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9:15 (토)
홍준표 ‘사면초가’
홍준표 ‘사면초가’
  • 이대형 <서울 정치부>
  • 승인 2018.03.29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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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원ㆍ중진의원 질타

“안이한 시각서 벗어나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6ㆍ13 지방선거를 70여 일 앞두고 경남권 국회의원들은 물론 당내 중진의원들까지 홍 대표 리더십 부재를 질타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권 국회의원들은 최근들어 회동이 부쩍 늘었다. 인물난에 허덕이는 경남지사 후보군을 놓고 각자 아이디어를 짜고 있다. 의원들은 당선가능성이 낮은 홍 대표 최측근인 윤한홍 의원 대신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 김학송 전 도로공사 사장을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홍 대표와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고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경남의원들은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이들을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선거가 단순히 지방선거에 끝나지 않고 오는 2020년 총선과도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와 창원시장 등 일부 기초단체장을 더불어민주당에 내줄 경우 21대 총선에서 16개 지역구 가운데 절반 이상 잠식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의원들은 당선가능성이 높은 인물을 발굴해 홍 대표에게 추대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의원은 “홍 대표의 시각과 우리가 보는 시각이 다른 경향이 있다”면서 “경남을 지킬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하지만 별다른 해법이 없어 고민이 깊다”고 했다. 그는 “‘홍 대표가 경남은 내가 제일 잘 안다’라는 안이한 시각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주영ㆍ정우택ㆍ유기준ㆍ나경원 등 4선 이상 중진의원 4명은 이날 두 번째 회의를 열고 “홍 대표가 당을 위한 요구사항을 듣지 않고 여전히 독단적으로 당을 이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홍 대표에게 요구사항을 제시했지만 대답은 없고 비난과 험담만 돌아왔다”며 “지방선거 공천이 일부 진행된 곳은 홍 대표의 ‘사천’이 이뤄지고 있다”며 사천(私薦) 의혹을 제기하며 조기 선대위 구성을 촉구했다.

 정우택 의원은 장제원 수석대변인의 막말 논란에 대해 “당대표가 이러니까 당대변인도 오버하는 행태”라며 홍 대표가 중진의원들을 향해 ‘연탄가스’, ‘한줌’, ‘부역자 노릇’ 등으로 표현한 것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주영 의원은 “현재 (지방선거 공천이) 진행되는 곳에서 홍 대표의 사천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며 “홍 대표는 자신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지방선거에 임하는 결연한 각오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국면에서 홍 대표의 역할 축소를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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