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도 쌓이고, 근심도 쌓이고
쓰레기도 쌓이고, 근심도 쌓이고
  • 이주옥 수필가
  • 승인 2018.04.1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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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옥 수필가

 드디어 이제 때가 온 것인가. 재활용 쓰레기 수거장에 플라스틱이 산처럼 쌓여 방치되고 있다. 정부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플라스틱 및 폐비닐을 따로 배출하지 말고 일반 쓰레기로 분리 배출하라는 방침이 발표된 지 며칠이 지난 뒤의 현상이다. 정부의 행정적인 대책에 당혹스러웠던 일이 어디 이뿐이겠는가 마는 이번에는 더욱 파장이 크다.

 매주 한 번씩 재활용품을 내다 버릴 때 유독 플라스틱 수거 자루가 넘쳐난다. 다른 자루는 하나로 감당이 가능한데 플라스틱 넣는 자루만 2개 이상이다. 생각해보면 플라스틱만큼 우리 생활에 많이 그리고 깊이 들어와 있는 생활용품도 없는 것 같다. 가볍고 단단하고 간편하다는 이유로 깊숙하게 침투한 것이 바로 플라스틱제품이다. 석유, 석탄, 천연가스를 원료로 한 플라스틱은 열을 가하면 물렁해진다. 그래서 무엇보다 모양이나 용도가 자유롭다. 또한 쇠처럼 썩지도 않고 녹슬지도 않으며 가볍고 튼튼한 것이 장점이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급작스럽게 많이 사용됐으며 심지어는 현대를 ‘플라스틱 시대’라고까지 부른다. 현대인들의 패턴 상, 밖에서 생활하는 일이 많다 보니 자연히 1회 용품을 사용하는 일이 많게 되고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플라스틱제품을 사용하고 버리면서 가볍게 손을 털고 일어선다.

 바야흐로 쓰레기 대란시대가 도래했을까. 예측한 일이었지만 새삼스레 그 심각함을 깨닫게 된다. 그동안 세계의 쓰레기는 모두 처리했다고 할 수 있는 중국이 갑자기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 중지를 선언했다. 이런 상황에 어쩌면 입지적으로 약한 우리나라가 쓰레기를 떠맡게 될지도 몰라 불안하기까지 하다. 또한 재활용품 업체들이 플라스틱과 폐비닐 수거를 거부한다. 이유는 폐비닐과 페트병 등을 수거해 재활용품 연료나 원료 등으로 가공해도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페트병들은 모양과 색깔 등이 다양해 외국 제품보다 재활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도 이유다.

 한국 순환자원지원 유통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1인당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2017년 기준 64.12㎏으로 세계 2위 수준이라고 한다. 미국(50.44㎏)과 중국(26.73㎏)보다 많다. 연간 비닐봉지 사용량도 지난 2015년 기준, 1인당 420개로 핀란드(4개ㆍ2010년 기준)의 105배에 달한다. 꽤 오래전부터 환경운동가들이 일회용 컵 대신 머그컵이나 텀블러로 커피를 마시고,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이용하는 게 좋다는 사실을 공공연하게 홍보하고 독려했다. 물론 그 사실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다만 귀찮아서 실천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재활용 폐기물을 버릴 때는 정확한 분리배출 요령을 따라야 한다. 최근 문제가 된 플라스틱은 분리 배출할 때부터 신중해야 한다. 페트병 안에다 담배꽁초나 각종 불순물을 넣지 말아야 하고 상표나 압축 비닐 마개는 따로 떼어내야 한다. 비닐의 경우 깨끗하게 씻어서 배출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오염 물질이 남아있으면 폐비닐로 고형 연료를 만들거나 소각할 때 다이옥신 등 유해성 물질이 발생해서 환경오염이나 사람들의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음식물을 포장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얇은 비닐 봉투도 재활용이 가능하기에 물로 헹궈서 깨끗한 상태로 배출해야 한다. 중국 음식도 일회용품을 이용하는 음식점이 늘어나서 각종 음식물이 잔뜩 묻은 채로 버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비닐봉지 안에 다른 쓰레기를 넣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일단은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쓰레기 처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골머리 앓는 일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대란이라는 표현을 쓸 만큼 심각한 일이다. 쓰레기의 무단투기, 국제유가 하락, 중국의 폐자재 수입 중단 등이 쓰레기 대란 원인으로 분석되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의 생활 쓰레기 관리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제일 먼저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수거 분리하는 업체들도 보다 강도 있고 분별 있는 처리를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구촌 모든 국가적 차원에서의 대책도 시급하다. 4차 산업 혁명이 도래하면 지금보다 훨씬 다양하고 일반적으로 처리 불가한 쓰레기들이 범람할 지도 모른다. 자연으로 복귀하기는 이미 늦은바, 눈앞에 산재한 생활 속의 쓰레기부터 줄이는 일이 급선무다. 쓰레기 더미에서 어떻게 삶의 질을 논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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