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0:33 (금)
도덕과 윤리는 모든 교육의 바탕
도덕과 윤리는 모든 교육의 바탕
  • 신화남 교수
  • 승인 2018.07.12 2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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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남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지난 2016년 10월 13일 밤, 10명의 생명을 무참하게 앗아간 울산 지역의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현장에서 부상자 4명을 구한 한 교사의 이야기는 전 국민의 가슴마다 따뜻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무서운 화염에 불타는 버스는 언제 폭발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불길 속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그대로 보고 있을 수 없었다. 자신의 죽음을 각오하고 버스 석으로 뛰어들어 타인의 생명을 구한 장하고 숭고한 정신은 결코 한갓 영웅 심리에서 비롯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 교사는 불길이 번지는 버스 안에서 다친 사람들을 병원까지 데려다주고도 자신의 신분도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 그 후 밝혀진 그는 강원도 동해시에 있는 묵호고등학교 윤리교사 소현섭 선생님이었다. 취재진이 몰려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그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거절했다. 한 공익재단에서 그를 의인(義人)으로 선정해 5천만 원의 상금을 수여하려 했지만 “의인으로 포장되기 싫다”, “학생 교육이 내 본연의 임무”라며 사양했다고 한다.

 아직도 우리의 기억 속에 화석처럼 남아 있는 세월호 침몰 참사 당시 14명의 선생님 중 11명이 살아 나오지 못했다. 배가 점점 침몰해가는 절박한 그 순간, 선생님들은 사랑하는 제자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아이들이 있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고 한다. 그들은 자신의 생사보다 제자들의 삶을 더욱 중하게 생각한 것이다. 모두가 살기 위해 밖으로 뛰쳐나올 때 단원고 선생님들은 세월호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간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목숨을 제자들을 위해 스스로 버렸던 것이다.

 도덕이란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나 예절 등, 행동 규범’을 말하며 윤리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키거나 행해야 할 도리나 규범’을 뜻한다. 도덕과 윤리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행해야 할 덕목이다. 도덕과 윤리를 저버린 사람을 가리켜 우리는 흔히들 인면수심(人面獸心)이라고 한다.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말이다. 이러한 말을 동물들이 들으면 화를 낼지 모른다. 동물 중에도 혈육(血肉)이나 자신을 길러준 주인을 위해 목숨을 버린 사례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들이 간과하고 있을 뿐이지 동물들에게도 도덕과 윤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우리 인간 세상은 도덕과 윤리를 떠나서는 살 수가 없다.

 도덕과 윤리가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와 행동’이라면 소현섭 교사와 단원고 교사들은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들의 선행이 우리를 감동시키고 만인의 귀감이 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인가? 도덕과 윤리를 알고는 있으되 실천하는 사람은 적기 때문이다.

 도덕과 윤리를 망각하면 사회와 국가라는 공동체가 흔들리게 된다. 이 때문에 어릴 때의 모든 교육은 철저하게 도덕과 윤리에 바탕을 둬야 한다. 몰모트를 비롯해 동물을 실험용으로 이용한 의학자들은 의학발전을 위해 희생된 동물들의 사체를 묻어주고 묵념을 올린다고 한다. 아무리 하찮게 보이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모든 생명체는 존엄하기 때문이다.

 2차대전 당시 독일 나치는 600만 명에 달하는 유대인을 독가스로 죽이고 생체실험을 감행했다. 일본 역시 우리 한국인을 생체실험의 도구로 사용하는 금수(禽獸)만도 못한 악랄한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지식은 있었지만 도덕과 윤리, 생명의 존엄성은 아예 찾아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도덕을 저버린 명예, 윤리를 망각한 지위, 생명의 존엄성을 외면한 지식은 인간사회를 아수라로 만드는 가장 무서운 것이다. 오히려 인간에게 빛나는 명예나 지식, 지위가 없다면 큰 죄가 아닌 작은 죄에 그칠 수도 있을 것이나 많이 배우고, 높은 지위에 있으므로 해서 더 큰 죄를 저지르는 것을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독재자를 통해 우리는 잘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가정교육이든, 학교교육이든, 사회교육이든 이 세상의 모든 교육은 도덕과 윤리가 그 바탕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이 개인의 삶이 아름답고 우리의 사회에 정의의 강물이 흐르며 건강한 국가가 이룩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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