독립선열들도 난민이었다.

 하와이, 멕시코, 미주 지역의 오렌지 농장, 선인장 농장, 광산 등지에서 일하며 1달러, 2달러씩 모아 임시정부에 독립운동 자금으로 보냈던 초기 한인 이주 노동자들도 모두 난민이었다.

 우리는 이렇게 타국에서 수십 년간 고단하고 지난한 난민 생활을 견디며 독립운동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독립선열들의 거룩하고 숭고한 희생, 헌신으로 광복을 맞았고 오늘날 세계 8위의 경제 강국으로 도약하며 단군 이래 최고로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 반대로 난민들의 제주도 입국 사실이 보도되자 예멘 난민을 추방하자는 요구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왔고, 이 과정에서 난민들을 반대하는 시위도 일어났다.

 예멘 난민들의 입국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난민 문제를 악용해 사회문제가 일어난 선례가 많았고 이들 중에는 불법 취업을 목적으로 한 이들도 없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하기도 한다. 이러한 연유로 난민들을 강제로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가 이미 난민 협약을 포함한 여러 인권 조약에 가입해 있고, 우리 민족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살았던 아픈 역사도 있기에 난민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현재 유엔 난민협약에 따르면, 난민들이 살고 있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거나 중범죄를 저질러 유죄판결을 받아 지역사회에 위험을 초래하는 경우가 아니면 강제송환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따라서 제주도에 합법적인 입국 절차를 밟은 예멘인들을 강제 추방하는 것은 유엔 난민협약에 어긋나는 일이다.

 갈수록 증가하는 외국인 이민자 범죄문제, 불법 입국 문제 등으로 외국인 이민자에 대한 시선이 따뜻하지만은 않다. 특히 유럽에서 이슬람 난민을 대거 받아들여 발생한 부작용들이 알려지며 자국민 이익과 안전에 더 촉각을 세워야 한다는 여론도 무시할 수는 없다.

 난민 유입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간과해서는 안 되지만 이슬람권 난민이라는 이유로 우려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은 인종차별적인 시각일 수 있다. 국제기준에도 나온 원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며 난민 문제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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