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립합창단 자존감 지켜라
김해시립합창단 자존감 지켜라
  • 한용 기자
  • 승인 2018.07.08 23: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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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용 정경부장>

   문재인 정부의 제1 국정과제는 ‘일자리 창출’이다. 6ㆍ13 전국동시 지방선거에 나선 자치단체장 후보들의 공통된 화두도 ‘일자리’다. 허성곤 김해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기존 일자리도 좋은 일자리로 바꿔 놓자는 것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중앙이나 지방정부의 주요과제가 됐다.
현행 노동시장을 크게 분류하면 ‘비정규직’, ‘정규직’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이 같은 이중구조의 노동시장을 단기간 내 해결하는 것은  여간 녹록한 일이 아니다.

 고용안정과 차별 해소, 격차 완화와 사회통합 등 산재한 미해결 사안이 똬리를 틀고 있는 데다 급격한 노동 시장변화는 또 다른 문제점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이를 공공부문에서부터 실현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실행방안을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잡은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정규직전환 가이드라인을 구축했다. 1년이 지났다. 가시적인 성과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런데 이에 편승한 김해시립합창단 노동조합이 정규직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해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전환 심의위원회의를 열기로 했다. 과연 김해시립합창단이 정규직으로 전환을 해도 되는지 심의를 해보자는 취지에서다.

 합창단 노조의 정규직 전환요구가 고용안정과 차별 해소, 격차 완화와 사회통합의 이념을 담았다면 이를 관철시켜야 한다는데 필자는 적극 동의한다.

 따라서 작금의 사안은 고민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합창단의 정규직전환 요구가 집단이기주의의 발로이거나 합창단 본연의 목적을 퇴색시키는 불편부당한 요구라면 심의위원회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정규직 전환과 관련, 합창단 내부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오히려 수입이 줄어든다는 것이 그들의 견해다. 이중 취업 기회가 박탈되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9시간쯤 연습하는 합창단원에게는 또 다른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 실제 대학에 출강하는 단원이 있는가 하면 개별적으로 후학을 가르치는 단원도 있다. 또 합창단원으로 활동하면서 파트타임 소득을 올리기도 하고, 개인 사업을 벌이는 이도 있을 수 있다.

 이들의 목소리는 비단 수익구조에 대한 문제점만 지적하는 게 아니다. 합창단의 자질 유지가 더욱 큰 문제다. 정규직이 되는 순간 당연히 정년이 보장된다. 이로써 합창단은 고용안정이 보장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가 있다. 오판이라는 것이다.

 정규직 전환이 되면 합창단 자질함양을 위해 2년마다 벌여온 오디션 제도가 없어진다. 정년이 보장되면서 합창단의 고령화는 눈에 선한 이치다. 실버합창단이란 비난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민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합창단은 해산할 수밖에 없다. 결국 김해시립합창단이 극한 상황을 자초하게 될 것이란 우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뿐만 아니다. 정규직 전환의 목적이 고용안정, 차별 해소, 격차 완화에 있다 하더라도 음악이란 전문직종의 예술가 집단을 정규직이란 일률적 가치의 올무 안에 가두는 것은 그들을 폄하하는 처사다.

 예술가적 자질을 퇴보시키는 고용안정은 음악인의 자존감을 무너트린다. 차별 해소란 명분으로 합창단원이 받는 높은 수준의 시급을 비판하는 것도 음악인들의 자존감을 무너트리기에 충분하다. 예술적 기량을 격차 완화라는 잣대로 평준화하려는 시도는 더욱 그들을 화나게 할 것이다.

 생각해 보시라. 아무리 정규직 전환이 대세라 해서 김해시청 축구단을 정규직으로 전환을 했을 때 상상이나 해 봤는가. 50대의 선수가 필드에서 제대로 뛸 수 있다고 보는가. 승부로 가늠하는 스포츠 세계. 패전 소식만 듣는 시민들이 그들을 용납인들 하겠는가.

 축구와 음악의 공통관계. 우리는 여기서 답을 찾아야 한다. 지속적으로 기량을 발전시켜야 하며 이를 위한 노력도 계속돼야 한다. 오히려 팀의 역량 발휘를 위해 가능성 높은 신예를 수혈해야 한다. 팀의 노화는 필패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에게 승리를 만끽하게 하는 것.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선물하는 것. 축구단과 합창단이 지속적으로 존재해야 할 이유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정규직 전환이라는 시류에 편승해 무임승차를 시도하는 집단 뒤에 숨어서 진정한 예술가이기를 거부하는 이들이 있다는 점이다. 오디션 받기를 거부하는 자. 음악인이기를 포기한 자이다. 합창단의 예술적 기량의 퇴보를 부추기는 자. 그들은 시민을 무시하는 자이다. 그래서 이른다. 김해시립합창단원들이시여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진정으로 김해시민의 사랑받는 합창단이 되시라. 예술가로서의 자존감을 지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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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3 18:08:12
헐이다헐이야 기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