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22:58 (금)
양파크림 품은 쌀빵 맛 감탄 “누구나 엄지 척하죠”
양파크림 품은 쌀빵 맛 감탄 “누구나 엄지 척하죠”
  • 황현주 기자
  • 승인 2018.03.05 2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목! 이 기업 창녕 우포애향기
▲ 배미령 우포애향기 대표는 “어니어니 쌀빵이 창녕을 대표하는 먹거리, 관광상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니어니쌀빵’ 제조

지난해 12월 창녕시장 내 첫 오픈

경북 명물 쌀빵 ‘라팡’과 MOU 체결

군 대표 먹거리 만들기 위해 노력

가맹점 모집과 쌀빵 수출 위한 연구

 양파크림을 품은 쌀빵. 어떤 맛을 낼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어니어니쌀빵의 특징을 들으면 많은 소비자들은 양파 특유의 아린 맛부터 상상할 것이다. 그러나 맛을 한 번 보는 순간 양파의 아린 맛 대신 달콤한 맛이,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에 감탄하며 단번에 엄지를 척 들어 올릴 것이다.

▲ 마실나온 우포애향기에서 만든 ‘어니어니쌀빵’. 쌀모카번과 야채크래존, 식빵 이렇게 세 가지 종류의 빵이 매일 아침마다 구워지고 있다.

 “빵을 처음 개발하고, 시중에 내놓는 순간까지 무수한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 시절을 돌이켜 지금 이만큼까지 발전하게 된 것이 스스로 대견하게 느껴집니다. 우리 우포애향기의 어니어니쌀빵이 창녕군을 대표하는 먹거리, 관광 상품으로 보다 더 발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늘 담고 있어요.” 배미령 우포애향기 대표는 이른 아침부터 전날 만들어 미리 숙성시켜 놓은 반죽을 오븐 팬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그녀의 말투와 표정에서는 자체적으로 개발해 상표등록은 물론 특허까지 마무리한 어니어니쌀빵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잔뜩 묻어났다. 그녀가 운영하는 카페 마실나온 우포애향기 내에는 배 대표와 그녀의 딸이 분주한 움직임으로 오븐 팬 위에 올려놓은 빵의 형태와 모양을 잡고 있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쌀빵은 창녕의 특산물인 양파를 주재료로 만든 양파크림이 소로 사용되고 있는데, 쌀모카번과 야채 크래존, 식빵까지 현재 단 3종류만 만들어지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빵은 특히 아기를 키우는 집, 당뇨 등 특정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 밀가루 알레르기 등 글루텐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고 알려져 있다. 100% 우리 농토에서 생산된 쌀가루로만으로 빵을 만들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는 점과 양파크림과 각종 야채로 만들어졌다는 점 때문에 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은 창녕 특산품으로 차츰 자리 잡혀가고 있다.

▲ 배미령 대표(왼쪽)는 매일 이른 아침에 딸과 함께 빵을 만든다.

 지난해 12월 오픈 한 우포애향기 카페는 창녕전통시장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는 입이 원하는 시대가 아니라, 몸이 원하는 시대’라는 슬로건을 추구하고 있다.

 “오래전 창녕으로 귀농을 했는데,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사실이 참 답답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대형 스크린까지 설치한 이유는 3월부터 한 달에 한 번 귀농자를 비롯한 손님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 영화를 보기 위해서예요. 말 그대로 문화휴게시설로 우리 카페를 활용할 거예요.” 배 대표는 지난 2015년 우포애향기 상표등록을 정식으로 마쳤으며, 2014년 가공제조업 허가를 정식으로 받아 농업인 소규모 창업시범 사업으로 자체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가 고향인 그녀는 지난 2011년 남편의 권유로 귀농해 2천500여 평 단위로 농사를 짓고 있다. 참죽과 보리수, 꾸지뽕, 감국, 블랙베리, 아로니아 등 특용작물 농사를 짓고 있는 배 대표는 체험장도 운영하고 있어 귀농을 한 시기부터 3년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농장을 방문해 벤치마킹을 하고 갔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사실 배 대표는 지난 2005년 남편의 권유로 전원생활을 즐기기 위해 처음 귀농을 했다가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녀의 남편은 당시 산으로, 들로 방목해놓은 닭을 키우자고 제안했지만, 선뜻 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배 대표는 잠시 남편과 별개의 생활을 해야만 했다고 한다. 성실하게 살고 있는 남편의 모습에 그제야 뜻이 동한 그녀는 남편과 함께 닭을 키웠고, 그들은 키우는 닭을 항생제나 사료 등을 쓰는 대신 아카시아 달인 물을 먹이는 등 친환경농법으로 키웠다고 한다. 그러나 자식처럼 키운 닭들은 알도 많이 낳지 못하고, 죽기만 했다. 항생제를 쓰지 않으니 버티지 못하고 죽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손해를 심하게 본 부부는 닭 농사를 접고 다시 도시로 올 수밖에 없었다. 두 딸의 학비조차도 댈 수 없을 정도로까지 무너진 부부는 7년간의 역경을 딛고 제대로 농사를 해보고자 마음먹고 다시 창녕으로 귀농했다.

 배 대표는 “제가 쌀빵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쌀소비촉진을 본 후였어요. 쌀이 팔리지 않아 농민들이 굉장한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뉴스를 본 후 쌀로 만든 뭔가 획기적인 상품이 없을까, 고민을 했지요. 그래서 경남향토음식연구회에 가입해 쌀을 연구했고, 그 결과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들이 솟구치기 시작했죠.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을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쌀빵을 만들어보기로 결심했어요. 그러려면 쌀가루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쌀가루를 가지고 있다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갔죠.” 배 대표의 열정을 알아봐 주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선뜻 그녀를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쌀가루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통사정해 부탁까지 했지만 흔쾌히 손을 내미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던 그녀는 지난해 3월 벤처대학에 진학했고, 그곳 동아리방에서 쌀빵으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배 대표가 만난 그 인물은 경북지역에서 현미로 만든 빵으로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최병희 라팡 대표다. 동아리 독서클럽에 가입해 책을 읽은 후 감상을 발표해보자는 단순 취지에 배 대표는 “단순 독서클럽은 저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 내 사업에 접목할 수 있도록 하는 독서클럽이면 좋겠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녀의 당찬 발언에 최 대표는 기립해 자신과 함께 뜻을 하자고 먼저 손을 내밀었고, 이후 어니어니쌀빵과 라팡은 MOU 체결을 통한 기술과 사업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관계로까지 발전됐다. 더욱이 최 대표는 어니어니쌀빵에 대한 체인점 개설도 적극 도와주겠다고 제안했다.

 배 대표는 현재 자신의 생활에 안주하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이 직접 개발해 담갔다는 ‘블랙베리양파쨈’을 보여줬다. 진한 보라색이 감도는 쨈은 양파 특유의 달큼한 향기와 블랙베리의 달콤함이 일품이었다. 갓 구운 쌀빵과 블랙베리양파쨈을 사이에 놓은 배 대표는 “가맹점 모집은 물론 제품 수출을 해보려고 계속 공부 중이에요. 그리고 조금 더 다양하고 다채로운 모양과 맛을 가진 쌀빵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죠. 경주에 황남빵, 울진 대게빵 등 지역을 대표하는 빵이 하나쯤 있듯 창녕하면 어니어니쌀빵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고 싶어요. 보다 더 건강하고 맛있는 쌀빵으로 지역경제에 미력하게나마 도움이 되고, 오시는 손님들에게는 우리 농산물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