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변방의 바지저고리 벗어나려면…
경남, 변방의 바지저고리 벗어나려면…
  •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 승인 2018.02.1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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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도민을 왜 ‘바지저고리’로 취급하는지.” 지난 1966년 기공식을 가진 이후 선거 때면 꺼내 드는 카드가 있다. 바로 남부내륙철도 건설 건이다. 경남도민들이 잊을만하면, 뿔나게 하는 조기 건설 움직임이 또 스멀거린다. 이 때문에 선거 때가 되긴 됐는가 보다 하고 내뱉는다.

 ‘민심의 용광로’며 ‘밥상머리 화두’인 6ㆍ13 지방선거는 집권 2년 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각 당의 명운도 갈린다. 또 경남은 대통령 4명을 배출했지만 정치적 고향이 부산ㆍ대구여서인지 기대와는 달리, 변변한 사업의 족적도 없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에 거는 기대는 크다. 하지만 제 몫을 찾지 못한 전례를 감안, 지방선거가 ‘경남 몫’을 챙기는 출발선이 돼야 한다.


 대표적 사례가 남부내륙철도건설이다. 기억마저 가물거리지만 지난 1966년 11월 9일 김천 에 이어 1966년 11월 10일에는 진주에서 각각 기공식을 가진 후 무소식이다. 재정지원에서 밀리고 국책사업에서 무시 받은 결과다. 하지만 기대감도 있다. 반세기가 넘도록 ‘허언’에 그쳐 모멸감도 없지 않지만 벼랑 끝에 몰린 경남경제 견인을 위해서다.

 이런 와중에 경남도가 나서 남부내륙철도의 조기 건설을 위해 100인 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하지만 선거를 감안한 노림수는 아닐지라도 현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위원회는 여론조성과 각 중앙부처 등에 당위성 전달을 위해서라지만 전례를 감안한다면, 위원회 구성보다 도민청원운동 등 행동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또 좌절된다면 ‘핫바지’ 50년을 넘어 ‘바지저고리’로 전락하게 생겼다. 바지저고리를 가장 잘 표현한 소설은 지난 1970년 40세의 나이로 ‘나목’으로 등단한 고 박완서 작가다. 그는 언어의 마술사답게 ‘살아있는 날의 시작’에서 “너 누굴 바지저고린 줄 알고, 설마 했더니 앙큼을 떠냐”고 호통, ‘핫바지’를 단박에 뛰어넘었다.

 경남이 핫바지를 넘어 바지저고리 신세로 전락한 이면에는 경남 출신 정치권력의 무능, 행동하지 않은 도민 등 각 분야에 걸친 안이함에도 있겠지만, 국책사업의 후순위에 있다. 그 단적인 사례가 호남고속철도 2단계사업이다. 1조 1천억 원가량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지만, 예비타당성조사도 않고 2018년 예산안 처리 때 민주당 등 호남정치권이 합의한 결과다. 지역 간 형평성은 물론, 균형발전은 안중에도 없다.

 반면 남부내륙철도건설의 SOC 사업은커녕, 민간투자 사업으로 밀리면서 경남 차별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 정치권의 소극적 자세를 지적하며 적극적인 활동을 요구하고 있다.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도 결국 정치권의 목소리가 강력했기 때문에 노선 변경은 물론 천문학적인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을 보는 각이 다르겠지만, 국토균형발전이라는 기조가 정치 논리로 깨지고 있다. 경남을 핫바지로, 바지저고리로 보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남만 외면받는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 예산 반영 최하위, 조선 관련 연구지원 시설 하나 없는 조선 및 기계 산업 메카, 의료복합단지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연구 개발특구를 비롯해 로스쿨 없는 경남, 해양경찰청도 김해 이전 확정 후 번복되는 등 국가정책에서 배제되고 지역별로 배분된 몫도 빼앗기는 수모도 겪어왔다. 또 수도권규제는 충청권 신장세로 이어져 경남 GRDP 3위는 충남에 추월당했고 경제성장률은 광역단체 하위권이다.

 이젠 경남도민이 나서 청와대, 국회, 중앙 부처를 방문하는 등 목소리도 제때 전해야 한다. 잦은 회의와 간담회가 경남지사 권한대행의 뜬금없는 행동은 아닐지라도 ‘대 도민용 치적 쌓기’란 비아냥거림은 곱씹어 봐야 한다. 100인 위원회구성도, 앞서 내륙철도 건설을 수차례 건의했다는 것도 일상적 업무라 해도 코앞인 선거를 감안한다면, 의도와는 달리 이해되기 십상이어서 출마 여부를 밝히는 게 옳다.

 한비자에 “정치를 하는 것은 무릇 머리를 감는 것과 같아서 머리카락이 다소 빠지더라도 반드시 머리를 감아야 한다(爲政猶沐, 雖有棄髮, 必爲之)”고 했다. ‘손실에도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해야만 한다’는 의미다. 또 ‘정치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란 경책이다. 이 때문에 도민을 우습게 본 지난 사례마냥 꺼낸 카드가 아니라면, 거취는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경남도민은 더 이상 변방의 ‘바지저고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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