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지구대를 아시나요?
연지지구대를 아시나요?
  • 김병기
  • 승인 2018.02.1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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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기 김해중부경찰서 연지지구대장 경감

 “연지지구대 들은 것 같은데, 어딘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 대우아파트 앞 연지우체국은 압니다.”

 지난달 22일 경찰서에 근무하다 연지지구대 발령을 받아 왔는데, 많은 이들이 살고 있는 지역인데도 지구대 위치를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김해보건소 옆 외동 치안센터를 아직도 지역 파출소로 알고 있었다. 외동과 내동을 아우르는 행정동인 내외동만큼이나 지구대! 생소한 이름으로 범접키 어려운 곳으로 인식돼 있었다. 현장대응능력 강화 및 대민치안서비스 제고의 명분으로 지난 2003년 10월 15일 동 단위 파출소 근무에서 지역 경찰제의 도입으로 전환 시행된 지구대 운영이 아직도 지역주민 속으로 파고들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


 아침 6시 30분.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하는데 아직 날이 밝지 않은 탓도 있지만 뼛속까지 파고드는 칼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내느라 페달이 무겁다. 매일 다니는 길인데 오늘따라 멀기만 하다. 상향등 불빛에 의지한 채 달리는 승용차 굉음에 놀라며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서늘한 기운이 귀를 때린다. 비 온다는 말은 없었는데 친구가 준 손 장갑을 살펴도 물기가 없다. 하이마트 앞에서 건너편 지구대 사무실을 쳐다보니 현관문 불빛은 환한데 순찰차가 1대도 없다. 이 시간 순찰차가 없다는 것은 지역 내 신고 출동이 많다는 것이다.

 다음 날 아침 6시 30분. 하이마트 쪽에서 출근을 하다 횡단보도 신호에 맞은편 지구대를 쳐다봤다. 우체국 불빛은 환한데 옆 지구대는 가로줄 홍보용 자막만 보였다. 이상하다. 분명히 ‘참수리’ 휘장을 비추는 경찰 지구대를 누구든 알 수 있도록 조명이 설치돼 있을 것인데. 자전거에서 내려 횡단하며 잘못 본 것은 아닌지 의심돼 지구대 건물을 살피며 들어섰다. 현관 위쪽에 조명등 3개가 설치된 것은 맞는데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아뿔싸 간밤에 칼바람이 불더니만 한파에 고장이 난 것 같아 애써 모른척했다.

 서울 날씨가 모스크바 날씨보다 더 춥다는 요즘. 목도리로 얼굴을 감싼 아가씨가 걸음을 재촉하고 우체국을 찾아온 중년 남자는 몸을 부르르 떨며 차량에 올라탄다. 겨울 날씨는 삼한사온이라 배웠는데 인심 따라 날씨도 변하나 보다. 며칠째 옥상에 올라가 놀지 못한 손녀들이 방안에만 있다 보니 심술이 났다. 둘이서 장난감을 갖고 잘 놀다 괜히 트집이다. 유별나게 추운 날 먹이를 찾아 헤매는 들고양이 울음소리 고약하게 처량하다. 언제부터인가 지구대 현관 앞에 웅크려 눈치 보는 녀석들이 오늘따라 안으로 들어오려 눈치를 본다.

 지구대에 먼저 전입한 직원에게 물었다. 현관 위 조명등을 어떻게 작동하는지 묻자 하나같이 해 뜨고 지는 시간대를 센서로 작동되게 입력해 놓았기 때문에 모른다 한다. 센서 입력이면 모를 수 있다 생각돼 밤이 오기를 기다렸다. 허나 현관 위 조명 불은 들어오지 않고 옆 연지우체국은 간판 불빛이 환하다. 고장이 나도 단단히 난 것 같아 다음날 바로 수리를 의뢰토록 했다. 초임 시절 파출소근무를 했기에 야간근무 고단함을 누가보다 잘 안다. 여름밤 불빛을 보고 날아드는 온갖 벌레와 함께 파출소 불빛에 주취 승객을 태운 택시기사와 주정꾼이 몰려들었다.

 그 시절. 하도 찾아드는 주취자 등이 많았기 때문에 파출소 조명 불빛이 미웠다. 지금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몸은 고단해도 우리를 찾는 주민이 있기에 경찰이 존재함을 잘 알기에 후배들을 다독이며 현관 불빛을 밝힌다. 이번 주말부터 날씨가 풀릴 것이라 한다. 해 뜨면 지는 만물의 이치처럼 뼛속까지 파고드는 이 추위도 폭염의 한여름에는 그리워질 것이라 믿는다. 따스한 봄기운과 함께 자연스레 지구대가 어딘지 알 수 있도록 불빛도 밝히고 문도 활짝 열어 찾는 이들을 반기도록 하겠다. 또한 연지지구대 모든 직원들은 지역주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약자를 보호하는 최선봉에 앞장설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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