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의외의 선전을 벌이면서 보수결집 가능성이 확인됐다. 때 맞춰 김 전 최고위원을 ‘보수의 대안’으로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중앙과 지역정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김태호 캠프는 패배 늪에 빠질 여유도 없이 고민하고 있다. 정작 당사자는 아무런 의사도 표명한 바 없는데 너무 나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을 의식해서인가 보다.
일부 여론은 선거 과정에서 “제(김태호)가 당선되면 경남 변화와 함께 당의 변화도 가져온다”고 한 말을 당권도전의 시발점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특히 김태호 전 최고위원이 선거일 직전 “당의 방향에 대해 국민 뜻을 담아내는 의견 수렴 과정에 역할을 하겠다”고 말한 부분이 당권을 의식한 자의적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김태호 당권 도전론이 급물살을 타는 기세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는 경남은 물론 한국의 정치지형을 크게 바꿔 놓았다. 중앙에 이어 지방권력도 전면 교체된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존립은 백척간두며 바른미래당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정치권을 덮치는 지방선거의 후폭풍은 그야말로 보수의 씨알을 말려버릴 기세다.
당장 최악의 성적을 받아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지도부는 책임론에 휘말려 걷잡을 수 없는 내홍에 휘말릴 게 뻔하다. 내홍에 대응하면 추하다. 권력욕이 전재라면 더욱 추하다. 한 축의 날개가 부러진 한국정치의 고장 난 부위는 따뜻한 보수, 건강한 보수, 합리적 보수 그리고 신사적 보수를 각 부품삼아 결합한 진정한 보수로 보강해야 한다. 강물이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그리고 거센 파도일수록 이를 즐길 줄 아는 프로 서퍼 같이 두려워하지 말고, 보수를 삼키려는 파도 안으로 들어가는 보수가 비로소 진정한 보수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