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 명예도로명, 사람 중심 도시 첫발
양산시 명예도로명, 사람 중심 도시 첫발
  • 김중걸 기자
  • 승인 2018.07.22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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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중걸 기자

   양산에서 처음으로 사람 이름을 딴 명예도로명이 탄생했다. 이제 길에서도 사람 이름을 꽃이나 돌, 그리고 사람 이름을 만날 수 있는 정말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길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양산에는 사람 이름은 아니나 비슷한 길이 있다. ‘삼장수 길’로 삼장수는 이징석, 징옥, 징규로 알려진 조선시대 삼 형제 장수를 칭한 도로명이다.

 ‘삼장수 길’은 양산시 하북면 삼수리에 있다. 이 길에서 삼장수는 태어나고 자라 삼 형제 모두 장군으로 선정한 의미 있는 길이다. 역사성을 가진 삼장수 길과 함께 도예가인 사기장 고 신정희 선생의 이름이 명예도로명으로 탄생했다. 양산시는 신 선생이 32년간 그릇을 빚어내던 가마터와 집이 있던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의 평산마을 길 1.3㎞를 이달 초 ‘신정희 길’로 명명했다.

 사람 이름이 길에 처음으로 등장하면서 지역에서는 독립운동가 등 귀감이 되는 인물의 재조명과 부각에 관심을 갖는 등 나비효과 움직임이 있다. 양산에는 역사적 인물이 많다. 우리 세대에 잘 알려지지 않은 훌륭한 인물들이 있다.

 상해임시정부에서 재무차장(현 기획재정부장관)을 역임한 아름다운 청년 윤현진 선생과 스님으로 독립운동을 한 구하스님 등 많은 우국지사가 있다. 이제 한 분 한 분 재조명해 그들의 우국충정을 되살리고 그분들이 걸어온 길을 영예롭게 해야 한다.

 길은 소통이자 나아감이다. 길에서 만난 위인이야말로 내 삶의 귀감이 되고 길잡이가 된다. 자칫 우상화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검증된 인물로 역사적 교훈을 일깨워야 한다. 이미 고인이 된 그분들에게는 그분들의 업적을 높이 사는 일이 늦은 감이 있다.

 이번 ‘신정희 길’ 명명의 계기로 지역사회에서는 더욱 활발하게 위인과 사람 냄새나는 인물 찾기에 나서야 한다. 굳이 도로명이 아니더라도 역사적으로 우러러보고 본받아야 할 분이라면 반드시 재조명해야 한다.

 앞서간 사람들로부터 우리는 역사를 배우고 교훈을 얻어야 한다. 또 앞으로 나아감에 있어 이정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고 신정희 선생은 지난 1930년 사천에서 태어났지만 32년 동안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에서 가마터를 잡고 그릇 빚기에 일생을 바쳐왔다. 선생이 재현한 조선사발은 임진왜란 이후 맥이 끊겼다고 여겼던 일본인들에게는 축복이었다.

 일본 황실은 물론 지도층에서 선생의 그릇을 얻기 위해 평산마을길을 부지런히 오갔다.

 당시 비포장 시골길이었던 이 길을 오가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렇듯 우리가 잘 모르는 도자기에도 사람의 향기가 서려 있다.

 임진왜란은 도자기 전쟁이라고도 불린다. 조선의 그릇에 열광한 일본인들은 전쟁을 일으키면서까지 조선의 그릇을 갖기를 염원했다.

 사랑하는 그릇을 놓고 자신이 일평생 만지던 흙으로 돌아간 신 선생을 우리는 이제 ‘신정희 길’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평소 신 선생은 그릇을 굽기 전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기 위해 1.3㎞ 남짓한 평산마을길 산책을 즐겨 했다고 한다. 또 면 소재인 신평마을 입구 주점에서 막걸리 한잔을 걸치고 돌아오는 평산마을길에서 구수한 노래를 부르며 창작의 고통과 외로움을 이겨냈다고 한다. 선생의 그릇 굽기 역사가 서려 있는 신정희 길은 그냥 길이 아니라 작가 창작의 산실로 작품세계가 담겨 있는 의미 있는 길이다.

 양산시도 이름만 지은 것에 안주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이름을 활용한 관광상품화 개발에 힘을 써야 한다.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도자기 마을답게 도자기를 엿볼 수 있는 상징물이나 선생이 걸어온 조선사발 지킴이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안내판 설치도 하나일 것이다.

 이제 양산은 ‘신정희 길’을 시작으로 사람이 중심인 도시로 새롭게 탄생해야 한다.

 양산이 언제부터 인가 공업도시로 급성장하면서 통도사 등을 중심으로 한 문화와 관광도시가 퇴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제라도 역사와 문화도시로 재도약해야 한다.

 신정희 길 명명과 함께 최근 통도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양산시가 세계인들의 관심이 대상이 됐다. 양산시가 역사 문화관광에 대한 정책으로의 발돋움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양산시의 대표적 축제인 ‘양산삽량문화축전’의 이름 속에도 분명하게 역사와 문화, 놀이의 의미가 함축돼 있다. 이제 그 의미를 살리는 것이 시대의 소명이자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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