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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케팅도 4.0시대
머케팅도 4.0시대
  • 정창훈 대표이사
  • 승인 2018.01.3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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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훈 대표이사

 여전히 서점가의 화두는 단연 ‘4차 산업혁명’이다. 지난 연말 여행에 들고 갔던 필립 코틀러의 ‘마켓4.0’의 무게는 상상 이상으로 부담을 줬지만 의미 있는 책이었다. 분명 여행을 떠나는 즐거운 마음, 여행지에서 누리고자 한 자유와 힐링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늘 그러하듯이 온전한 휴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하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거울 속의 나의 모습이었다.

 분위기 좋은 커피숍에서 진한 커피 향에 취한 내가 만난 책 속의 필립 코틀러와 수많은 대화를 하면서 이 시대에 앞서가는 마케터들은 어떤 전략을 취하고, 변화하는 세상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었다.

 4차 산업혁명에 적응해야 할 마케터에게도 혁신적 기술을 예측하고 활용할 수 있게 이끌어 줄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마켓4.0’의 저자 필립 코틀러는 “이 흐름이 진화인지, 혁명인지 묻는 건 의미가 없다. 지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 그 어느 때보다 파괴적인 기술들이 파괴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제목 ‘마켓4.0’에서 알 수 있듯이 마켓 1.0, 2.0, 3.0은 이미 출판됐다. 마켓 1.0은 제품 위주의 마케팅, 2.0은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3.0은 인간 중심 마케팅에 관해 출판됐다. 그렇다면 4.0은 무엇일까? 어떤 변화가 있을까? 4.0은 기본적으로 융합이다. 전통적 마케팅과 디지털 마케팅 간의 융합을 말한다. 기업과 고객 간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상호작용을 통합한 마케팅 전략이다.

 오늘날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 인도를 제친 페이스북이다. 자그마치 16억 5천명의 국민을 전 세계에 두고 있는 나라가 됐다. 이제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 대도시로 한정되지 않고 수요는 분산되고 다양한 시장이 공존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인류 역사상 전무한 13억의 거대 국가인 중국조차도 샤오중(小衆)을 강조하는 시대다. 천편일률적인 제품보다는 소비자 각각의 개성을 반영할 수 있는 취향 기반의 상품 선호 트랜드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혁신 또한 수평적이다. 시장은 아이디어를 공급하고, 기업은 그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만든다. 과거 혁신을 상징하던 애플은 스티브 잡스라는 천재에 의한 수직적인 혁신이었지만 오늘날 진정한 혁신은 수평적인 관계에서 현장에서 시작되고 만들어진다. 고객 참여를 기획개발과 서비스 등 경영 전반으로 넓힌 중국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레이쥔이 창업한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가 대표적이다. 이제 힘은 특별한 개인이 아닌 다양한 사회집단에 있다.

 과거에 권위와 힘은 연장자, 남성, 시민의 몫이었다. 그들의 소득 수준과 구매력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젊은이, 여성, 실버세대와 네티즌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들을 특정짓는 하위문화 역시 주류문화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커뮤니티, 친구, 가족으로 이뤄진 광범위한 네트워크가 이 힘의 원천이다. 점점 더 수평적이고 투명해지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진정성이다. 기업은 메시지의 노출빈도와 양을 늘릴 게 아니라 몇 군데의 중요한 접점에서 고객과 의미 있게 연결되는 방법을, 즉 진정한 친구가 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전통적 마케팅에서 고객에게 무엇을 팔지 계획을 세우는 마케팅 믹스(제품, 가격, 유통, 판촉) 개념은 더 많은 고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특히 STP 방식은 소비자 행동에 대한 이해에 근거해 시장을 세분화(Segmentation)하고, 이에 따른 표적 시장의 타깃 설정(Targeting) 그리고 표적 시장에 적절하게 제품을 포지셔닝(Positioning)하는 일련의 활동이었다.

 디지털 시대의 고객은 커뮤니티로 이뤄진 수평적인 망 속에서 연결돼 있다. 이들에게 접촉하려면 허락과 인증은 필수다. 전통적 고객집단과 다르게 커뮤니티는 고객들이 정의해놓은 경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며, 스팸과 부적절한 광고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코틀러 박사는 상호소통이 가능한 온라인 시장 환경에서는 공동창조, 통화, 공동체 활성화, 대화라는 형태의 마케팅믹스로 재정의해야 기업의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기술이 발달하고 대면접촉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대에 오히려 인터넷 커뮤니티는 발전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집단화되고 있다고 이 책은 얘기하고 있다. 따라서 브랜드는 강력한 인간적 호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핵심 가치를 추종하는 인간 중심적인 브랜드는 고객을 친구처럼 대우하고, 그럼으로써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필수적인 일부가 된다.

 새로운 현실에서 고객이 구매단계에 이르도록 인도하기 위해 마케터는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옴니채널 마케팅 전력을 지원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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