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집’ 짓는 행복
‘하나님의 집’ 짓는 행복
  • 정창훈
  • 승인 2018.03.19 22: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창훈 언론인ㆍ시인

  우리나라 그리스도교가 전래된 초창기에 교회는 교인의 개인 집을 그대로 이용하거나, 집을 어느 정도 수리해 이용했는데 대체로 초가집들이 많았다. 그 뒤 교인의 수가 늘어나고 교세가 확장돼 교회건물을 신축하게 됐다. 그러나 독창적인 건축양식은 거의 없고, 서양 선교사들의 영향을 받아 고딕 양식이나 로마네스크 양식, 또는 이들과의 절충적인 양식의 교회들이 건립됐다. 1892년(고종 29년)에 건립된 중림동성당은 한국 최초의 서양식교회 건물로 뜻이 깊은데, E. 코스트 신부가 설계한 고딕풍 건축이다.

 개신교 최초의 서양식 교회건물은 1898년에 세운 서울 정동제일교회이다. 이 교회는 단순화한 고딕 십자형 건물로, 완공 당시 지붕이 기와였으나 1926년 증축되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한국의 독자적인 교회건축으로 특기할 만한 것은 강화도에 있는 성공회 강화성당이다. 이 성당은 1900년에 건립된 한국 유일의 불당식 교회건축으로, 한국 재래의 건축양식에 바실리카 양식을 도입한 건물로, 주위 환경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8ㆍ15광복 이후 교인 수가 늘어남에 따라서 교회건물도 난립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건축양식에 있어서는 특기할 만한 것이 없다. 서울 영락교회의 본당은 전형적인 고딕 양식의 석조전이지만, 내부는 고딕 양식을 따르지 않고 실용적으로 꾸몄다.

 6ㆍ25전쟁 이후 1960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교회건축을 보면, 불필요한 장식이 많은 고딕 양식이 대부분이며, 그 밖에 종탑과 사각 건물을 기본으로 한 형태와 이 두 가지를 절충한 양식이 있다. 그러나 70년대 이후로는 현대적 감각의 교회건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난 4일 김해 장유의 열방교회(담임목사 이병영)에서 창립 16주년 기념 ‘새 성전 입당 및 봉헌식’과 감사예배에 참석했다. 예쁘고 튼튼하고 실용적으로 건축됐는데 담임목사는 몇 번이고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잘 지어졌다고 기뻐하면서 감사했다. 신축 교회에는 최대한 공간을 활용해 주차장, 사무실, 레스토랑, 대예배실(은혜홀), 소예배실(비전홀), 유아실(사랑홀), 방송실, 목양실, 새가족실, 당회실, 체육실, 옥외휴게실 등을 갖추고 있었다.

 남명건설이 준공한 더라우 아파트 단지에 있는 열방교회는 남명산업개발로부터 부지 399.5㎡를 현물 증여받아 건축된 귀한 성전이다. 특히 교회 외벽은 로이유리(low-E glass)로 열의 이동을 최소화시켜 에너지 절약에도 도움이 되고, 가시광선 대부분은 안으로 투과시켜 실내를 더욱 밝게 유지시켜주는 현대식 건축의 걸작이다. 새 성전 입당을 축하하신 한 목사님은 성도 중에 옻칠을 한 그릇을 선물로 받았는데 그 그릇에 담아 먹는 음식은 일반 그릇에 비해 영양분과 맛도 더 있고 보기도 좋았다고 했다. 장인의 혼이 깃든 작품으로 만든 새로운 그릇이 만들어졌으니 그 그릇을 이용하는 우리들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성전을 건축하는 일은 바로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불편한 곳에서 예배드리는 성도들이 좀 더 좋은 예배를 드리기 위해, 또 좋은 교육을 하기 위해 건물을 지으려고 하는 정성은 좋은 미담 거리도 될 수 있다. 그런데 열방교회의 건축은 목사 형님의 헌신이 있었다고 한다. 참으로 아름다운 사연이고 하나님의 축복이다.

 개인적으로 지역공동체에서 가장 큰 경쟁력을 갖춘 공공시설이 있다면 교회라는 시설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교회는 주일 외엔 많은 시설이 유휴공간으로 남는다. 공공재로서 교회시설을 사회봉사의 터전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이것이 진정한 세상을 구원하는 일이고 선구자적인 교회가 되는 일이 아닐까. 교회의 기능은 단순한 공간제공을 넘어 다양한 계층의 구성원들이 모여 있어서 인력수급과 사회 신경망 구실까지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결혼식이나 장례식 때 교회만큼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본 적이 없다. 신도나 그 가족이 아프면 교인들이 와서 간병까지 해준다. 친척보다 더 낫다. 그리고 교회는 점점 사라져가는 한국의 대가족제를 형제라는 이름으로 끈끈하게 유지하고 있다. 오늘 태어난 아이부터 내일 돌아가실 분까지 모두 형제이고 자매이고 가족이라 불러 정서적 유대감이 크다. 최근에는 교회에서 운영하는 상담센터, 어린이집, 노인복지관 등을 운영하는 곳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16년간 상가에서 목사와 성도들 모두 새로운 공간을 향해 기도했던 열방교회다. 오늘 다시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는 겸손과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따뜻한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는 마음의 성전도 다지는 은총의 기회가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