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22:43 (토)
화폭에 피어난 꽃 향기 "아 따뜻한 설렘…"
화폭에 피어난 꽃 향기 "아 따뜻한 설렘…"
  • 어태희 기자
  • 승인 2018.02.05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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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소(蓮沼) 최지영 작가가 다음 달 5일까지 파티마병원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연다. 사진은 최 작가의 작품 `고사미인(高士美人)`.

파티마병원 갤러리 전시

최지영 `자연 - 꽃의 유희`

수묵담채 등 21개 작품

새로운 환희ㆍ사랑 전해

 잔가지를 주욱 내민 노목 위로 드문드문 꽃이 피어났다. 아직 부끄러워 채 만개하지 못한 꽃봉오리들도 그 나름의 설렘을 품고 있다. 단정한 노목, 고사(高士)가 팔과 손끝에 분홍빛 저고리를 여민 미인(美人)을 올린 조화는 정돈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연소(蓮沼) 최지영 작가의 손은 꽃의 탄생을 쫓는다. 다음 달 5일까지 창원 파티마병원 내 파티마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 이름도 `자연 - 꽃의 유희`다. 수묵담채, 채색화 등 다양한 기법을 통해 꽃과 자연, 동물, 풍경 등을 담은 작품을 21점 전시했다.

 최 작가에게 꽃은 필연(必然)일지 모른다.

▲ 최지영 작가 작품 `영원한 사랑`.

 "제가 붓을 쥐게 만든 것도 꽃이었어요. 젊은 시절, 우연히 갤러리에서 지인이 그린 모란화를 본 순간 `그리고 싶다`는 열망이 마음을 뒤흔들었죠."

 지난해 9월 파리에서 연 전시회의 주제도 `모란`이었다. 아쉬운 점은 이번 전시회에 모란의 모습은 볼 수 없다는 점이다. 갤러리에 올리기에 커다란 병풍이 많았다. 그래도 다른 꽃들로 그 빈자리를 대신했다.

 최 작가의 `꽃 사랑`은 꾸준하다. 예술의 기쁨에 빠진 지 40년이 다 됐지만 늘 꽃에서 새로운 환희와 사랑을 느낀다고 한다. 그는 꽃에 빠져 집에 모란나무를 심기도 했다.

 "나무가 커갈수록 꽃이 가진 특유의 분위기가 달라져요. 연륜에 따라 성숙되는 사람과 같았죠. 내가 가진 감정과 관점에 따라서도 꽃이 가진 표정이 가지각색이더군요."

▲ 연소(蓮沼) 최지영 작가.

 그의 꽃은 장려(壯麗)하기도 하나 소담하기도 하다. 화폭 위에 피워낸 꽃에서 향기를 맡을 순 없지만 작품 앞에 선 이의 가슴 언저리에는 새싹이 움트는 듯 간지러운 봄 내음이 올라온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최 작가가 바라는 작품의 정취다. 그는 "이번에 열리는 전시회가 병원에 위치한 만큼 환자나 내방객들이 작품을 보고 짧은 순간이나마 따뜻한 기쁨을 느꼈으면 한다"고 전했다.

 최 작가는 앞으로도 다양한 도전으로 꽃과 자연을 담고 싶다고 얘기한다. 수묵담채, 채색화를 주로 그리는 화가이지만 캔버스에 아크릴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늘 스펙트럼을 넓히고 진보하고 싶다. 그러나 이 변화에는 먹이 함께였으면 한다.

 "먹은 그저 검은색이 아닙니다. 세상의 모든 색을 담으면 검은색이 되듯, 먹은 삼라만상(森羅萬象)의 모든 것을 풀 수 있는 신비죠. 예술가는 정체되면 안 됩니다. 앞으로 또 다른 도전을 하되, 이 먹을 기본으로 해 새로운 세계를 열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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