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20:51 (금)
장미의 계절 5월이여!
장미의 계절 5월이여!
  • 정영애
  • 승인 2018.05.13 2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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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애금성주강(주) 대표이사 

계절의 여왕 5월은 장미의 계절이다. 장미꽃은 5월 초에 피기 시작해 8월까지 피고 지고를 반복한다. 시들어진 꽃을 따 주면 곁가지에서 계속 꽃망울을 터뜨린다. 마른 장미는 드라이 플라워로 장미 향을 뿌려 거실에 거꾸로 매달아 두면 두고두고 그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이 세상에 장미꽃을 싫어하는 여성은 없을 것이다. 사랑을 고백하는 징표로 남자가 여자에게 장미꽃을 선물한다. 요즘 특별한 프로포즈 이벤트를 좋아하는 청춘남녀들은 고백의 징표로 100송이의 장미꽃을 선물한다. 물론 아예 장미정원을 찾아 장미꽃잎을 뿌려 두고 그 속을 걷기도 하면서 만남의 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려 한다. 장미를 선물할 때는 지켜야 할 에티켓이 있다. 미혼여성에겐 활짝 만개하지 않은 반쯤 봉긋하게 핀 장미를 선물한다. 기혼 여성이나 축하연 등에는 활짝 핀 장미를 선물해야 한다. 장미꽃은 속씨식물로 장미과에 속하며 색깔과 종류도 다양하다. 원산지는 서아시아 코카서스 지방으로 알려져 있다.

 장미의 대표꽃말은 애정, 사랑의 사자, 행복한 사랑이며 색깔에 따라 의미가 다양하다. 빨간 장미는 욕망, 열정, 기쁨, 아름다움, 절정이며 하얀 장미는 존경, 빛의 꽃, 순결, 순진, 매력이다. 분홍 장미는 명세, 단순, 행복한 사랑이며 노란 장미는 질투, 완벽한 성취, 사랑의 감소이다. 파란 장미는 얻을 수 없는 것, 불가능한 것이며 들장미는 고독, 소박한 아름다움이고 결혼식 장미는 행복한 사람 등이다. 장미꽃을 선물할 때 이런 꽃말의 의미를 숙지하고 상대방에게 선물해야 만족한 선물이 될 수 있다. 대개 빨강, 분홍, 노랑, 주황색 장미를 선호한다. 간혹 흑장미를 좋아하는 특이한 취향을 가진 사람도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부부로 살면서 평생 장미 한 송이 남편으로부터 선물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는데 참 무드 없는 남자를 만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장미에 얽힌 이야기는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중 장미꽃을 너무나 사랑한 독일 시인 라이나 마리아 릴케의 이야기가 인구에 많이 회자되고 있다. 잘못 전해진 이야기지만 릴케가 장미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장미 가시에 찔려 죽었다고 하는데 사실과 다르다. 그는 백혈병에 걸려 51세의 짧은 삶을 살고 세상을 떠났다. 그가 얼마나 장미를 사랑했는지는 그의 묘비에 새겨진 비명으로서도 알 수 있다. “장미여! 오 순수한 기쁨이여! 그 많은 눈꺼풀 아래에서 그 누구의 잠도 아닌 잠이여!” 장미를 사랑한 시인 릴케다운 묘비명이다.

 또한 스페인이 낳은 불세출의 기타 곡 작곡가인 호아킨 로드리고의 ‘알랑훼즈 협주곡’에서 장미의 아름다움과 시들어 빛바랜 모습을 감미로운 기타 오케스트라 협주곡으로 들을 수 있다. “알랑훼즈 사랑과 꿈의 장소/ 정원에서 놀고 있는 크리스탈 분수가 장미에게 낮게 속삭이는 곳/ 알랑훼즈 바싹 마르고 색 바랜 잎사귀들이/ 이제 바람에 휩쓸려 나간 그대와 내게 한때 시작한 후/ 아무 이유도 없이 잊혀진 로망스의 기억/ 아마도 그 사랑은 여명의 그늘에 산들바람에/ 혹은 장미꽃 속에 그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숨어 있나 보다/ 알랑훼즈 바싹 마르고 색 바랜 잎사귀들/ 알랑훼즈 내 사랑 그대와 나.” 기타 협주곡인 알랑훼즈 협주곡은 1~3장이 있지만 보통 우리가 즐겨 듣는 곡은 제2악장 아디지오이다.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1천1개의 클래식 중 한 곡이기도 하다. 약간 느리면서 풍부한 화음으로 현악기, 목관악기, 금관악기들과 기타가 천상의 조화를 이룬다. 기타곡이지만 트럼펫 연주로 들어도 아름답고 감미로운 음악이다. 그 밖에 장미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너무나 많다. 이 세상 사람 누구나 좋아하는 사랑 받는 꽃이며 영국의 국화이기도 하다. 한때 이웃 C시가 신도시로 조성할 때 단독주택지구의 주택들은 벽돌이나 시멘트 담장을 하지 않고 투명 장미 울타리로 꾸민다고 했다. 시의 의지 부족이었던지 너무 이상적이어서 주민들이 따라주지 않아서인지 시멘트 벽돌담으로 변해버려 아쉽기만 하다. 계획대로 조성됐다면 장미 울타리만으로도 아마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됐을 것이다.

 장미꽃이 만발한 골목길을 거닐면서 알랑훼즈 협주곡을 듣노라면 꿈 많은 젊은 날의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나이가 들어도 마음만은 이팔청춘인 것을 어쩌랴. 이웃 C시에 조성된 장미정원이 엊그제 개장해 온갖 장미꽃이 만발했다고 한다. 비 오는 날 빗방울을 흠뻑 머금은 장미꽃을 매크로 컷으로 찍은 사진은 더욱 아름답다. 산다는 것에 매몰된 삭막한 현대인의 삶. 치열한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버둥대다 보면 삶이 황폐해진다. 아름다운 계절 5월을 맞아 꽃향기 그윽한 장미정원을 한 번쯤 다녀오는 것도 일상에 지쳐 쌓인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릴 기회가 되지 않겠는가. 나부터 먼저 열 일 제쳐두고 한 번 다녀와야겠다. 오월이 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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