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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오블리주’로 김해 달구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김해 달구다
  • 박경애 기자
  • 승인 2018.07.16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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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김해중소·벤처기업협회, 다문화 5쌍 무료합동결혼식
  • 실사구시·제세안민·윤리적 기업경영
  • 웨사모…전자제품에서 신혼여행까지

 

▲ 제 4회 다문화가정 무료합동결혼식이 15일 김해휴앤락 내 메르시앙웨딩홀에서 (사)김해중소·벤처기업회(회장 한상중 (주)다원테크) 주관으로 열렸다.

 

‘제4회 다문화가정 무료합동결혼식’이 지난 15일 김해 휴앤락 내 메르시앙웨딩홀에서 (사)김해중소·벤처기업협회(회장 한상중(주)다원테크) 주관으로 열렸다.

예식의 주인공은 김기수·똥띠민프엉(베트남), 김양수·팜휘리(베트남), 양쏘우쥔(중국)·박주연, 양기원·누엔티타인(베트남), 손철석·판티투이레우(베트남) 등 다문화 다섯 가정이다.

(사)김해중소·벤처기업협회는 웨사모(웨딩을 사랑하는 모임)와 힘을 합쳐 그간 경제적 어려움과 개인 사정으로 혼례를 치르지 못한 5쌍의 사실혼 다문화 가정을 선정해 결혼식부터 신혼여행에 이르기까지 관련비용 일체를 지원했다.

170여 개로 협력된 (사)김해중소·벤처기업협회는 지역의 기업경영과 경영 문제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해 첨단 중견 기업 김해 기업설립을 목표하는 단체다. 이 협회는 수지 전문 업체인 대진(우레탄)산업 등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강소기업체들이다. 이들은 특히 성공한 기업가를 발굴하고 지역 사회에 기업가 정신을 전파해 기업과 경제에 대해 올바른 마인드를 제공한다는 이념을 갖고 있는 유명무실한 경남의 기업들이다.

▲ 이 행사에 4년째 차와 다과가 대접되고 있다.

브라이덜송 웨딩, 메리퀸, 베일리수 김해, 숨금당 주얼리, 우리여성병원, 아름다운 사람들, 유니베라 등 일명 웨사모(웨딩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또한 이 행사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식 초반에는 이처럼 행사에 도움을 준 메르시앙웨딩 박창규 대표 등 몇몇 대표에게 주는 감사장 전달식도 이어졌다.

한상중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사)김해중소·벤처기업협회를 “CEO아카데미과정, 인적네트워크 강화와 더불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성장하는 11년 역사의 사단법인”이라 소개했다. 한 회장은 덧붙여 “이 행사에 선정된 다문화 가족에게 혼례경비 일체와 2박3일 제주도 신혼여행, 건강검진권, 가전제품 등 기타 생필품을 전달했다”며 행사 진행상황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랑과 봉사의 마음으로 치루는 올해 결혼식에 총 15쌍이 신청, 엄격한 심사로 5쌍이 선정됐다”며 “이번에 선정되지 못한 가정은 내년에 다시 신청할 수 있다”고 아쉬움에 찬 가능성을 얘기했다. 한상중 회장은 축사 마지막에서 “이 행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도와 준 협회 회원들과 임원진, 웨사모 협회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김기수와 신부  똥띠민프엉의 입장으로 시작된 본 행사에서 주례인은 외국인 신부 이름을 부자연스럽게 발음해 긴장된 장내를 한순간 웃음바다로 만들며 신랑신부를 축복했다.

 

▲ 오명규 고문은 주례사에서 "아무리 사랑하는 부부라도 작은 갈등은 있기 마련"이라며 "갈등이 생길 때는 대화와 지혜만이 해결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례사에서  오명규 씨는 “오늘 이 자리의 5쌍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들의 기쁨을 북돋았다. 그러면서 “이 아름다운 행사가 어느덧 4년째를 맡고 있고 지난해까지 무려 15쌍이 본 행사의 혜택을 받은 것은 협회의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살고자하는 아름다운 마음의 실천이라고 생각 한다”고 협회의 사기를 진작시켰다.

또한 “새 출발 선상에 선 5쌍 모두는 이국만리에서 말도 잘 통하지 않고 문화도 다른 세상에서 반려자 하나만을 믿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터라 모든 게 서툴더라도 서로 사랑하며 살기 바란다”고 양보와 인내의 삶을 당부했다. 덧붙여 “아무리 사랑하는 부부라도 작은 갈등은 있기 마련”이라며 “갈등이 생길 때는 대화와 지혜만이 해결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다시 한 번 서로 다독이는 삶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족과 친지 앞에서 서약한 마음가짐을 변함없이 이어가길 바란다”면서 “삶의 목적은 행복이 돼야 한다”고 재차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에게 “글로벌 시대의 역군이 되길 바란다”며 산업근로자로서의 자세도 염원했다.

식전행사로 축하공연과 협회 홍보영상 상영, 국민의례 후 내빈·임원 소개가 이어졌다. 2부 예식행사는 칠보단예술단 공연, 화촉 점화, 혼인서약, 주례사, 색소폰 연주, 신랑신부행진,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김해시보, 플래카드 등을 통해 홍보된 이 행사는 웨사모가 찬조하고, 이외 회원들이 전자렌지, 믹서기, 선풍기, 화장품세트 등의 물품을 찬조했다. 또한 메르시앙 무료대관, 예식의상대여, 우리여성병원 검진표, 전체사진 촬영권, 피로연 음식 등도 많은 협조 아래 지원됐다. 이외 여행경비 등 2천여만 원은 기업협의회 지원금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 신랑 김양수 씨는 “오늘 기분 상당히 좋다. 마음도 떨리고 협회서 이렇게 해 줘 너무 고맙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신랑 양기원 씨는“어려워서 결혼식도 못 하고 살았는데 이렇게 결혼식을 거행하게 돼 감사할 따름이다”고 눈가를 적셨다.

유일하게 다문화결혼식 한국여성인 박주연 씨(김해 구산동, 성폭력 가정폭력 강사, 안보활동)는 “결혼한 지 20년 됐는데 진짜 뜻밖의 행사로 우리 마음을 채워준 것 같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신랑 김기수 씨도 “너무 기분 좋고 행복하죠. 멀리 베트남에서 온 신부와 이렇게 화려한 결혼식을 올리게 돼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이렇게 결혼할 수 있게 지원해 준 김해중소기업협회에 너무 감사드린다”며 감격했다. 올해 가정을 이룬 지 4년째인 김기수 씨 부인 똥띠민프엉(베트남) 씨도 “우리 결혼해요, 행복해요!”라며 활짝 웃었다.

예식이 끝난 이날 신랑신부는 하객과 식사 후 마고스투어를 통해 2박3일 제주도 신혼여행을 다녀오는 일정을 갖고 있다. 예식 당일 에어부산 기를 통해 제주에 도착한 이들은 석부작 테마농원·성읍민속마을 등을 돌며 우리나라 최남단 섬인 제주도를 관광하고 17일 밤께 김해공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다도교사자격증, 화가 등의 업을 가진 협회 회원의 재능기부로 차와 다과가 접대됐다.   백금희((주)폴리텍코리아) 씨는 “이 행사를 4년째 이어오면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감회를 전했다.

2015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에 참석한 내빈으로는 1대 회장 노홍일 고문, 2,3대 회장 김정길 고문, 4대 회장 오명규((주)필아테크) 등 그 외 협회 회원들, 그리고 박천수 김해중부경찰서장, 김정호 국회의원 부인, 김해시청 여성가족과 유정옥 씨, 김해시의회 의원 박은희 씨 등 다수가 참석했다.

박천수 김해중부경찰서장은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결혼식 축하자리에 와 줘 감사하다”며 “김해에는 2만 여명의 많은 외국인들이 일하면서 살고 있다. 그 중에서 4천2백 여 가정이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있다. 이런 다문화 가정이 오늘같이 좋은 상황을 만나 행복하길 바란다”고 축하했다. 또한 “많은 이들이 그들에게 힘이 돼 줘 감사하다”고 덧붙이며 “김해중소·벤처기업협회가 기업경영만 열심히 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뜻 깊고 좋은 일을 하고 있는 데 대해 깜짝 놀랐다”고 감회를 밝히며 “오늘 새로 출발한 다섯 가정 모두 늘 아름다이 살길 바라며 신혼여행도 잘 다녀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1대 노홍일 고문(대진(우레탄)산업)도 김해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김해는 중소기업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고 외국인 근로자들도 많은 편이다”며 “동상시장 쪽만 가보더라도 결혼식을 못 올리고 가정만 이뤄 사는 근로자들이 많다. 그래서 근로자들 생활자체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진단했다. 또한 “김해는 저소득 다문화가정이 많고 새터민 또한 많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점개선을 위해 오늘의 행사를 준비했다”며 행사목적을 밝혔다.

노홍일 고문과 이 자리에 모인 기업체 대표들은 이 사안을 경미하게나마 완화하는 취지로 이런 행사를 준비하게 됐고 예산과 공조문제로 새로 출범한 김해시에 많이 의뢰했지만 원활하지 못한 관계로 기존처럼 자체진행하게 됐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김해지역이 안고 있는 여러 사안 가운데서도 기업체와 다문화 가정에 대한 관심은 필히 주목돼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데에 ‘열린시장실’의 공조·협조는 ‘무척’ 필요하다. 만약 이러한 공조의 열림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김해시의 안녕 또한 건강하지 못할 것으로 진단된다.

 

예식준비로 한창인 결혼식장 로비에서 1대 회장을 지낸 노홍일 고문을 만나 행사 취지와 그 내용에 대해 들어 봤다.

 

▲ 1대 회장을 지낸 노홍일(대진 (우레탄) 산업) 고문.

 
그는 행사 취지에 대해 “급변하는 글로벌 시대에 한 발 다가서려는 움직임 속에서 시작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여기에 “작금의 현실에서 기업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경영 또한 생각지 않을 수는 없다”며 기업인의 사명감을 드러냈다. 또 “어려운 현실이지만 기업인은 거둔 수익을 사회에 일정부분 환원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실천해야 한다”고 기업인으로서의 도덕적 의무도 강조했다. 그리고 “이것이 설립이념인 실사구시와 제세안민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연이어 “많은 분들이 결혼식 신청을 했지만 예산관계상 면접을 통해서 5쌍만 예식을 성사시킨 것에 집행부 마음이 편치 못하다”며 “앞으로 더 많은 예산확보와 역량을 더 강화해 대한민국 전체를 대상으로 한 무료합동결혼식을 치르는 것을 목표한다”고 아쉬운 심경과 앞으로의 포부를 드러냈다.방안으로 행사 안내 때도 "화환은 사절한다. 그 대신 현금찬조해라 그러면 내년 합동결혼식에 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안내한다고 덧붙였다.

초기 로마시대 때 사회 공공층의 기부와 헌납으로 시작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현재 김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솔선수범과 도덕적 삶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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