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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보면 `즐거운 박물관` 떠올라요
웹툰 보면 `즐거운 박물관` 떠올라요
  • 어태희 기자
  • 승인 2018.02.06 2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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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김해박물관에서 자체 제작한 웹툰 `박사들(박물관 사람들)`을 제작하는 스토리 담당 이성현 작가(오른쪽)과 작화 담당 주윤남 작가.

국립김해박물관 주도

이성현ㆍ주윤남 작가

`박물관 사람들` 연재

단행본ㆍ애니 제작 중

 박물관, 시간을 거슬러 우리 터에 살아 숨 쉬던 모든 흔적들을 맞이하는 곳. 무구한 역사의 보금자리이지만 그 특유의 진중함에 다소 딱딱하거나 어렵게 느껴지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 국립김해박물관(관장 임학종)은 시민들에게 좀 더 가까운 박물관, 즐거운 박물관으로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박물관에서 자체로 제작해 연재하고 있는 웹툰, `박사들(박물관 사람들)`이다.

 `웹툰`이라는 콘텐츠가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해낸 지 오래, 다양한 기업과 단체에서 웹툰을 이용해 접근성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국립김해박물관은 전국 박물관 중에서 유일하게 박물관 자체 웹툰을 주에 한 번 연재하고 있다. 박물관 페이스북과 네이버 블로그 등 SNS를 활용해 연재 중인 이 웹툰은 지난달 19일 100회를 맞이했고 오는 19일이 되면 탄생 2주년이 된다. 지난해 6월에는 연재한 내용을 엮어 단행본을 내기도 했다.

 그리고 이 웹툰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은 둘, 이성현 스토리 작가와 주윤남 작화 작가다. 이들이 만들어가는 `박사들`의 내용은 말 그대로 박물관과 박물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작가는 "`전시하는 공간`으로만 인식되는 이 박물관에는 80여 명의 사람들이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박물관에서 일하며 펼쳐지는 직원들의 소소하고 재밌는 썰(說)을 통해 박물관이 더 재밌는 공간으로 인식되길 바라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내용은 박물관 홍보보다는 박물관 직원들의 재밌는 일상을 다루고 있다. 박물관에

▲ `박사들(박물관 사람들)`의 마스코트 `치노`.(박사들 91화 中)

선물처럼 들어온, 이제는 웹툰의 마스코트가 된 길고양이 `치노`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처음 봤을 때만 해도 마르고 작았던 `치노`가 이제 박물관 직원의 집에 지내는데 생활이 편안해서 그런지 이젠 풍만해졌어요."

 이 `치노`의 근황에 대해서 눈을 빛내며 설명한 이는 주 작가. 이 작가가 넘긴 콘티를 작화를 통해 제대로 된 웹툰으로 탈바꿈시킨다. 그는 사실 일본어 통역 담당이지만 SNS에 올리던 주변인들의 캐리커쳐 그림으로 실력이 들통나(?) 작화 작가로 캐스팅됐다.

 처음 웹툰을 시도했을 때 주변의 반응은 `응원 반, 우려 반`이었다. 그리고 그 `우려 반` 안에는 이 작가가 포함돼 있었다.

 "사실 처음엔 `얼마나 할 수 있겠어?` 란 생각을 했습니다. 저희가 전문가도 아닌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어요. 근데 벌써 연재한 지 2년이 됐고 이제는 늘 콘티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재밌는 해프닝만 있으면 `이거다`하고 메모해두는 게 직업병처럼 됐죠."

 웹툰을 올리는 회차가 늘수록 주변인들의 반응도 좋아졌다. 주 작가는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된다고 말한다.

 "하루는 서울에 있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 일하시는 직원분이 댓글을 다셨어요.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늘 잘 보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고요. 뿌듯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웹툰 `박사들`의 캐릭터들은 이제 박물관에서 여러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입체카드 등의 기념품과 포토존에도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박물관 내 영상체험실에도 `박사들` 캐릭터가 나와 설명을 돕는다. 딱딱한 박물관에서 탈피해 즐거운 이미지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박사들`은 오는 23일 금요일을 마지막으로 1기를 마친다. 두 번째 단행본도 출간을 앞두고 있고 10편의 애니메이션도 제작 중이다. 두 작가들은 잠시의 휴식을 가지고 더 알찬 내용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아직 자세한 구상은 나오지 않았지만 1기에서 다뤘던 박물관 사람들의 내용에 더해 좀 더 다양하고 알찬 내용으로 시작할 예정이에요. 우리 박물관이 시민들에게 더 가깝고 즐거운 공간이 될 때까지 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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