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음산 터널’ 정쟁 대상 아니다
‘비음산 터널’ 정쟁 대상 아니다
  • 한용 편집국 부국장ㆍ정경부장
  • 승인 2018.07.22 19: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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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용 기자

  ‘이기주의’는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주장이다. ‘지역이기주의’란 말도 있다. 어떤 시설이 가지는 영향에 따라 특정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이나 환경권, 재산상의 가치 등 관계에서 이익을 우선하는 주장이다.

‘집단이기주의’란 말과 같이 쓸데도 있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지역에 불편한 것은 기를 쓰고 반대한다. 또 이롭다 싶으면 찬성한다. 우리는 전자의 현상을 님비(NIMBY)라 하고, 후자는 핌피(PIMFY)라 한다.

님비와 핌피현상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과거 핌피가 어떤 이유로 님비가 되는가 하면, 님비가 핌피로 바뀔 때도 있다.

같은 지역에 사는 주민들끼리도 어떤 시설을 놓고 님비와 핌피로 나뉘는 경향도 있다. 제주 해군기지 설립을 놓고 강정마을 주민 간 갈등이 그랬다.

 최근 정치권이 이 같은 현상에 편승해 정치 쟁점화를 꾀하고 있다. 정치 이기주의, 즉 정치적 님비현상을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그 현상의 중심에 ‘비음산 터널’이 있다. 이 사업은 2천48억 원의 민간자본을 들여 창원시 사파동에서 김해시 진례면까지 길이 7.8㎞에 폭 20m의 4차선 도로를 내는 사업이다. 도로의 일부 구간은 터널을 뚫는다.

애초 이 사업은 지난 2010년 대우건설이 제안하면서 수면위로 부상했다. 그러나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한국당 소속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당시 민주당 김맹곤 김해시장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 않았다. 경남도의 무심함에 사업이 진척될 리 없었다. 한국당 안상수 전 창원시장의 반대는 더욱 노골적이다. 인구유출 문제를 들고나온 것이다.

홍준표 전 지사와 각을 세우고 있었던 안상수 전 창원시장은 통합 창원시를 광역시로 승격시키려 했다. 경남도에서 독립(?)한 창원광역시. 그의 포부였다. 그는 터널이 생기면 창원시 인구가 김해시로 유출된다고 판단했다. 이는 광역시로 가는 걸림돌이다.

하지만 인구유출을 막기 위한 터널개설 반대는 명분이 약했다. 그래서 내놓은 반대 논리가 ‘차량통행 증가에 따른 기존도로 체증과 미세먼지 발생’을 내세웠다.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긴 발상이다. 지도자의 위험한 님비. 대원군의 쇄국정책과도 다를 바 없는 실책이 21세기 창원시장에게서 나온 것이다.

 김해시는 지난 2016년 밀양시, 양산시와 함께 이 사업개설을 공동 건의했다. 창원터널에 집중돼 있는 교통난을 해소하고, 인구 100만 명에 가까운 동부 경남권 도민과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이들 3개 시 수장은 판단했던 것이다.

이미 경남발전연구원 용역 결과에서도 비음산 터널의 비용ㆍ편익비율(B/C)은 1.84로 매우 높게 나왔다. 광역도로 정비 1순위로도 선정했다. 그만큼 비음산 터널 개설은 동부 경남권 도민의 숙원사업인 것이다.

비음산 터널이 건설되면 창원과 김해, 양산, 밀양과의 접근성이 높아진다. 내년을 기준으로 연간 차량운행비 67억 원과 시간 단축비용 138억 원이 절감된다는 분석은 오래전에 나온 얘기다. 실제 창원시민이 남해고속도로로 진입하는 시간은 현재 30분에서 10분으로 줄어든다.

연간 차량운행비 67억 원 절감이란 그 돈 만큼 차량 연료를 때면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아예 배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실정이 이런데도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은 지난 19일 논평을 내고 “비음산 터널은 창원과 김해가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해만을 위한 잔치가 아니라 창원시와 시민들의 바람도 충족할 수 있는 모두의 잔치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한국당은 “창원시정연구원이 진행하고 있는 연구용역 과정에 경제성과 타당성 분석과 함께 창원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논리도 친절하게 덧붙였다. 원론적으로 접근하면 자유한국당의 논평은 나무랄 때가 없다.

문장 그대로 해석했을 때 그렇다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당은 간과하는 게 있다. 비음산 터널은 도민의 숙원사업이지 한국당 경남도당과 신임 김경수 지사 간 정쟁 대상이 아니다.

 한국당은 간과하는 게 또 있다. 비음산 터널은 단순히 김해와 창원시민 간 지역이기주의 적인 님비현상의 산물이 아니다. 도민의 숙원사업이자 경남 동부권 물류의 동맥인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미세먼지 발생을 저감시키는 효자인 점도 인정해야 한다.

정쟁의 대상이 아니라 반드시 이행해야 할 1순위 광역도로 정비사업 대상이란 점은 더욱 새겨야 할 부분이다. 그래서 이르는 말이다. 이번 한국당 경남도당 논평이 제1 야당으로서 순수한 도정 견제 방편이라면 존중한다.

그러나 일말이라도 반대를 위한 반대이거나, 도민의 숙원사업을 이슈화해서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키기 위한 취지라면 위험하다. 정치는 편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편을 만드는 것이다. 정치권은 도민의 편을 가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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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길 2018-10-19 08:29:30
기자님의 사심없는 중립적인 견해에 찬사를 보냅니다
지역이기주의와 지자제의 폐해의 한단면인 이 사안을 지역이기주의로 반대만하고있는
분들은 창원산단으로 납품가는 수많은중소기업물류비상승및 정체로인한 인력손실삶의질
저하 차량유해가스발생 등 국가경쟁력제고차원에서 큰틀에서 바라보고 의견제시하심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