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5:48 (금)
시민 마음속에 `실내악 행복` 전했죠
시민 마음속에 `실내악 행복` 전했죠
  • 어태희 기자
  • 승인 2018.04.08 2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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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1일 펼쳐진 창원국제실내악축제의 첫 개막공연, `다시 봄`(작곡 김성국, 대금 김정승, 바이올린 이경선) 연주 모습.

창원국제실내악축제 폐막

지역 맞춤ㆍ국제성 돋보여

관객 밀착형 공연 `즐거워`

 창원이 봄꽃과 함께 화려하게 만개했던 9일간의 실내악 여행과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지난달 31일부터 8일까지 9일간 창원시 일원에서 열린 `2018 창원국제실내악축제(CHAMF)`가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올해 두 번째로 실시된 이번 축제는 지역과의 `교감`, 세계의 아티스트가 함께한 `국제성` 등의 키워드를 남기며 CHAMF가 지역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 하는 디딤돌이 됐다.

◇ 음악도시 창원을 그리다

 CHAMF는 최초 기획 단계에서부터 시민들은 물론 지역 예술인들과의 교감을 필수요소로 인식해왔다. 축제는 창원 지역의 음악인들과 시민들을 연결해주는 교두보 역할을 든든하게 해냈다.

 올해에도 예향 창원의 명맥을 이어가는 지역 대표 연주단체들과 지역작곡가들의 공동으로 공연이 진행됐다.

▲ 실내악 축제 연주회를 찾은 관객이 음악을 감상하고 있다. / 창원문화재단

 김한기 창원대학교 교수는 창작곡 `창원의 봄`을 작곡해 축제에 헌정했다. 폐막공연에서는 창원 출신의 세계적인 아티스트 이경선 감독과 피아니스트 성예나 그리고 현 창원시립교향악단의 이리나 부악장이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지역의 미래들도 잊지 않았다. 경남대학교, 창신대학교, 창원대학교 음악학과 학생이 주인공이 되는 3색 캠퍼스의 하모니 무대를 준비했다. 학생들은 스트링 콰르텟, 피아노 트리오, 보이스 앙상블, 브라스 퀸텟 등 다양한 편성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축제를 꾸몄다.

 이경선 음악감독은 "특히 창원의 자라나는 음악 꿈나무들이 다른 지역이나 해외에 가지 않고도 수준 높은 지도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축제에서는 창원에 거주하는 초ㆍ중ㆍ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스터클래스가 진행됐다. 또한 WANNA CHAMF라는 타이틀로 자유참가 실내악 단체들을 모집하고 3팀을 선정해 축제기간동안 실내악 마스터들과 4번의 워크샵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워크숍이 진행되는 날이면 WANNA CHAMF 참가 단체들은 축제팀에 찾아와 사용가능한 연습실이 있는지 문의했다"며 "대가들과의 만남이 그들의 열정과 잠재력을 이끌어낸 것이다. 프로그램 참여기회가 그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제 또는 영양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세계의 음악이 모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가장 가시적으로 달라진 점은 바로 참여 아티스트 라인업이다. 창단 71주년을 맞이한 관록의 체코 출신 앙상블 야나첵 스트링 콰르텟을 비롯해 서울비르투오지챔버오케스트라, 아티스 콰르텟, 바이스 카플란 트리오 등 13개국 150여 명의 아티스트들이 축제를 위해 창원에 모였다.

 아티스트들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을 대표하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도 창원에서 연주됐다. 클래식을 넘어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실내악의 범주 내로 포섭해 관객에게 폭넓은 음악적 경험을 제공했다.

 먼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창작국악단체 정가악회가 우리의 실내악 `풍류`를 현대적 시선으로 재해석한 무대를 선보였다. 중앙국악관현악단 단장인 김성국 작곡가는 전통악기 대금과 서양악기 바이올린이 만나 신비로운 하모니를 이루는 작품 `다시 봄(Spring Again)`을 발표했으며, 경남음악협회 회장인 최천희 작곡가는 가야금과 현악4중주를 위한 `산조(Sanjo)`를 발표하며 동양과 서양의 만남을 절묘하게 엮어냈다.

 여기에 야나첵 스트링 콰르텟은 체코 국민악파의 거장인 스메타나, 수크 그리고 야나첵의 프로그램을 통해 체코 음악의 우수어린 서정성을 유연하게 보여줬다. 아티스 콰르텟은 음악도시 빈(Wien)을 대표하는 콰르텟답게 하이든, 브람스 등 고전 클래식과 현대 오스트리아 음악을 대표하는 쳄린스키의 프로그램으로 봄날을 멋지게 그려냈다. 다국적 탱고 앙상블 그란탱고콰르테토는 클래식과 탱고의 완벽한 결합을 이끌어 낸 피아졸라의 작품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남미의 밤을 선사했다.

 ◇ 모두의 축제로 거듭나다

 지역적 정체성의 확립, 국제행사다운 규모와 라인업도 중요하지만 축제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의 삶이 실내악을 통해 즐거워지는 것이다. CHAMF 2018이 내세운 올해의 주제는 바로 `Memories of Spring(나의 살던 봄은)` 이다. 실내악 선율을 통해 아름다웠던 지난 봄날의 기억을 떠올려보고 축제에 참가해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창원국제실내악축제는 일부 애호가들만 즐기는 축제가 아니라 시민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를 지향한다. 축제의 대중화를 위해 시민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야외무료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진행됐다. `고택음악회`에는 다소 추웠던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흥겨운 잔치 한마당을 펼쳤다.

 올해 새롭게 시작한 OFF the CHAMF 프로그램 `벚꽃 피는 실내악 - 안녕, 악기야!`도 신선하다는 평이다. CHAMF 2018 기간 동안 진해문화센터 체육관 앞 광장에서 창원문화재단이 선정한 판꾼들과 경남 브라스 금관5중주, 아르끼 현악4중주, 코리안 아츠 브라스의 야외 공연이 열렸다. 또한 광장에서는 어린이들이 클래식 악기를 만져보고 직접 연주하는 법을 배워볼 수 있는 체험 부스도 운영됐다. 아직 클래식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축제에 한발 다가서는 기획이었다.

 지난해와 올해, 2회를 거치며 조금씩 성장하는 CHAMF. 마음을 한껏 채운 즐거움과 음악이 앞으로 다가올 벚꽃과 함께 시민들이 기다리는 축제가 될 수 있을까. 내년 `2019 국제실내악축제`는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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