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01:42 (목)
내륙지역 바나나 상업재배 첫 성공
내륙지역 바나나 상업재배 첫 성공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8.04.25 2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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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륙지역에서 바나나 상업재배에 처음 성공한 강승훈 대표. 자신의 시설하우스에서 자란 바나나 나무를 즐거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산청군 귀농 청년 강승훈 대표

1만㎡ 시설하우스 2천650본 키워

지난해 제주서 묘목 들여와 시작

 산청지역에 귀농한 청년 농업인이 유기농 바나나 대량재배에 성공, 첫 판매에 나서 관심을 끈다.

 산청군 생비량면 도전리에서 1만㎡ 규모의 시설하우스를 짓고 바나나 2천650본을 키워내 첫 판매에 나선 ‘올 바나나’ 강승훈 대표(35).

 최근 하동에서 200본 규모의 상업재배에 성공하고 포항, 해남 등에서 시험재배 중인 사례는 있지만 내륙지역에서 2천본 이상 대량재배에 성공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으로 눈길을 끈다.

 제주에서 태어나 유년ㆍ학창시절을 진주에서 보낸 강 대표는 지난해 산청으로 귀농, 같은 해 6월 제주에서 묘목을 들여와 바나나 재배를 시작했다.

 ‘올 바나나’ 농장은 한 눈에 보기에도 수입산보다 싱싱하고 크기도 빠지지 않는 튼실한 바나나가 나무마다 주렁주렁 달렸다. 지리산 자락에서 접한 바나나는 무척 이국적이다.

 강 대표가 처음 바나나 재배를 시작할 때 논농사를 짓던 곳에 바나나가 되겠냐며 만류했지만 10개월 만에 그가 길러낸 바나나를 본 사람들은 모두 생각을 바꿨다.

 바나나 나무에는 한 줄기 바나나 열매줄기가 열리는데 양손으로 들어올리기 버거울 정도로 많은 바나나가 달린다. ‘올 바나나’ 농장 나무 1본 당 바나나 수확량은 평균 30~35㎏ 정도.

 강 대표는 대부분 농약을 사용하는 수입산과 달리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법으로 바나나를 생산한다.

 현대인들이 다이어트와 운동 등 건강관리와 양질의 식품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 만큼 장기적으로 유기농법이 우리 농업이 가야 할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

 그는 “최근 제주 바나나 농업인들이 우리 농장 바나나 생육 상태가 상당히 양호하다”면서 “당도도 수입산 보다 더 높고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재배하는 만큼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얻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지리산 자락에 있는 산청군이 지리적으로 국내 바나나 주산지인 제주보다 더 우수한 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청은 겨울철 일광량이 제주보다 많고 주변에 강이 많아 토양이 충분한 물을 머금고 있어 나무가 영양분을 흡수하는 시간이 길다”면서 “바나나 생육에는 온도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햇빛이 있어야 당도도 높아지고 육질도 탄탄해진다”고 설명했다.

 또 “도서지역인 제주와 달리 내륙지역으로 3곳의 고속도로 나들목이 있는 산청은 상대적으로 물류비용이 저렴하고 유통시간이 적게 걸려 유통업체들 선호도도 더 높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재배부터 관리, 판로개척까지 모든 것이 처음인 초보 청년농업인이지만 그의 각오는 남다르다.

 강 대표는 “국산 바나나는 수입산보다 2~3배 가격이 비싸지만 최근 재배에 성공했다는 소문을 들고 많은 분들의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올해는 농장 규모를 2배로 늘려 연중 꾸준히 바나나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당당히 농업 창업에 성공해 필요하신 분들께 묘목도 판매하고 바나나 체험농장도 운영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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