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8:56 (금)
문화예술계 성폭력 방지기구 필요
문화예술계 성폭력 방지기구 필요
  • 어태희 ㆍ일부 연합뉴스
  • 승인 2018.02.19 21: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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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투`로 고발당한 문화예술계 거장 고은 시인(왼쪽)과 이윤택 연출가. 연합뉴스

고은ㆍ이윤택 거물 관련 `미투`

자정 요구만으로 근절 어려워

 `#미투` 언급이 급증해 문화예술계에 드리운 그림자가 드러나면서 성폭력 방지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노벨문학상의 단골 후보인 고은의 성추행 의혹에 이어 연극계 거물인 이윤택연출가가 상습 성추행을 시인했다. 이윤택 연출가는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를 본 당사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법적 책임을 포함해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 연출가는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강제적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라 반박했다.

 이 연출의 사과에도 연극계와 국민의 여론은 싸늘하다. SNS에서도 비난이 이어지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 연출가에 대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여러개 올라와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각 분야에서 대표성을 지닌 원로, 거물급이기에 그동안 묻혀왔던 추행들이 거세진 `미투` 운동으로 한꺼번에 폭로되면서 시민들이 받는 충격이 크다. 문화예술계 전반에 뿌리깊은 성폭력 행태를 범정부 차원의 기구를 만들어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후배 문인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고은 시인은 전날 `고은 재단`을 통해 수원시가 마련해준 광교산 자락의 주거 및 창작공간을 떠나겠다는 계획만을 짧게 밝혔다. 성추행 의혹에 관한 입장은 공개적으로 내놓지 않고 있어 여론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앞서 최영미 시인은 원로 시인의 상습적인 성추행을 폭로한 시 `괴물`에서 `En 선생`, `100권의 시집을 펴낸`, `노털상 후보`라는 표현으로 고은 시인을 연상케 한다는 해석을 낳았다.

 최 시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젠가 때가 되면 `괴물`의 모델이 된 원로시인의 실명을 확인해주고, 그가 인사동의 어느 술집에서 저를 성추행했을 때의 실제상황, 그리고 1993년∼1995년 사이의 어느날 창작과비평사의 망년회에서 제가 목격한 괴물의 (유부녀 편집자를 괴롭히던) 성폭력에 대해 말할 생각입니다. 1993년경 종로의 술집에서 제가 목격한 괴물선생의 최악의 추태는 따로 있는데, 제 입이 더러워질까봐 차마 말하지 못하겠네요. 저뿐 아니라 그로 인해 괴롭힘을 당한 수많은 여성들에게 괴물의 제대로된 사과, 공식적인 사과와 반성을 원합니다"라고 썼다.

 또 "문단 내 성폭력을 조사하는 공식적인 기구가, 작가회의만 아니라 문화부 여성단체 법조계가 참여하는 문화예술계 성폭력 조사 및 재발방지위원회가 출범하기를 요청합니다"라며 문화예술계 전반의 성폭력 문제를 조사하는 범정부적 기구 신설을 요청했다. 이 글은 현재 1천500여 명의 지지를 받으며 인터넷 상에서 공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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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 2018-02-20 09:17:10
작가회의가 문화권력 패거리인데 뭘 제발방지를 해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