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걸어 잠그는
청동열쇠를 잃어버렸네
기억이 생생한 누이동생 같았네
불빛에 홀려 다니다
먼지 같이 부서질,
길눈 어두운 사람이었네
죽음을 안내하던 빗살무늬 그 소녀
부패하지 않은 사인死因만 가득한데,
우리에게 내세가 있었다면
서로 사랑해야 한다면
지금이라 말하고 싶었네
천오백 년 된 빛들, 그 집에는
아무도 없을 테지만
이재민처럼
박물관으로 간 송현이는
살해당한 햇살 한줌,
금장귀고리에 매달고 있었네
시인 약력
ㆍ서정과 현실 등단
ㆍ들불문학제 대상 수상
ㆍ박제삼 지역문학상 수상
ㆍ시집 ‘수지도를 읽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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