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0:29 (토)
여우와 북한 김정은의 속셈
여우와 북한 김정은의 속셈
  • 권우상
  • 승인 2018.04.23 2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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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상명리학자ㆍ역사소설

 산속에 호랑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호랑이는 배가 고파 먹이를 찾아 산속을 헤매고 다니다가 마침 여우를 만났다. “이 녀석 마침 잘 만났다. 배가 고파 견디기가 어렵던 참인데 너를 만났으니 요기라도 해야겠다.” 그러자 교활한 여우는 눈알을 뱅글뱅글 굴리며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런 말은 애당초 하지도 마시오. 산속의 짐승들은 모두 나를 왕으로 모시고 있소. 내가 이 세상을 하직하는 건 서러울 게 없지만 내가 세상을 떠나면 산속의 짐승들이 점차 소멸하고 말 텐데, 당신이 지금 나를 잡아먹으면 당장의 시장기는 면할지 몰라도 앞으로 쥐새끼 한 마리도 없을 텐데 그땐 뭘 먹고 살아 나가겠소?” “한 입에도 차지 않을 녀석이 무슨 위세가 있다고 많은 짐승들이 너를 무서워하며 너를 또한 임금으로 섬긴단 말이냐?” “나는 태어나서부터 거짓말이라고는 한 번도 해보지 못했소. 그래 정 믿어지지 않으면 내 뒤를 따라와 보시오. 내가 정말 산속의 왕이 아니라면 그때 나를 잡아먹어도 늦지 않소.” 호랑이가 생각해 보니 그것도 나쁘지 않아 호랑이는 앞에서 촐랑대며 뛰어가는 여우를 따라갔다.

 여우는 먼저 참나무가 우거진 산속으로 뛰어갔다. 한참 입맛을 다시며 참나무 잎을 맛있게 뜯어 먹던 노루와 사슴은 휘익! 하는 바람 소리가 나자 두 귀를 쫑긋이 세우고 머리를 쳐들었다. 이때 눈치 빠른 여우는 시치미를 딱 떼고 큰소리로 외쳤다. “나는 산속의 왕 여우가 왔노라! 내 말을 들었느냐?” 여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노루와 사슴은 호랑이를 보자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달아났다. 여우가 말했다. “저 꼴들을 좀 보란 말이오. 내가 비록 체구는 크지 않으나 임금이라서 모두들 저렇게 무서워 달아나는 것이오. 자 이래도 내 말이 믿어지지 않소?” 호랑이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 여우는 의기양양해서 또다시 호랑이를 뒤에 세우고 앞에서 쫄랑쫄랑 뛰었다. 여우는 호랑이를 데리고 멧돼지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멧돼지들은 여우가 “산속의 왕이 왕림했다”는 호령을 내리기도 전에 호랑이를 보자 멧돼지들은 혼비백산해 줄행랑을 쳤다. 여우가 말했다. “어떻소? 보았겠지요? 저놈의 짐승들은 내가 얼마나 무섭던지 소리 한마디 하기도 전에 저렇게 줄행랑을 친단 말이요. 지금도 내 말이 믿어지지 않소?” 호랑이는 눈을 껌뻑거리며 머리를 끄덕였다. “하하하!” 여우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면서 꼬리를 추켜세우고 산속으로 급히 달아났다. 호랑이는 여우의 말에 속아 잡아먹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면서 여우에게 자신의 위세까지 빌려주고는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억울해하며 맥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이 이야기에서 호랑이는 여우에게 속아서 잘못된 판단을 내렸던 것이다. 사실은 노루, 사슴, 멧돼지들이 여우가 무서워서 달아난 것이 아니라 여우는 호랑이의 위세를 빌어 자기의 목적을 달성했던 것이다.

 지금 북한 김정은은 핵무기 개발로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경제압박을 가하자 견딜 수 없는 고통을 피해 보려고 한국 문재인 좌파 정부의 힘을 빌어 미국의 경제압박을 모면하려는 수작을 부리고 있다. 한국의 좌파매체들은 연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5월이나 6월경 마치 회담을 하는 것처럼 떠들고 있지만 회담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그 이유는 3가지다. 첫째, 김정은은 스스로 비핵화를 말한 적이 없다. 비핵화란 말은 문재인의 특사가 방북한 후에 한 말일 뿐, 지금도 김정은은 북한 매체를 통해 공식적으로 비핵화를 언급한 적이 없다. 둘째, 김정은의 비핵화와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는 판이하게 다르다. 김정은의 비핵화는 단계적으로 보상금을 받아내겠다는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는 완전하고도 검증이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가 목표라 미국은 김정은의 단계적 비핵화는 속임수라고 볼 것이다. 셋째, 미북 간 회담 장소도 결정된 바 없다. 매체에서 거론되고 있는 장소는 좌파매체들이 미북 회담이 성사되는 것처럼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서다. 여우처럼 교활한 김정은은 지하에 핵을 감춰놓고 낡아서 폐기해야 할 풍계리 핵 시설장을 파괴하면서 한국과 미국을 속이려는 계략을 하고 있다. 지난 25년간 미국을 속인 것처럼 이번에도 같은 수법을 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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