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30 00:04 (토)
불법 체류 외국인 가사도우미 합법화해야
불법 체류 외국인 가사도우미 합법화해야
  • 김세완 편집부국장
  • 승인 2018.05.23 19: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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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완편집부국장

 요즘 우리나라에서 불법 체류를 하며 가사도우미를 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대기업 총수 일가들이 앞다퉈 이러한 불법 고용을 일삼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가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불법으로 고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갑질’ 논란과 밀수ㆍ탈세 논란도 모자라 이제는 외국인 근로자 불법 고용 의혹까지 나왔다. 놀라운 것은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으로 고용하는 일이 한진 일가뿐 아니라 일부 소득수준이 높은 지역에서 적잖이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필리핀 가사도우미는 소개업체나 구인ㆍ구직 사이트를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다. 필리핀 가사도우미는 다른 외국인 가사도우미와 비교할 때 영어 구사가 가능하고 학력이 높은 경우가 많아 학령기 자녀가 있는 집에서는 인기가 있다. 임금도 우리나라 사람보다 훨씬 낮다. 한국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니 그 앞에서 집안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도 있다. 이들은 관광비자나 단기방문 비자(C-3 비자)로 들어와 비자 기간이 끝나도 계속 체류하며 일을 하고 있다. 불법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할 수 있는 외국인은 재외동포(F-4 비자)나 결혼이민자(F-6 비자)처럼 내국인에 준하는 신분을 가진 사람들로 제한된다. 그런데 이들을 제외한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개인 집 담장 속에 숨어 불법으로 일하고 있다.

 알 사람은 다 아는 이러한 사실을 정부는 모르고 있다. 관계 당국은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조차 하기가 어렵다. 이미 1990년대부터 필리핀 가사도우미가 서울 강남 등 소득수준이 높은 지역에서 일해온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당국은 전혀 파악을 못 하고 있다. 특히 마사지 업소나 유흥업에 종사하는 체류자들의 인권 침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들은 저임금 등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인권침해를 당해도 신고조차 할 수 없다. 남성 외국인들은 주로 공장 등에서 단체로 일하지만, 여성 외국인들은 혼자서 가정집이나 마사지업소 등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할 우려가 크다.

 소개업체들에 따르면 필리핀 가사도우미들은 보통 하루 12시간 정도로 주 6~7일 일하면서 한 달에 150만~180만 원을 받는다. 폭언 등 ‘갑질’이나 성희롱ㆍ성추행을 겪을 위험도 있다. 실제로 이러한 피해를 당해도 어디에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 또 이들은 개인이 움직이기 때문에 피해사실을 파악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이들에 대한 인권침해는 여러 사례들이 밝혀져 있지만 마땅히 이를 알리려는 이도 없다.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유흥업소 등지에서 불법체류를 하며 생활하는 것에 대한 뚜렷한 예방책이 없다는 것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또한 이들이 최악의 경우 인신매매를 당하고 있어도 구제해줄 방법이 없다. 취업비자를 통해 국내로 들어올 때는 이들은 코리안 드림에 들떠 있었다. 그러나 막상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급료를 갈취당하거나 폭언과 폭행, 심지어 성적 괴롭힘에도 어디 하나 보호받을 곳이 없다는 것이다.

 국내에는 취업비자로 들어왔다가 기간이 만료된 후에는 이러한 가사도우미나 유흥업소에 취직하는 경향이 많은데 이곳에서 피해사례가 가장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법 체류 신분인 데다 일까지 하는 사실이 발각되면 강제추방될 수 있다는 생각에 억울한 일이 있어도 참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관계 당국으로서도 이들의 노동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실태 점검을 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이러한 불법체류자들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도 마땅한 대비책이 나오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아예 합법화해서 가사노동의 길을 터주자는 의견도 나온다. 이러한 방안을 생각해 볼 수도 있지만,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합법화하려면 외국인 노동자의 규모를 늘려야 하는 문제가 있다. 우선 기초적인 실태 파악부터 시도해야 한다. 앞으로 가사ㆍ돌봄 영역에서 불법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날 우려가 있다. 이들의 노동문제와 인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람직한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과 함께 이들의 인권 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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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 2018-05-24 06:05:37
지금도 불법체류자 28만입니다 그리고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일반 서민들 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거에요 또한 한국 남자들이 바람필수도 있고 .... 한마디로 상류층을 위한 개소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