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7:49 (수)
‘동물원ㆍ식당ㆍ키즈카페’ 한곳에… 축산ㆍ볼거리 체험해요
‘동물원ㆍ식당ㆍ키즈카페’ 한곳에… 축산ㆍ볼거리 체험해요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8.02.12 2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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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호 대표

소시지 체험장 오픈 예정ㆍ커피숍 확장

“日 모꾸모꾸팜 같은 관광농장 꿈꿔”

생산성보다 품질 우선 ‘듀록’ 고기 판매

이진호 대표, 진호축산ㆍ우창농장 운영

“농촌이 가야 할 길 제시하고 싶어”

 “한곳에서 축산에 관한 교육과 볼거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죠.”

 김해시 삼방동에 있는 주주힐즈테마파크(이하 주주힐즈)는 지난해 6월 첫발을 내디뎠다. 6천600여㎡ 규모의 주주힐즈는 크게 동물원, 식당, 키즈카페로 나뉘어 있다. 이진호 주주힐즈 대표는 “지난 2012년부터 준비해 공사만 2년 반이 걸렸다”며 “올해 소시지 체험장을 열 계획이고 커피숍 확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주주힐즈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동물원이다. 1층에 있는 미어캣, 염소, 스컹크, 호저를 비롯해 2층에는 각종 파충류와 병아리 부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 있다. 3층에는 전망 좋은 카페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놀이방이 있고 4층에는 올해 선보일 소시지 체험장을 준비 중이다.

▲ 주주힐즈테마파크 내 동물원에는 염소, 미어캣, 스컹크, 호저 등 다양한 동물들이 있다.

 주주힐즈 동물원을 지나면 더고집이라는 음식점을 볼 수 있다. 진호축산과 우창농장을 운영하는 이 대표는 아버지를 이어 50년간 축산계에 몸담고 있다. 그는 “국내 양돈업계는 경제성 등을 이유로 백색 요크셔(돼지의 한 품종) 일색이다”며 “국내산 돼지고기 브랜드 차별화와 더불어 이미지까지 좋게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유색 품종 돼지는 백색보다 개체 수가 극히 적어 취급점이 매우 제한돼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유색 품종으로 듀록(적살ㆍ흑적ㆍ흑갈색), 버크셔(검은

▲ 주주힐즈테마파크 내 더고집에서 판매하는 듀록(돼지의 한 품종)은 고소한 육즙이 일품이다.

몸통에 네 다리와 코, 꼬리만 흰색)가 대표적인데 일반 돼지와 비교하면 자라는 속도가 훨씬 더디다. 그런 만큼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육즙이 일품이다. 생산성보다는 품질을 우선으로 둬야 이런 돼지를 꾸준히 키울 수 있다.

 더고집에서는 듀록을 취급한다. 듀록은 다른 종에 비교해 근내지방 함량(마블링)이 매우 높고 섭취 시 불포화지방산으로 몸에 매우 유익한 작용을 한다. 근섬유 비율이 좋고, pH 농도가 높아 고기 맛을 좌우하는 요소에서 일반 돼지고기와 그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또 소금으로 간을 하지 않아도 특유의 고소한 맛을 낸다.

 이 대표의 고기를 향한 자부심은 국내 축산업계에 대한 애착과 맞닿아있다.

▲ 병아리 부화 과정을 주주힐즈테마파크 내 동물원 2층에서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축산계도 시대에 걸맞게 경쟁력과 차별화를 더 많이 꾀해야 한다”며 “모꾸모꾸 농장과 같은 체험 관광농장 등 일본은 벌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농촌이 1차 산업을 뛰어넘어 새로운 가치를 주도해갈 수 있다고 믿었다. 그가 제시한 6차 산업은 1차 산업인 농수산업과 2차 산업인 제조업, 그리고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이 복합된 산업을 일컫는다.

 국내에도 이러한 6차 산업을 이어갈 농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끊임없이 나왔다. 정부는 지난 2002년부터 ‘녹색농촌체험마을’을 선정해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해 각종 지원을 해왔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농촌교육농장 사업을 진행해 621개소를 지원했다. 경남지역은 경남도 농업기술원이 105개소를 지원하고 있고 올해 8개소(김해 두 군데ㆍ거제ㆍ거창ㆍ남해ㆍ밀양ㆍ사천ㆍ통영)가 추가될 예정이다.

▲ 김해시 삼방동에 있는 주주힐즈테마파크 내 동물원 전경.

 경남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해마다 연초에 농촌교육농장을 희망하는 농가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 있다. 농업인들 수요가 높은 편이다”며 “농촌교육농장은 일반체험과 다르게 학교 교과 과정과 연계해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농촌 계 관계자는 “독일, 일본, 프랑스 등 다른 나라는 농촌교육농장을 우리보다 훨씬 먼저 시작했다. 독일은 2천여 개소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경남에서 양돈으로 농촌교육농장을 운영하는 농장은 아직 없다.

 농촌은 산업화 이후 줄곧 외면받아왔다. 농수산업은 당장 우리 입에 들어가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산업지만 그 관심도가 낮은 것이 현실이다. 주주힐즈테마파크는 농촌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싶어 하는 이진호 대표의 고민에서 지어졌고 올해 그 모습을 다 갖춰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경남도 농업기술원은 해마다 ‘농촌교육농장’으로 6차 산업을 선도해갈 농장의 신청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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