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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영상언어로 삶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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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태희 기자
  • 승인 2018.02.21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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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찬호 시인 디카시집 `겨울 나그네` 표지.

송찬호 시인 디카시집

디카시 활동 1년 만에

`겨울 나그네` 기획선 출간

 지 난해 디카시 `비상`으로 `제3회 디카시작품상`을 수상한 송찬호 시인의 디카시집 `겨울 나그네`가 디카시 기획선 2번으로 도서출판 디카시에서 출간됐다.

 송찬호 시인은 1959년 충북 보은 출생으로 1987년 `우리 시대의 문학`으로 등단해 시집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외 다수의 시집과 동시집을 출간했다.

 이번 송찬호 시인의 디카시집 `겨울 나그네`는 디카시 정체성의 시금석을 보여주는 동시에 바른 길잡이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송찬호 시인은 디카시에 대해 "무엇보다 문자 언어에만 갇혀 있다가 영상언어를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고 했다. 그에게 디카시 쓰기의 작업실은 세상으로, 늘 휴대하는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건 디카시 대상을 만나고 또한 디카시를 찾아다니는 기동성과 현장의 즐거움이 있어 보다 적극적으로 디카시를 창작했다는 것이다.

▲ 송찬호 시인 디카시집 `겨울 나그네`에 수록된 시 `관기초등학교`.

 송찬호 시인은 "디카시가 고도의 사진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는 것이기에 촬영 기술이 서툴다 할지라도 거리낌 없이 자연이나 사물 앞에 스마트폰을 들이밀 수 있어 디카시를 쓴지 1년 만에 디카시집을 출간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찬호 시인은 디카시가 문자시의 창작 방식과 다른 독특한 창작 미학을 지닌 극순간의 양식임을 밝힌다.

 "디카시는 시적 형상이 발견되는 동시에 날것 그대로의 언어와 결합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촬영을 마치는 순간 한 편의 디카시도 완성된다고 말할 수 있어요. 대부분의 내 디카시도 그렇게 쓰였죠. 구형 폴더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디카시를 쓰기 시작한지 일 년 만에 빠르게 이번 시집 출판으로 이어진 것도, 디카시 작업의 이런 기본 원리가 경쾌하게 작동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번 디카시집에 수록한 작품은 시인이 사는 곳인 관기리 일원과 도계 너머 경북 화령에서 대부분 창작됐다. 특히 화령 시장과 골목에서 다수의 디카시 작업이 이뤄졌다. 관기에서 볼 때 화령은 보은 읍내보다 거리가 가깝다. 화령은 면 단위의 시골인데도 공립 도서관이 있어 시인이 자주 들르는 곳이다. 송 시인은 "관기에서 화령을 오가며 잊히고 사라져가는 삶의 여러 풍경을 스마트폰 신전(神殿)에 담을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송찬호 시인은 "앞으로 디카시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디카시의 운명을 가늠할 능력은 없지만 디카시가 문학의 새로운 양식임을 직감하고 이를 즐겁게 받아들이는 데 힘을 쏟았다"고 전했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송찬호 시인이 직감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 양식인 디카시가 또 하나의 날개를 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디카시는 지난 2004년 경남 고성을 발원지로 시작돼 전국적인 문예운동으로 확산됐다. 고성문화원 부설 디카시연구소에서는 `경남 고성 디카시국제페스티벌`을 매해 열며 디카시를 고성에서 한국을 넘어 세계로 소개하고 있는 가운데 디카시가 2016년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 새로운 문학용어로 등재됐다. 또 2018년도 중ㆍ고교 국어교과서에 서동균 시인의 디카시가 각각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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