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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충혼탑에서
6월 충혼탑에서
  • 이윤희
  • 승인 2018.06.24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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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희 경남동부보훈지청 보훈과

 가정의 달인 5월이 지나가고 무더운 6월이다.

 6월은 12월 중의 여섯 번째 달이기도 하지만 독립ㆍ호국ㆍ민주화 과정을 거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하신 분들에게 추모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호국보훈의 달이기도 하다.

 이에 국가보훈처는 국가유공자의 희생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명예를 높이는 행사를 추진해 국가유공자에 대한 범국민적인 예우 분위기를 확산하고 국가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일 창원시 충혼탑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충혼탑으로 향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고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선열들에게서 면면히 이어지는 국민들의 나라 사랑 정신은 중단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도 멈춰 버리고 바람도 숨죽인 채 견딜 수 없는 슬픈 세월의 이끼 속에서도 의연하게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충혼탑은 말없이 우리를 맞는다.

 전사한 아들을 가슴에 묻고 인고의 세월을 사시던 어머니도 세상을 떠났고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그 부인도 이제는 팔순이 훌쩍 넘었다.

 지팡이에 의지한 채 힘겹게 언덕을 오르는 국가유공자분과 힘든 듯 한숨을 쉬면서도 추념식에 참석하는 할머니들의 수가 해마다 눈에 띄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파온다.

 나라 사랑의 산 증인이신 이분들이 세상을 떠나면 누가 이곳을 찾아올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충혼탑에만 오면 옷깃을 여미게 되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절로 일어나는 것은 호국영령의 나라 사랑 정신이 우리를 감동시키기 때문일까.

 이번 추념식에 참석한 어린 학생들을 보며 학생들에게 이곳 충혼탑이 어떤 곳이며 여기에 모신 분들이 왜 돌아가시어 낡은 위패로만 기억될까를 생각해 보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바로 이러한 산 체험이 나라 사랑 정신을 계승하는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해맑은 학생들의 미소 속에서 밝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보이는 듯하다.

 6월은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던 소중한 것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이며 그 소중한 것들을 잃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우리에게 깨우쳐 주는 깊은 성찰의 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6월은 사랑하는 아들을 가슴에 묻고 평생을 살다가 이제는 아들 곁으로 간 어머니의 애틋한 모정을 온 국민이 기억하는 그런 날이 돼야 한다.

 매년 우리에게 찾아오는 6월 호국보훈의 달!

 우리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달인만큼 가족과 함께 충혼탑을 찾아 그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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