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2:58 (목)
인도 삶 속에서 느낀 불심 그려내다
인도 삶 속에서 느낀 불심 그려내다
  • 어태희 기자
  • 승인 2018.03.22 2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둥게스와리 아이들.

이경미 작가 `인도여행`

김해가야테마파크 전시

계급 사회서 느낀 비애

 `불심(佛心)`이란 무엇일까. 이경미 작가는 부처가 떠난 6년의 고행길, 8대 성지를 법륜스님과 함께 걸어갔다. 부처가 목을 축였다는 기원정사의 우물터,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카필라 성터. 이 작가는 이전에 그렸던 추상화 대신 발이 닿는 곳 마다 부딪히는 성지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모든 장소마다 깨달음이 산재해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의 눈과 마음에 더 깊이 새겨진 곳은 하늘 위로 뾰족하게 날을 새운 전전각산 아래 위치한 둥게스와리 마을이었다.

▲ 열반당.

 "인도는 계급이라는 굳건한 유리천장이 위치한 나라입니다. 둥게스와리 마을 사람들은 그 계급 속에서 소외된 최하층민이었습니다. 인도인들은 혹여나 이들과 피부가 닿을라 혐오하고 피하지요."

 한 가정의 가장이 돌산에서 하루 종일 일을 해서 버는 돈은 한국 돈으로 천원. 한국의 단체에서 만든 아카데미에서 옷을 빨아오라 하면 갈아입을 옷이 없어 다음 날 학교를 나가지 않는 아이들. 그들의 삶을 그려낸 이 작가의 작품에는 천민계급에 대한 인간애와 사람을 대하는 따스함이 스며있다. 그가 그려낸 작품들은 지난 2013년부터 2년 간 월간 `정토`에 올랐고 개인전을 비롯한 2회의 전시에 선보였다.

 "인도의 계급 사회, 천민들의 인간이하의 삶을 보며 부처님이 어찌하여 불교를 탄생 시켰는지 나 나름대로 그 의미를 짚어 보았죠. 인간 계급에 속하지 못하고, 인간이긴 하지만 목숨만 부지하는 그들의 생생한 삶이 담긴 둥게스와리를 떠올리며 이 모습을 그려내 그곳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이 작가의 여러 메시지를 담은 작품은 김해가야테마파크 철광산공연장 작은 문화마당에서 엿볼 수 있다. `인도여행`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된 전시에는 이 작가의 대표작 `둥게스와리의 아이들`과 `상카시아에서` 등을 포함한 총 20편의 작품이 전시된다. 아크릴물감, 크레파스, 색연필, 수채물감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그려내 색감을 통한 다각적 감정을 느낄 수 있다.

▲ '인도 여행' 전시회 오픈식에서 행위예술을 하고 있는 이경미 작가.

 지난 16일 진행된 오프닝에는 인도에서의 추억을 담은 설치미술 아래에서 연꽃과 싱잉볼을 이용한 이 작가의 행위예술도 진행됐다. 그는 행위예술을 통해 부처님이 전한 자비와 사랑을 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현재 김해여성작가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 작가는 부산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개인전 5회, 단체전과 국제전에 다수 참여했다.

 이 작가는"몇 년 전 떠난 성지순례에서 느끼고 체험한 것들을 많은 분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인도와 불교, 천민계급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다음 달 4일까지 개최된다. 관계자는"가야와 연이 깊은 인도에 대한 전시를 개최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해 허왕후의 향 인도를 만나고 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