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3:55 (금)
‘감기 달고 사는 아이’ 중이염 검사
‘감기 달고 사는 아이’ 중이염 검사
  • 최병권
  • 승인 2018.07.04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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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들은 감기 후유증으로 중이염이 함께 생기기 쉽다.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만성으로 이어져 청력장애와 같은 합병증까지 올 수 있어 부모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 많은 계절 중이염 주의

 중이염이란 고막 안쪽의 공간을 말하는 중이강내 염증이 생긴 것을 의미하며 발병기간 및 임상 양상에 따라 급성중이염, 삼출성중이염, 만성중이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소아에서는 고막 안의 공기량을 조절해 주는 기관인 이관(eustachian tube)이 짧고 굵기 때문에 감기를 일으킨 바이러스나 세균들이 코에서 중이 쪽으로 쉽게 전파될 수 있어서 염증이 어른에 비해 쉽게 생긴다. 중이염은 청력손실이나 어지럼증 같은 합병증도 있을 수 있지만, 뇌염이나 뇌수막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출생 후에 유아나 소아의 3분의 1 이상이 세 번 이상 급성중이염에 걸리게 되며, 전체 소아의 96%는 최소한 3세까지 한 번 이상의 중이염에 걸린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일반적인 원인균은 베타용혈성 연쇄상구균이 가장 흔하며, 소아에서는 호흡기 질환을 동반하는 폐렴구균이나 헤모필루스균도 많이 관찰된다.

 ▶치명적 합병증까지 유발

 급성중이염의 경우 귀의 통증과 먹먹해지는 폐색감, 압박감이 대개 먼저 나타난다. 또 맥박과 일치하는 박동성의 통증이 나타나며, 영아는 보채고 울거나 귀를 잡아당기는 시늉으로 통증을 호소한다. 38℃ 전후의 열이 있으며, 고막 천공과 함께 귀 밖으로 고름이 나오면 열이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합병증으로 급성유양돌기염, 삼출성중이염, 안면신경마비, 추체염, 화농성미로염 등이 있으며, 수막염ㆍ경막외농양ㆍ정맥동염ㆍ뇌농양 등의 합병증이 드물게 올 수 있다.

 삼출성중이염은 귀 통증이나 발열 등의 증상 없이 중이강 내에 삼출액이 고이는데, 대개는 급성중이염에서 급성기가 지나간 뒤에 생기거나 축농증, 비염 등의 감기를 앓은 후 발생한다. 급성중이염 환아 10명 중 3명 이상이 삼출성중이염으로 진행하게 되고, 이 가운데 80~90%는 3개월 이내에 자연치료가 된다. 하지만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자연치료율이 20~30%로 떨어져 만성삼출성중이염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고막 천공, 급성유양돌기염, 유착성중이염, 고실경화증, 이소골의 고정, 미로염, 안면신경 마비와 두개골 안쪽에 합병증 등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좀 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문제는 삼출성중이염의 경우 귀 통증이나 발열 등의 흔한 중이염 증상이 없이 귀가 막히는 느낌과 난청 등의 불편감만 있기 때문에 유아나 소아에서 발생했을 때 부모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아이가 텔레비전 볼륨을 높인다든지 지나치게 가까이 보려고 하거나 주의집중력이 떨어져 수업 도중 주의산만 등과 같은 이상을 보인다면 삼출성중이염을 의심해봐야 하며, 가까운 이비인후과에서 고막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료와 예방

 급성중이염 치료는 일단 안정과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 약물요법으로는 균주에 잘 반응하는 페니실린계나 세파계통의 항생제를 투여하는데 10일 정도면 대부분 완치된다. 하지만 며칠간 투여해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다른 항생제로 바꿔 투여하게 된다.

 고막 천공으로 귀에서 고름이 나오는 경우에는 국소적인 항생제 용액(점이액)을 넣고, 진통소염제와 비점막 수축제를 초기에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 그러나 통증이 심한 경우나 세균 배양을 목적으로 하는 일부의 경우에는 고막을 절개해 고름을 빼내기도 한다. 급성중이염은 대부분 2주 내지 4주에 완치되지만 고막천공, 석회침착, 감음성 난청(속귀와 뇌 사이에 이상이 생겨 소리가 들리지 않는 현상)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고, 만성중이염으로 이행되기도 한다.

 치료는 일단 감기ㆍ알레르기비염ㆍ부비동염 등과 같은 원인 질환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

 항생제나 점막수축제 등을 대개 2~3주간 투여하거나 심한 병변 또는 1~2개월이 지나도 호전이 없는 경우 고막을 절개하고 중이환기관을 삽입해 치료한다.

 특히 아데노이드 증식증이 있는 유아나 소아의 경우 삼출성중이염이 자주 재발한다면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위생에 신경을 쓰고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며 숙면 등 휴식을 충분히 취해야 한다.

 코를 풀 때 너무 세게 푸는 것도 중이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한쪽씩 번갈아 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성적으로 고막천공이 있다면 샤워나 목욕을 할 때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아기는 수유할 때 바닥에 뉘어 먹이기보다는 앉혀서 비스듬한 자세로 먹이는 것이 좋다.

 한편, 소아 중이염 등 이비인후과 질환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갑을장유병원 이비인후과(055-310-6229) 또는 인터넷 홈페이지(www.kbhospital.com)를 통해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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